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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곧 정리" 진실공방 계속…원희룡 "파일 공개하라"

입력 2021-08-18 18:05 수정 2021-10-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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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거 곧 정리된다" 여기서 저거의 지시 대상이 윤석열 전 총장이냐, 아니면 갈등 상황이냐를 놓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지사 사이에 진실공방이 뜨겁죠. 이 대표가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자, 원 전 지사가 녹음 파일도 공개하라며 맞받았는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른바 '준석열 대전'. 불똥이 조금 엉뚱한 곳으로 튀어,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윤석열은 곧 정리된다", 이준석 대표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게 했다는 이 말. 진실공방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화면출처: 국회방송) : 갈등 상황에 대해 가지고 언급하는 과정 중에서 곧 그런 상황이 정리될 것이다, 라고 이야기한 것이고… 제가 어떻게 정리한다는 겁니까, 후보 하나를.]

[원희룡/전 제주지사 (어제) : 대표가 특정 후보가 거기서 정리된다는 것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뜻이 아니라 후보로서의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입니다.]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은 건데요. 문제가 된 그날의 통화. 이 대표가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원 지사가 "지금 서로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할 사람들이다"라고 이야기하자, 이 대표가 "너무 걱정마십시오. 여의도 연구원 내부 조사하고 안하겠습니까.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답을 합니다. 덕담도 하나 건넸습니다. "지사님 오르고 계십니다. 축하드립니다"라고 말입니다. 논란의 핵심, "저거 곧 정리됩니다"에서 이 '저거'입니다. 갈등 상황이냐, 아니면 윤석열 전 총장이냐에 따라 메시지가 확 달라지는데요. '저거'(저것), 사물을 가리키는 지시 대명사죠? 사람을 낮잡아 부를 때 쓰기도 합니다. 이 대표는 갈등 상황을 이야기한 거란 입장인데요. 이 녹취록 공개로, 상황이 끝났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원 전 지사에게 나름 화해의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제가 보기엔 다소 간의 무리가 있어도 충분히 당대표가 되어버린 젊은 후배에게 항상 존경해왔던 선배가 할 수 있는 충고 정도이고 저는 원 전 지사님의 지적을 깊이 새깁니다.]

"다소 간의 무리가 있었다", 본인의 말이 맞다는 이야기겠죠? 하지만, 원 전 지사.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녹취록 공개에 녹음 파일도 공개하라 맞받았습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 이 대표가 갖고 있는 녹음파일 공개하십시오. 그것도 전체를 공개하십시오. 전체 녹음파일을 확인하면 그 속에 있는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그리고 거기에 담겨있는 어감과 감정 다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텍스트만 가지곤, 말 속에 담긴 '뉘앙스'를 잡아낼 수 없다는 건데요. 여기에 앞뒤 맥락도 살펴봐야 정확한 메시지 파악이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윤 캠프가 얼마나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거기에 대해서 한참 감정과 거기에 대한 분노한 감정이 한참 표현이 되다가 저거 곧 정리된다 그랬기 때문에 저로서는 당연히, 그리고 그 뒤에 바로 여론조사를 얘기를 했잖아요, 바로 앞에. 바로 이어서는 저보고는 축하한다.]

녹음파일이 공개되면, 메시지에 담긴 뉘앙스가 좀 더 분명해질 듯도 싶습니다. 다만, '저거'가 뭐냐? 이건 여전히 물음표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라도 사투리의 '거시기'처럼 말입니다.

[영화 '황산벌' : 그러니께 이번 여그 황산벌 전투에서 우리의 전략, 전술적인 거시기는 한마디로 머시기할 때꺼정 갑옷을 거시기한다.]

원 전 지사는 잠시 뒤죠. 오늘 오후 6시까지 녹음파일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요. 이 대표의 대답은 의외로 짤막했습니다. "그냥 딱합니다", 한마디였습니다. 정치권 일부에선 이번 일로 딱해진 건, 이 대표 본인이란 지적도 나오는데요. 앞서, 윤 전 총장과도 녹취록 논란이 있었죠? 이번 통화 내용 공개로, 이 대표와 통화하면 녹음이 된다! 분명한 메시지 하나를 남겼다는 겁니다. 이 대표와 통화는 언제든 공개될 수 있다는 점. 아무래도 편안한 대화는 어렵겠죠? 이 대표와의 편안한 대화. 그 내용을 먼저 공개한 건 원 전 지사죠. 따지고 보면, 이번 '준석열 대전'에서 어디까지나 제3자입니다. 더욱이 정작 윤 전 총장은 이번 일에 관심을 끊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원희룡 후보가 이준석 대표가 후보님 곧 정리된다고 한 발언을 두고 공방 벌이고 있는데요) 아니 오늘 우리 김대중 대통령님의 서거 12주기 추모하는 장소에 와서 그런 세간의 정치 얘기하는 것은 난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김대중 대통령님의 국민 통합정신을 우리가 잘 배워서 국가가 여러 가지 어려움과 위기에 처했을 때 잘 극복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원 전 지사가 앞장 서, 이준석 때리기에 나선 이유. 여기에 있었습니다.

[원희룡/전 제주지사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과거에 했던 발언 등과 관련해가지고 어떤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 않냐, 아니면 누구 편을 들 생각을 갖고 있지 않냐, 라는 의혹이 당 안팎에 파다하게 있는데 이것을 당대표가 적극적으로 해소를 하지 않은 상태거든요.]

[이준석/당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 (3월 6일) : 윤석열 대통령 되면 어떡하냐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지구를 떠야지. (윤 전 총장이 '야 너 와라' 하면 어떡할 거야?) 난 대통령 만들어야 될 사람이 있다니까. (누구?) 유승민. 내가 (당권) 잡을 거야.]

