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으로 잠시 중단했던 민생 행보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3일 지난달 문을 연 전국 최초의 매입형 유치원인 서울 관악구 구암유치원을 방문해 교사와 학부모들을 만나 유아교육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로, 여야 대치로 미뤄뒀던 민생 현장 방문을 재개해 '일하는 여당'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이날 찾은 구암유치원은 시도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으로 전환한 매입형 유치원의 첫 사례로, 유치원 공공성 강화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방문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국공립 유치원 비중은 3분의 1가량으로 낮다"며 "점차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공립으로) 전환하고, 신규 공급으로 국공립 유치원의 비중을 많이 높이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매입형 유치원 확대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속도를 내겠다"며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까지 매입형 유치원을 3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남인순 최고위원은 "교육청이 유치원을 설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입도 하고 학부모들과 협동형으로 만든다거나 아파트 시설을 장기 임대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국공립 유치원 확충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매입형 공립유치원은 이곳이 유일한데, 곧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통합버스 운영과 방과 후 교육 확대 등 서비스 개선에 대해서도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최고위원도 "매입형 유치원은 적은 예산으로 국공립 유치원 확충을 달성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국공립 유치원 확대와 함께 저소득층 우선 입학제로 교육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미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사립유치원 투명성 강화를 위한 이른바 '유치원 3법' 통과 의지도 피력했다.
홍 원내대표는 '유치원 3법'과 관련해 "한국당 반대로 아직 진전이 없다"며 "여야 4당이 적극 협의해 상임위 의결 기간부터 단축하고, 이른 시일 내에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매입형 유치원 등 국공립 유치원을 확대해야 한다",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한 학부모는 "국공립 유치원은 셔틀버스가 없어서 학부모들이 힘들어한다. 시설도 보수해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민생 행보에 시동을 다시 건 민주당은 당분간 매주 금요일 민생 현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 계획이다.
다음 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일산병원을 찾아 건강보험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에 대한 민심을 수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민주당은 작년 말 '청책(聽策)투어'라는 이름으로 민생 현장을 찾았다. 이달 새 원내지도부가 출범하면 내부를 정비한 뒤 내달께 전국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는 '청책투어 2탄'에 나설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