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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살아난 '시간 내 배달제'…20대 알바의 죽음

입력 2016-06-2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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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년 전 피자배달을 하던 아르바이트생이 '30분 내 배달약속'을 지키려다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사고, 기억하는 분들 있으실 텐데요. 이후 패스트푸드 업계는 시간 내 배달제를 없애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슬그머니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또 20대 청년이 길 위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혜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일 새벽 4시쯤, 롯데리아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24살 박모 씨가 택시와 충돌해 숨졌습니다.

숨진 박 씨와 택시 모두 신호를 어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인들은 박 씨가 20분이라는 배달시간에 쫓기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롯데리아 아르바이트생 (박 씨 친구) : 심야에는 (매장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면 8~10분 걸린다고 말씀드려요. 나오자마자 바로 출발해도 (20분 안에) 도착할까 말까 해요.]

사고 직전,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카톡메시지에서도 박 씨는 배달 시간에 대한 압박감을 호소했습니다.

[롯데리아 배달원 : 거의 (배달시간은) 20분이죠. 안 그러면 주문이 안 들어오니까. (콜센터는) 시간만 보고 주문을 주는 거죠. (그렇게 받으면) 세 개, 네 개씩 주문이 떠 있단 말이에요. 말도 안 되는 거죠.]

주문이 들어온 곳은 이곳으로부터 2km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얼마나 걸릴지 가보겠습니다.

시속 40~50km로 달려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9분 39초. 준비시간까지 합해 20분에 맞추려면 빠듯합니다.

맥도날드도 주문부터 배달까지 30분 이내에 배달을 완료하는 이른바 '30분 배달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배달 건수가 늘면, 배달시간도 늦춰져야 하지만 현장에선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롯데리아 측은 박 씨의 죽음 이후 1km가 넘는 주문의 경우, 최소 배달시간을 20분에서 30분으로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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