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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박테리아 감염…병원은 설명도 안 해주고 입원 거부

입력 2019-04-02 20:18 수정 2019-04-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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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 즉 '항생제 내성균' 6종류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서 관리합니다. '녹농균' 등은 항생제로 치료 해도 패혈증이나 요로 감염을 일으켜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세균들입니다. 항생제가 듣지를 않으니 사망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지요. 

1928년까지 사람들은 가벼운 부상이나 수술로도 세균 감염이 생겨 사망했습니다.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가 발견된 것은 인류 역사를 바꾼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페니실린'으로 죽지 않는 세균이 생겼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항생제가 등장하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그래서 가장 최근에 나온 항생제가 '반코마이신'이나 '카바페넴' 등 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내성이 생긴 세균이 등장했고 이제는 항생제 발전 속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가 됐습니다. 이른바 '슈퍼 박테리아'가 나온 것이지요. 국내에서도 감염 환자가 꽤 많은데, 환자나 가족들은 어떻게 감염된 것인지 설명도 들을 수 없고 제대로 관리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이현주 씨의 친정 어머니는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후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됐습니다.

하지만 병원은 심각하지 않다는 설명뿐이었습니다.

어떤 균에 감염됐는지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이현주/환자 가족 : 일주일 1인실에서 격리치료를 하시면 되고, 기계가 있고 다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거예요.]

그런데 이틀 뒤 병원 측은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퇴원을 요구했습니다.

[이현주/환자 가족 : 사람이 초과(감당)할 수 있는 항생제의 양을 넘어버렸다는 거야.]

퇴행성 연골 수술로 시작했던 치료는 13번의 수술로 이어졌습니다.

근육이 없어 걷지도 못하는 데, 통증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합니다.

백창하 씨의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입원했다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됐습니다.

백 씨는 감염이 확인된 뒤에도 제대로 격리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환자들과 섞여 있는 6인실의 침대 간 간격은 1m 정도입니다.

규정에는 1인실에 격리할 수 없는 경우 침대간 거리를 2.5m 두도록 돼 있습니다.

감염 우려 때문에 재활치료도 못 받습니다.

[백창하/환자 가족 : 걸어 다니고 재활 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재활치료도 못 받는다는 거예요.]

격리 병실도 부족합니다.

환자들은 병원들을 옮겨다니는 것이 일상입니다.

17살 딸이 숨지기 전 아버지가 쓴 병상일지에는 거절당했다는 말로 가득합니다.

[환자 가족 : 다른 환자들을 위해서도 항생제 내성균이 있는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대부분 다 이야기하거든요.]

또 답답한 것은 언제까지 병원에 있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수개월, 길게 수년씩 이어지는 간병비와 치료비도 큰 부담입니다.

[이현주/환자 가족 : (어머니가) 11번째인가 10번째인가 수술했을 때, 저희 재산으로는 아파트 하나 있는 게 다였어요. 완전히 바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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