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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인터뷰] 윤여준 "박 대통령 국내정치 점수 낙제점"

입력 2013-10-02 16:41 수정 2013-10-02 18:16

"박 대통령, 초기에 야당 만났으면 천막 없었다"
"민주주의 원리에 대한 인식 부족"
"항명 표현은 군사국가적 발상…진영, 소신 사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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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초기에 야당 만났으면 천막 없었다"
"민주주의 원리에 대한 인식 부족"
"항명 표현은 군사국가적 발상…진영, 소신 사퇴, 신선했다"

■ 방송 : JTBC 정관용라이브 (15:00-16:30)
■ 진행 : 정관용 교수
■ 출연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정관용-정관용라이브, 이번 순서는 집중인터뷰인데요. 여야의 긴급 현안질의 어제 있었죠. 고성과 폭로만 난무하다가 끝났고 여야 갈등의 골 계속 깊어지고 있고요. 잇따른 인사참사에 박근혜 대통령, 리더십에도 상처가 큰 그런 상황이죠. 정치원로 또 대한민국의 장자방, 이런 별명을 가지고 계신 윤여준 전 장관 오늘 초대해서 여야 정치권 가릴 것 없이 훈수의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윤여준-안녕하세요.

◇정관용-어느 쪽 편이세요, 요새는?

◆윤여준-어느 쪽도 편 아닌데요.

◇정관용-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아마 시청자들은 아실 겁니다. 오랫동안 지금 새누리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과거 민정당 시절부터 시작을 해서 신한국당 이렇게 쭉 관계를 해 오시다가.

◆윤여준-아니요, 저는 관계한 일이 없고요. 그때는 저는 행정부에 있었으니까요. 한나라당에 4년간 한나라당 소속 전국구 국회의원을 했죠.

◇정관용-그 전에 청와대에 오래 계시지 않았습니까?

◆윤여준-그때는 당원이 아니니까.

◇정관용-물론 행정부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윤여준-정부에 있었죠.

◇정관용-그러시다가 잠시 안철수 교수의 멘토도 또 하셨다가.

◆윤여준-멘토는 뭐 제가 멘토라고 자처한 일은 없고요.

◇정관용-안철수 교수가 그런 표현을 썼는데.

◆윤여준-그렇게 대학생들한테 저를 몇 번 소개한 일이 있습니다.
◇정관용-그러다가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지지연설을 또 하셨고.

◆윤여준-그렇습니다.

◇정관용-그때 민주당 당적을 가지셨나요?

◆윤여준-아닙니다.

◇정관용-아니시고. 그럼 당적 가졌던 건 한나라당 4년밖에 없군요.

◆윤여준-그렇죠.

◇정관용-그래서 지금 제가 요즘 어느 쪽하고 가깝게 지내시는지를 먼저 여쭤보는 겁니다.

◆윤여준-어느 쪽도 가깝게 지낸 적은 없죠. 저하고만 가까이 지냅니다.

◇정관용-혼자서만. 그나저나 오늘 아침 막 조금 아까도 제가 다뤘던 뉴스 있잖아요. NLL 정상회담 대화록. 한마디 하실래요, 그냥 넘어가실래요.

◆윤여준-아니요, 지금 단계에서 제가 보탤 말이 뭐가 있습니까? 아직도 의혹에 의혹을 낳고 있는 단계인 것 같은데요. 어쨌든지 검찰수사가 진행됐으니까 이제 수사 철저히 하다 보니까 결과가 나오겠죠. 내용을 공개하고 책임 있는 사람은 책임지고 해야죠.

◇정관용-안 여쭤본 만 못했습니다.

◆윤여준-미안합니다.

◇정관용-제가 조금 여야 가릴 것 없이 훈수 좀 둬 주세요.

◆윤여준-제가 훈수할 만한 역량입니까?

◇정관용-우선 지금 여야 관계가 정상이라고 말 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 야당 대표가 천막...

◆윤여준-물론이죠. 정상이 아닌데 이런 일이 너무나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까 국민들도 으레 그러려니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게 정상인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죠.

◇정관용-이렇게 오게 된 책임 누구한테 더 큽니까? 대통령 여당입니까, 야당입니까?

◆윤여준-지금의 여야 관계를 보편적으로 말하면 오랜 역사에서 경로가 있었으니까 지금 정치하는 분들 누구의 책임이라고 하기에는 딱하죠. 그러나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오늘의 정국상황을 보면 어쩔 수 없이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고 해야죠.
◇정관용-어떤 의미에서요?

◆윤여준-아니, 우선.

◇정관용-모든 책임을 져야 하니까 그것 말고요.

◆윤여준-그거 말고요. 민주공화국인데요. 민주정치 체제를 가진 나라인데 국회 127석, 127석의 의석을 가진 제1야당이 있습니다. 야당은 대통령에게 있어서 국정원의 동반자예요. 영어로파트너죠. 그게 민주적인 원리입니다. 그런데 그 당의 대표가 이 정권이 민주주의를 유린한다고 주장하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한다고 장외투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대통령을 만나자라고 얘기를 했어요. 대통령이 안 만나줬죠. 바로 여당 대표가 3자회담으로 수정제안했는데 그것도 청와대가 안 받고 5자회담으로 속된 표현을 하면 물을 타는 일을 했습니다. 그래가지고 두 달이 거의 지나서야 국회 간 김에 3자회담 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는데 그런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국정 최고책임자로서는 온당한 태도가 아니라는 거죠. 국정원의 동반자인데 원내 제1야당의 대표가 만나자는데 당연히 만나야 되는 거 아닙니까? 왜 만나서 대화를 못합니까?왜 5자만 되고 3자는 안 되나요?