이 대표의 공정성, 한마디로 믿음이 안 간다는 겁니다. 원 전 지사의 독주! 이런 눈으로 바라보는 분도 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저는 원희룡 후보가 좀 더티 플레이했다고 봐요. 이런 사적인 통화까지 공개하면서 이준석 대표 죽이기로 가는 게 우리 당하고 정권교체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 차라리 이준석과 그렇게 사생결단 싸울 거면은 당대표 출마하지 뭐 하러 대선 후보 나와가지고…]

어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지만, 때아닌 '윤석열 정리' 논란에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겼죠? 홍준표 의원도 이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젊은 나이 어린 당대표가 들어오니까 좀 기존에 있는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저항을 하고 또 얕보고 있다. 당원과 국민들이 뽑은 대표 같으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우리가 옆에서 도와줘서 당을 끌고 갈 생각을 해야지 그 뽑힌 당대표를 지금 2달 겨우 지나지도 않았는데 흔들어서 되겠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이 대표를 흔든 '선봉장' 가운데 하나.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홍준표 키즈'로 불린 이분도 있습니다.

[배현진/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국민의힘은 민주주의적 공당입니다. 누구 한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1인 정당도 아니고 또한 당장 유력하다는 후보 한 분에 맞춰서 좌지우지되는 그런 경선 무대를 만들 생각도 없습니다. 경선 룰과 일정, 세부 규정 등 선관위 결정 사항과 최고위 의결 사항을 거쳐야 한다…]

최근 경선준비위의 TV토론 개최 문제로 시끄러웠죠. 경준위에 힘을 실은 이 대표를 공개 저격한 겁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는 더 험악했습니다. 이른바 '경준위 월권' 논란. 노골적인 당대표 흔들기라고 생각한 듯 이 대표가 "정신차려야 한다, 경고한다" 포문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배 최고위원이 "나도 최고위원으로서 경고한다" 그대로 맞받은 겁니다. "지금 당이 시끄러운 건 이 대표 잘못도 있다"면서 말입니다. 전선은 서병수 경준위원장과 김재원 최고위원으로까지 번졌습니다. '경준위 월권' 논란. 김 최고위원이 처음 꺼냈죠? 서 위원장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대체 무슨 월권이라고 하는 거냐, 흔들지 마라" 직격탄을 날린 겁니다. 당 최고위가 한마디로 '봉숭아 학당'이 된 건데요.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죠? 당사자 가운데 한명인 김 최고위원. 이런 해몽을 내놨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어요. (어제는 고성이 오가는 것 아니었나요?) 아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다 보면, (흥분이 좀 돼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잘 들리게 조금 이야기할 수 있죠.]

문제는 이 허심탄회한 대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선거관리위원장에 누구를 앉히느냐, 한마디로 뜨거운 감자입니다. 이 대표는 서병수 경준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죠? 반면, 일부 대선주자들과 최고위원들은 반대의 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힌 상태입니다. 선관위원장. 지명권은 당대표에게, 추인권은 최고위에 있는데요. 이 대표가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동안 비워둔 지명직 최고위원 1명. 조만간 임명을 하겠다는 겁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금 8명이기 때문에 전체 최고위원이, 그래서 1명 더 늘리면 아무래도 이준석 대표가 조금 더 주도권을 잡을 수 있죠. (그러면 서병수 위원장이 선관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좀 더 높네요?) 아. (깊은 한숨이.)]

다만, 이 대표 주변에선 꼭 서병수 위원장을 고집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임승호/국민의힘 대변인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개인적으로 대표께서 지금 상당히 많이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까 (선관위가) 26일에 출범을 해야 되니까 조만간 아마 결과가 나올 거니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병수 위원장 포기. 이 대표 입장에선 정치적 패배라고 생각할 수 있을 듯싶은데요. 이 대표의 정치적 롤모델로 통하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훈수를 뒀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이준석 대표가 서병수 지금 준비위원장을 갖다가 선관위원장을 시켜야 되겠다고 하는 그건 뭐 때문에 그러는지는 난 모르겠고 또 밖에서 윤석열 후보나 원희룡 후보가 꼭 그 사람은 안 된다, 라고 하는 얘기도 내가 잘 이해가 가질 않아요. 선대위원장은 딴 사람을 시키는 것이 아마 상식이 아닌가, 이 정도로 생각하는 거죠.]

이 대표가 얘기를 한다고 순순히 듣는 성격이 아니라면서도, 충고의 말도 남겼습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한판승부' / 어제) : 누가 한마디를 하면 꼭 거기에 대한 반응을 보이는 그런 습성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요. 나는 대표가 그래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나가버릴 건 모르고서 지나가버릴 건 지나가버려야 되는데 그런 거를 참지를 못하니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봐요.]

사소한 문제에 이기고 지는 걸 따질 게 아니라, 대선 승리란 큰 판을 보라는 겁니다. 하태경 의원은 "이러다 한방에 훅간다"며, 당 내분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죠? 국민의힘,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시작으로 전국 선거에서 4번 연속 참패했습니다. 첫 패배 당시, 당을 이끌던 수장. 5선 경력의 '무성대장'. 김무성 전 대표였죠? 180석을 호언장담하다가, 살생부까지 등장한 '친박 대 비박' 권력다툼으로 참패를 맛봤습니다. 이번 당내 갈등. '0선' 이준석 대표만의 책임일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2016년 새누리당이 내걸었던 배경판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정신 차리자, 한 순간 훅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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