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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문재인 대통령, 대선 승리 원동력은?…'촛불 민심'

입력 2017-05-10 19:31 수정 2017-05-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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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은 다자 대결 구도에서도 40%가 넘는 높은 득표율을 올렸죠. 2위 후보와의 격차는 약 557만 표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정 반장 발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한 원동력을 정밀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당선…결국, 촛불

[제3차 촛불집회 후 인터뷰/지난해 11월 12일 : 6월 항쟁으로부터 30년, 국민들이 다시 거리에 나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국민들 마음속에서 탄핵 당했습니다.]

네, 결국 촛불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원동력은 바로 촛불 민심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도 이번 선거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5·9 대통령 선거 광주 유세/지난 8일 : 여러분, 이번 대선 어떤 대선입니까? 1700만 촛불이 만들어낸 촛불 대선, 맞습니까? (네!) 촛불 혁명 완성하는 정권교체, 누구입니까? (문재인! 문재인!)]

실제로 촛불 민심은 이번 대선에 거의 정확하게 반영됐습니다. 헌재의 탄핵 선고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입니다. 탄핵 찬성 여론이 77%, 반대는 18%였습니다. 약 8대 2 비율이죠.

그런데 이번 대선 결과가 참 묘합니다. 탄핵을 주도했던 정당의 후보들은 득표율 합계가 약 76%입니다. 탄핵에 반대했던 보수 표심이 많이 몰린 홍준표 후보는 24%를 얻었죠. 이 비율 역시 8대 2에 가깝습니다. 촛불 민심이 이번 대선에 절묘하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 제가 어제 회의 때, 이번 대선의 3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죠. 그 기준을 따라서 이번 대선 결과를 정밀하게 분석해보겠습니다. 먼저 과반 득표 여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41.1%를 득표했습니다. 과반 득표에는 결국 실패했죠. 하지만 2위 후보와의 격차가 약 557만 표입니다. 역대 최다 격차로 당선이 됐기 때문에 국정 동력에 힘이 실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압승은 세대별 득표율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방송 3사 출구조사를 분석해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세대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건 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지속적으로 강조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대회 수락연설/지난달 3일 : 불공정, 부정부패, 불평등을 확실히 청산하겠습니다. 국민을 좌절시킨 모든 적폐, 완전히 청산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역별 득표율 역시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했죠. 전국 17개 지역 가운데 대구, 경북, 그리고 경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모두 1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호남에서도 안철수 후보를 누르고 압승을 거뒀습니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을 장악하면서, 대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광주전남 비전 기자회견/3월 20일 : 호남이 없으면 국가가 없다는 절박함으로 광주에 다시 왔습니다.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입니다.]

자, 제가 두 번째로 꼽았던 관전 포인트, 바로 2위 후보였죠. 최종 집계 결과, 2위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였습니다.

홍 후보는 비록 승리는 못했지만, 추락했던 당의 위상을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홍 후보가 보수층을 자극하는 '맞춤형' 유세를 펼쳤던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난 3일) : 꽃바람 속에 너 혼자 지키려는 순정의 등불…]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난 4일) : 문재인이는 보수 불태운다고 했잖아요. 나를 화형 시키겠다는 거 아니야.]

안철수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여론조사 결과가 뒤집힐 거라고 주장했죠. 대선 기간 내내 자신의 예측이 틀린 적이 없다는 게 근거였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 6일) : 제가 별명 하나 생겼습니다. 뭔지 아십니까? 배철수가 아니라 '안스트라다무스'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예언해서 제대로 맞춘 확률 100%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칭 '안스트라다무스'는 자신의 마지막 운명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3위에 그치고 말았죠. 하지만 비교적 전 지역에서 골고루 선전했기 때문에 최소한 재기의 발판은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유승민, 심상정 후보는 결국 두 자릿수 득표에 실패했습니다. 유 후보는 6.8%, 심 후보는 6.2%였습니다. 하지만 유 후보는 젊은층에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심상성 후보는 진보 정당 역사상 대선에서 최다 득표를 올린 성과를 냈습니다.

