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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토크] 허구연 "이종범 은퇴, 타이밍이 나빴다"

입력 2012-04-26 18:07

"KIA 많은 고민 후 결정한 것…팬들 아쉬움 커"
"중계방송 중 스타성 있는 젊은 선수 집중 언급 하는 것…편애 아니다"
"즐기는 야구로 발전, 야구인 겸손하고 구단 이기주의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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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많은 고민 후 결정한 것…팬들 아쉬움 커"
"중계방송 중 스타성 있는 젊은 선수 집중 언급 하는 것…편애 아니다"
"즐기는 야구로 발전, 야구인 겸손하고 구단 이기주의 버려야"

[앵커]

허구연 야구 해설위원. 한국야구 초창기 국가대표 2루수였던 그는 한일 올스타전에서 치명적인 부상으로 은퇴합니다. 하지만 야구 해설위원으로 화려하게 부활, 허구연 어록을 쏟아내며 야구인생 대역전. 야구계의 노스트라다무스, 허구연의 야구이야기. 오늘(26일) 피플&토크에서 들어보겠습니다.



Q. 야구의 계절이 왔다. 우선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종범 선수가 은퇴를 결정했는데. 구단과 마찰인 있었나?

- 프로는 우승을 목표로 한다. 전력에 필요하냐, 안 하냐에 따라 그 선수와 함께 가느냐, 안 가느냐가 결정된다. 이종범은 뛰어난 슈퍼스타. 구단도 고민을 많이 하고, 코칭스태프에서 결정을 한 거다. '2군행'에 대해 납득하지 못한 이종범이 '내가 힘이 딸리니까 옷을 벗겠다' 이렇게 된 것. 다 괜찮은데 타이밍이 나빴다. 개막 1주일 앞이라 본인도, 팬들도 놀랐다.

Q. 상당히 서운해하는 것 같았는데..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이야기 해보았나?

- 많은 선수들과 똑같은 관계다. 그만두기로 한 이후 통화만 했다. 본인이 많은 걸 생각하고 있고, 은퇴식을 해야하니까 그 이후에 진로를 결정할 듯. 다만 KIA가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팬들이 이종범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 같다.

Q. (이종범) 뭘 하겠다던가?

- 일단 자녀 교육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겠다고..

Q. 우리나라 대표 야구 해설가신데, 허구연 어록이라고 들어봤나? 사투리를 쓰시는데 매력적이라는 사람도 있고, 방송으론 부적절하다는 사람도 있는데..

- 항상 죄송하다. 진주가 고향이다. 방송인이 될 거라고 생각도 안 했었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도 쉽지가 않다. '여' 발음이 잘 안된다. '현대 유니콘스' 천천히 하면 되는데, 방송하다보면 바쁘니까 잘 안 된다. 조심은 하지만 워낙 몸에 배여 쉽지가 않다. 야구 중계는 그 짧은 순간에 정리를 해서 빨리 토해내야 한다. 다음으로 넘어가고, 캐스터도 이야기를 해야하고. 그래서 애로가 많다.

Q. 3시간 넘게 중계를 하다보면 곤혹스러운 일은 없나?

- 제일 곤혹스러운 것은 화장실 가는 문제. 연장에 끝장승부를 해서 밤 12시까지 하는데 계속 게임이 되면 화장실을 다녀와야하는데. 우리나라 야구장이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야구장이 많다. 화장실에 뛰어갔다 와도 5분이 넘어버린다. 제일 곤혹스럽고 힘들다.

Q. 선수들과 접촉도 많은데 허 위원께서 호불호가 강하다고 들었다. 좋아하는 선수들에겐 편애를 하신다고?

- 그게 아니다. 프로야구는 스포츠 산업이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올림픽에서 야구는 당분간 못 한다. 프로야구 입장에서는 스타를 탄생 시켜야 하는데, 축구는 국가대항전 등 큰 게임을 하면 전국민이 다 알 수 있지만 야구는 그렇지 않다. 이종범 김동주 박찬호는 알지만 어린 선수들을 잘 모른다. 그래서 중계방송 때 의도적으로 젊은 선수들 중 스타성이 보이면 집중적으로 말을 많이 해준다. 그러다보면 상대가 오해를 한다. 젊은 선수가 없는 노장이 많은 팀에선 '왜 우리팀은 언급을 안 해주나' 그러는데. 이런 맥락에서 봐 달라.

Q. 팀에도 편파적이다라는 오해가 있는데, 그런 배경 때문인가?

- 팀은 좋은 팀 나쁜 팀이 없다. 다만 제가 야구인 입장에서 보면 '저 구단이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는가, 선수들 팬들에게 잘 해주느냐' 현장을 매일 나가서 보고 느끼기 때문에 못 하는 구단을 잘 한다고는 할 수 없다.

