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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GM 폐쇄에 또 '술렁'…황량해진 군산 가보니

입력 2018-02-20 21:36 수정 2018-02-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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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군산에서 철수한데 이어서 한국GM도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군산 지역이 또 한번 술렁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군산을 산업위기 특별지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요. 황량해진 군산을 밀착카메라가 둘러보고 왔습니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3일 폐쇄를 발표한 한국 GM의 군산공장입니다.

이른 시간이라 출퇴근하는 사람들로 붐빌 때지만 지나는 사람도 없고, 차량도 없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을씨년스럽습니다.

노조에서 걸어놓은 현수막과 깃발만 휘날립니다.

출고장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차량 운송 기사 : 출고차가 별로 없던데요? 지금 현재 남아있는 건 두 대밖에 못 봤어요.]

군산공장에 협력업체가 몰려있는 소룡동 일대를 차를 타고 돌아보고 있습니다.

곳곳에 쉐보레 광고를 붙인 트럭들을 볼 수가 있는데요.

한낮인데도 다니는 차량은 없이 황량합니다.

한참 가동되어야 할 공장들에는 인기척이 없습니다.

인근 협력업체만 100여곳, 이미 일감이 줄어 고전하고 있었지만 폐쇄 발표 후 더욱 활기를 잃었습니다.

[공장 직원 : 초상집에 왜 왔느냐 이거지. GM 일밖에 안 했는데 여기만 납품하던 회사들은 이미 작년부터 생산량이 20%밖에 안 되니까…]

아예 공장 가동이 멈춘 곳도 있습니다.

[공장 관계자 : 계속 안 나와요. 요즘 일이 없어서 일을 못하니까…]

한국GM 군산공장의 직원 수는 1900여 명 정도.

설립 역사가 길지 않다 보니 대부분은 50대 이전의 젊은 연령층입니다. 

[인근 주민 : (공장이) 96년도에 시작했기 때문에 그때 들어온 친구들이 지금 거의 40대 후반이에요. 그 친구들이 술도 먹고 밥도 먹고 해야 하는데 안 오니까 경기가 안 좋은 건 당연하죠.]

인근 식당가 여덟집 중 일곱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영업하는 가게가 더 적다 보니 '영업 중' 안내를 써 붙여야 할 정도 입니다.

[음식점 주인 : 주말에는 더 없고요. 평일에는 그나마. 대우(GM)사람들 이제 더 없죠. 떠나고 싶은데도 못 떠나는 거죠.]

가구가전을 제공하는 방 두 개짜리 집을 월세 20만원에 내 놓아도 80%는 공실입니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지 않다보니 전기요금도 여러 달 동안 납부하지 않아서 12세대 중의 5세대의 전기계량기는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전기뿐만이 아닙니다.

이 현관문에는 수도 공급이 정지되어있다는 안내문이 붙어있고요.

건물 안에 있는 우편함에는 우편물들이 수 개월치가 이렇게 쌓여있는데 하나를 보면 재작년에 부과된 도시가스 고지서가 남아있습니다.

차가 거의 없는 주차장에는 방치되어 녹슨 차량이 보입니다.

[부동산 관계자 : 투룸도 아예 안나가니까. 10실 11실 (한 동이) 4억 5000인가 해요. 지은 값도 안 해요. 여기 완전히 멈췄어요. 짓지를 않잖아요.]

2000년대 대우자동차 살리기에 이어 GM살리기에 앞장섰던 군산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않습니다.

[올란도 차주 : (시에서) 차 사자고 많이 했죠. 궐기대회도 많이 하고. 차 생산 안 되기 전에 하나 더 구매하려 했는데 그때는 이런 사태(폐쇄)가 없었죠.]

[대리점 관계자 : 여기 시민들은 또 여기 차 사주려고 그러잖아요. 이제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큰 기업이 하는 걸 힘없는 약자들이 어떻게 하겠어요.]

군산의 경제 주축이었던 두 회사의 적힌 표지판도 철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황량해진 산업단지에 새로운 동력을 만들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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