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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장치 고장 난 '남녀 공용화장실'…관리도 '허술'

입력 2016-05-20 20:14 수정 2016-05-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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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남역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지 나흘째. 오늘(20일)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엔 희생 당한 23살 여성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추모 공간과 수천 개의 메모를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묻지마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공용 화장실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남녀가 같이 쓰는데도 잠금 장치가 고장난 위험하고, 또 민망한 화장실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김혜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묻지마 살인이 발생한 곳으로부터 300m 떨어진 강남역 10번 출구.

수많은 추모 글귀 중에 한 메모가 눈에 띕니다.

'나도 많이 이용했던 화장실이다. 나는 정말 그냥 운이 좋아서 살아남은 거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던 화장실은 대체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인적이 드문 층과 층 사이에 위치한 남녀 공용화장실. 비밀번호가 걸려 있지 않은 도어락, 떨어져 나간 문고리.

지난 17일 새벽 23살 하모 씨가 살해당한 화장실의 모습입니다.

밤 늦은 시각, 이 화장실을 중심으로 반경 300m 내 빌딩 10곳, 신논현역 사거리 먹자골목 10곳을 둘러봤습니다.

3곳 중 1곳이 남녀 공용화장실로 구조 역시 사건이 발생한 화장실과 닮았습니다.

술집과 노래방이 위치한 건물 1층의 화장실입니다.

역시 남녀 구분은 없고요, 도어락이 설치돼 있지만 사실상 열려 있어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들어가 보겠습니다. 공간은 남녀 구분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이렇게 양변기가 설치돼 있는 문의 잠금장치는 아예 떨어져 나가고 없습니다.

여성들에겐 혼자서는 이용할 수 없는 위험한 곳이고.

[오성우·유애림 : 문이 안 잠기는 곳이 있어서…여기도 안 잠겨서 그래서 (남자친구한테)같이 있어달라고 했어요.]

남자들에게는 마음 놓고 이용하기엔 미안한 곳이 됐습니다.

[홍지훈/서울 목동 : 여자분이 안에 계시면 (들어가기) 미안하잖아요. 개인적인 공간의 권리를 침해한 것 같은 느낌이라…]

남녀 화장실이 따로 있다고 해도, 눈에 잘 띄지 않는 어두컴컴한 곳에 있거나, 출입문이 닫히지 않아 무늬만 따로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화장실은 어떨까.

이용자가 적어 방치돼 있거나, 인적이 드문 곳에 있어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 한 공원 화장실입니다.

이곳은 다행히도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벨을 누르라고 나와 있습니다.

벨을 누르면 벨이 작동해서 경광등이 작동해 112에 신고를 유도한다는 건데요, 이렇게 안에 설치된 비상벨을 한번 눌러보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눌러봐도, 반응이 없습니다.

[공원 관리자 : (비상벨은) 화장지가 떨어졌다든가, 변기가 막혔다든지 그런 용이라고 할까요?]

전문가들은 화장실을 범죄 취약지로 분류해 적극적인 관리 규정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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