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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공으로 '타이밍' 빼앗기…강속구 시대 흔드는 투수들

입력 2018-06-0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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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운드에 선 투수들은 모든 힘을 쏟아내서 가장 빠른 공을 뿌리려 합니다. 빠른 공에 타자들은 헛방망이질을 하고는 하죠. 그런데 느린 공을 무기로 상대 혼을 쏙 빼는 독특한 투수들이 있습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시속 100km의 아주 느린 커브.

이 공 때문에 바로 뒤에 날아오는 시속 128km 직구는 그 어떤 강속구보다 빨라 보입니다.

두산 유희관은 느린 공만 던집니다.

그런데 조금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조금 느린 공과 아주 느린 공을 섞어 씁니다.

그 속력의 차이에 혼란을 겪는 타자들, 홈런타자 박병호도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넥센은 6회까지 유희관에게 6개의 안타로 두 점을 내는데 그쳤습니다.

느리지만 제구가 뛰어났고, 느린 공도 속력이 제각각이어서 제대로 공략을 못했습니다.

프로야구에서는 빠른 공이 강하다는 상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한 때 빠른 공을 던졌던 LG 임찬규는 2년 전부터 느린 공을 늘리면서 더 좋아졌습니다.

속도를 내리는 대신 정교한 컨트롤로 승부하면서 올해는 벌써 7승을 거뒀습니다.

한화 샘슨처럼 강속구 투수들 역시 빠른 공의 위력을 더하기 위해 느린공을 가다듬습니다.

느린공 뒤 빠른공, 빠른공 뒤 느린공에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잡기 어렵습니다.

프로야구에서는 느린 커브 비율이 매년 점점 늘어 올시즌에는 1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빠른 공이 통한다는 야구에서 느림의 미학이 그라운드를 흔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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