Q. 어디가 제일 잘 하나?

- SK다. 우승도 많이 했지만 올드 팬들은 알 것. SK가 인천에 처음 갔을 땐 연간 관중이 8만명 정도밖에 안 됐는데 작년에 100만명 가까이 왔다. 12배 신장을 한 것. 엄청난 노력을 한 거다. 스포테인먼트 라던지, 구단이 그런 노력을 해야한다. 서울에 있는 LG, 두산, 부산에 있는 롯데는 좋은 구장에서 좋은 환경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대구 광주 대전은 열악하다. 그런 환경에서 누가 열심히 해서 관중을 많이 동원하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서울 부산에 있는 구단들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Q. 국내 스포츠에 대해 관심이 줄었다는 지적이 있지만 결국엔 구단이 하기 나름이다?

- 실제로 최근에 와서 관중이 폭발적으로 늘어 난 것은 구단들의 노력이 예년에 비해서 엄청나게 늘었다.

Q. 승부조작 사건 후에도 인기가 많다

- 프로야구 선수들이 한 것은 경기조작.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야구의 인기는 계속 될 것. 운동장에 오면 키스타임 등 갖가지 이벤트들이 많다. 이제는 야구가 어느 팀이 이기느냐를 보러 오는 것이 아니고 즐기러 오는 곳으로 바뀌었다. 여성팬도 40% 정도 된다. 싸움이 없어지고 화기애애해진다. 야구인들이 더 겸손하고 구단 이기주의도 버려야 한다.

Q. 구단 성적을 얘기해보면, 골수팬들이 많은 롯데가 또 성적이 예상외로 좋다.

- 롯데는 이대호와 장원준 선수가 빠졌기 때문에 상당히 불안했지만 야구의 묘미는 팀웍이다. 롯데 전체가 느끼는 게 '이대호 장원준이 없어서 우리가 우승에서 멀어졌다는 얘기는 우리 자존심이 상한다, 똘똘 뭉치자' 이런 게 있다. 그래서 의외로 롯데 분위기가 굉장히 좋고 팀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Q. 팀웍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런 면에서 의외로 삼성이나 한화, 초반 성적이 부진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 삼성이 가장 부진한 편이다. 누가 보더라도 이승엽 선수가 왔기 때문에 마이너스 요인은 하나도 없는 팀이다. 제가 봤을 땐 초반에 일시적이지 않나. 삼성의 저력이 있으니 4강 이상을 갈 것. 다만 차우찬이나 장원삼, 이런 젊은 선수들이 잘 해줘야 하고, 난공불략 끝판왕 오승환이 어제 두드려 맞았기 때문에 삼성팬들이 굉장히 긴장할 것 같다. 오승환이 오늘 내일 또 맞으면 삼성은 흔들릴 것.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언젠가는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Q. 혹시 '기·승·전·돔' 들어보셨나? 네티즌들이 허구연 해설위원에 대해 '모든 문제에 대한 최종 해결책은 돔구장이다' 라고 말씀 하셨다던데..?

- 제가 인프라, 야구장 문제를 많이 말씀드려서인 것 같다. 인프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야구는 업그레이드 될 수 없다. 이것은 야구계 뿐만 아니고 농구나 배구, 겨울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프로스포츠는 팬들이 가서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줘야한다. 영화관도 전부 다 바뀌었는데 야구장은 60년이 지나도록 그대로다. 선수들은 계속 부상당하고 가서 보는 분들도 불편하다.

Q. 팬들이 많이 늘었으니 구단들도 구장에 많이 투자를 할 필요가 있군요.

- 뉴욕 양키스타디움은 건립 비용이 1조 6천억~7천억 정도 된다. 1년 사용료를 10달러를 받는다. 그 야구단의 야구장을 공공재로 보는 것.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부나 지자체가 그 인식을 못해서 서울시의 경우도 LG와 두산이 쓰는 잠실구장 85.5% 정도로 올렸다. 이건 정말 잘 못 된거다. '최고의 가수를 불러다놓고 출연료를 주지는 못할 망정 도로 받는 거다' 말이 안 된다. 잠실에서 LG나 두산이 1년에 133게임을 해 주면 서울 시민에게 133 차례나 공연을 해 주는 것.

Q. 요즘 책을 냈는데 잘 나간다고..?

- 여성팬들이 40%다. 그래서 여성팬들이 야구를 많이 알고 오시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우리는 다 알고 기초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하고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잘 모르시더라. 그래서 이번에 전광판 보는 법 등 쉽게 풀어서 여성팬들을 위한 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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