자, 제가 어제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했던 투표율을 보겠습니다. 80%는 무난히 넘길 거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77.2%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 투표율은 80.7%를 기록했던 15대 대선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 18대 대선보다도 1.4% 포인트 오른 수치였죠. 비록 80%는 넘기지 못했지만, 국민들의 투표 열기는 확인이 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의 탄생. 그 승리의 과정을 요약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도장 깨기' 방어전으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네, '도장 깨기'는 제가 일전에 선거 유세전을 설명할 때도 한 번 썼던 용어죠. 전자오락에서 많이들 해보셨을 텐데요, 무술의 달인 복 부장은 실제로 해봤을 수도 있는 바로 그 도장 깨기입니다. 누군가 먼저 잘 닦아놓은 곳을 격파하고 접수하는 걸 뜻하죠.

말하자면, 문재인 대통령은 '도장 깨기'를 시도하는 도전자들을 하나씩 주저앉히면서 최종 승리를 했습니다. 그 첫 번째 도전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죠. 올 초엔 한때 '반기문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지지율이 빠지면서 결국 낙마했습니다.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 (2월 1일) : 저는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반 전 총장이 물러나자, 두 번째 도전자로 안희정 충남지사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지지율이 한창 상승 곡선을 그릴 때, 이른바 '선의' 발언으로 꺾이고 말았습니다.

[안희정/충남도지사 (2월 19일) : 이명박과 박근혜 대통령…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을 위해서 좋은 정치하시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뜻대로 안됐던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떠돌던 보수층이 다음 대항마로 내세운 게 바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었죠. 하지만 황 대행 역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자, 무대 뒤로 퇴장하고 말았습니다.

[황교안/국무총리 (3월 15일) : 제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자,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선 안철수라는 경쟁자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한때는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로 추격하기도 했죠. 그런데 안 후보는 부진한 토론 성적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안철수/전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달 23일 / 화면제공 KBS) :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무슨 말씀이시죠?)]

[제19대 대통령선거 토론회 (지난달 23일 / 화면제공 KBS) : (아니,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그것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난달 23일 / 화면제공 KBS) : 갑철수래, 갑철수.]

대선 과정에서 마지막 대항마로 떠오른 상대. 바로, 홍준표 후보였죠. 홍 후보는 막판 보수층 결집을 어느 정도 이뤄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홍 후보가 일으킨 각종 논란이 표의 확장성을 막아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심상정/전 정의당 대선후보 (지난달 23일 / 화면제공 KBS) : 저는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유승민/전 바른정당 대선후보 (지난달 23일 / 화면제공 KBS) : 그리고 돼지 흥분제로 강간 미수의 공범입니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난달 23일 / 화면제공 KBS) : 12년 전에 제가 자서전에서 고해성사를 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다, 그래서 정말 후회한다.]

[홍준표/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지난 1일) : 이 영감탱이하고 갈라서면 내가 절대 앞으로 한 푼도 안 준다.]

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개월간 숱한 도전자를 주저앉히면서, 대세론을 끝까지 지켜냈습니다. 득표수는 약 1342만 표였죠. 그러나 전체 유권자는 약 4247만 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약 2900만 명은 다른 후보를 찍거나 투표를 기권하면서, 문 대통령에게 표를 주지 않은 국민들입니다.

선거 결과는 압도적인 승리였지만,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2900만 명을 끌어안아야 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대랑 함께 갈래요 꼭 끌어안고 갈래요
서로에게 서로라면 더 할 나위가 없어요
오싹한 낭떠러지도
뜨거운 불구덩이도 상관없어요.
두렵지 않아요. 이제 내 손잡아 줘요.

이적의 '그대랑'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닙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들은 물론이고, 경쟁 후보들까지 꼭 끌어안는, 그야말로 대통합의 '프리 허그'를 기대해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약속을 했습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그 약속만 지킨다면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 문재인 대통령, 대선 승리 원동력은?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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