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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기 전염보다 직·간접 접촉에 무게"

입력 2015-06-0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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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기 전염 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 감염자가 만졌던 물건 등을 통한 접촉성 전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바이러스학 전문가인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5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얼굴에 손을 가져가는 횟수는 3000회 정도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손을 수시로 제대로 씻지 않으면 병원 문고리 같은 데 묻어있는 바이러스가 코나 입으로 들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병원에서 감염되는 상당수가 이런 방식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메르스는)외부에서 생존율이 높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나 보호자 등이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물체에 (바이러스를) 묻힐 수 있어 공기 전염보다 그런 쪽(접촉성 전염)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외피(껍질)에 둘러싸여 있어서 바이러스가 자라는 숙주 세포 밖으로 나와도 외피가 없는 일반 바이러스와 달리 외부에서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어나오는 5 마이크로미터(μm)(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정도의 작은 침방울(비말)이 공기 중에서 지면을 향해 떨어지면서 여러 물체에 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메르스가 온도 20도, 습도 40%인 조건에서 비말을 통해 숙주 세포 밖으로 나온 후 사람의 손에 묻을 경우 48시간 가량 살 수 있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며 "(접촉성 전염)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우리나라 기온은 평균 15~20도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데다 습도도 평균 30~40% 정도를 보여 실험 조건과 유사하다"고 근거를 들었다.

앞으로 날씨가 더워지고 습도가 높아지면 메르스 생존율이 떨어질 것으로 김 교수는 내다보고 있다. 김 교수는 "기온이 20~30도, 습도가 80% 정도로 올라가면 메르스(접촉성 전염) 생존 시간은 8시간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기 전염의 직접적인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기전염의)개연성은 열어둬야 한다"며 "'공기 전염은 아니니까 지역사회에 퍼질 가능성은 없다'는 식의 대처는 굉장히 미온적이다. 항상 여러가지 개연성을 열어두고 한 단계 앞선 방역 대책을 세워야 메르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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