◇정관용-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쪽의 입장을 대변하자면 만나자고 하는데 조건이 굉장히 많이 붙어 있었잖아요.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지금도 여당쪽에서는 선거개입이라는 것도 아직 판결이 나봐야 안다,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던데 어쨌든 그것에 관해서 대통령이 사과해라. 또 남재준 원장 NLL대화록 자기 마음대로 공개한 거 이런 것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서 파면해라.해임시켜라, 이런 등등의 조건을 걸지 않았느냐. 조건을 하나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없는데.

◆운여준그렇지만 그걸 꼭 사과하겠다고 약속을 해야만 야당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하면 분명히 야당을 비판할 겁니다. 그렇죠? 대통령이 조건 없이 조건 없이 만나자 얘기해 보자. 하고 싶은 얘기해라. 만나가지고 그런 요구를 하면 대통령이 자기는 논리가 있잖아요. 이번에 만나서 자기 논리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하면 되는 거죠. 그리고 과거에도.

◇정관용-그러니까 처음 만나자고 할 때 바로 만났어야 한다, 그 말씀이시군요.

◆윤여준-그렇죠, 바로 만났어야죠.

◇정관용-그런데 두 달 끌다가 안 만나니만 못한 상황이 되지 않았습니까?

◆윤여준-지금 두 달을 끌고 만났으니까 그런 거죠.

◇정관용-그런가요?

◆윤여준-그러니까 처음에 만나서 이걸 얘기했으면 양자간에 팽팽한 평행선을 갖더라도 그건 정치성과가 있는 거죠. 그리고 야당도 그 이상 더 원내투쟁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일단 만났으면.
◇정관용-초기에 만났더라면.

◆윤여준-그럼요. 야당이 하루속히 원내에 들어가게 해야 그게 국정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정관용-알겠습니다. 그러면 박 대통령은 왜 지금 이렇게 한다고 보세요? 야당을 제대로 파트너로 인정을 안 하고 있는 듯한 그런 행동 왜 그렇다고 보세요.

◆윤여준-글쎄요. 저도 왜 그런지는 제가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라고 그러는데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통치기구라는 뜻입니다. 국가는 대한민국은 대통령 혼자 통치하는 게 아니에요. 국회의원도 국민의 대표이고 통치기구입니다.

◇정관용-물론이죠.

◆윤여준-그러니까 통치기구가 하나는 행정권을 가진 통치기구고 하나는 입법권을 가진 통치기구 아닙니까? 그런 통치기구끼리 왜 못 만납니까? 그런데 그걸 안 하려고 한다는 거죠.

◇정관용-그러면 대통령의 인식의 문제입니까?

◆윤여준-저는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죠. 민주주의 원리에 이해가 부족하다는 거예요. 국회의원이 통치기구다. 국민의 대표다. 대통령이 만나서 얘기해야 될 책임이 있다. 이렇게 인식을 했으면 그렇게까지 안 만나려고 했겠습니까?

◇정관용-대통령 본인의 잘못입니까, 보좌진들의 잘못입니까?

◆윤여준-그건 모르겠는데 마찬가지 얘기죠. 그게 그 얘기죠.

◇정관용-대야관계 그리고 민주주의의 원리 이런 말씀 쓰고 계신데 그 밖에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어떤 정치행위 점수를 주신다면 어떻게 주시렵니까?

◆윤여준-글쎄요. 제가 취임 6개월을 지날 때에 몇 언론에서 저한테 물어보길래 제가 후하게 주면 70점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후하게 보면. 그런데 국내정치를 보면 남북관계라든지 외교를 다 포괄해서 보면 70점을 줄 수 있지 않나 했던 것인데 국내정치로만 좁혀서 말하면 거의 낙제점에 가까워요.

◇정관용-낙제점이다. 그 이유는 조금 아까 설명하신 그런 내용이고.

◆윤여준-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 보여주고 있는 통치방식은 다분히 권위주의적이에요. 아주 수직적이고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이거든요. 이건 시대에 맞지 않고 지금 한국사회 상황에는 맞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빨리 그건 아주 유연하고 개방적인 수평적인 이런 민주적인 리더십으로 바꿔줘야 대통령도 국정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고 국민도 편안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관용-인사문제에 있어서도 말이죠. 지금 현재 현안으로 떠올라 있는 인사문제만 봐도 양건 감사원장의 석연치 않은 퇴임, 채동욱 검찰총장 이건 국회의 아주 뜨거운 쟁점으로 지금도 살아 있고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퇴임과정, 이건 어떻게 지켜보셨어요?

◆윤여준-감사원장이 그런 점 석연치 않은 점으로 그만둔 이유는 전에도 선례가 있기는 있죠.청와대하고 갈등 때문에 그만둔 선례가 있습니다, 임기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채동욱 총장의 경우에는 이게 채동욱 검찰총장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문제가 제기 돼 가지고 검찰총장을 말하자면 그걸 기화로 해서 마음에 안 드는 총장을 몰아낸 것 같은 과정이 쭉 진행됐죠. 진상은 저희가 알 수가 없으나 벌어지는 과정만 쭉 보면 이건 국민이 누가 봐도 이건 정치적인 동기로 총장을 몰아내는구나 하고 생각하게끔 됐어요, 과정이 그렇게 만들어졌어요. 이것은 지금은 당장 모르겠습니다. 채동욱 총장을 바꾸는 게 당장은 대통령이나 정부에 도움이 된다고판단할지 모르겠으나 길게 보면 박 대통령의 부담으로 갈 겁니다.

◇정관용-어떤 부담으로요?

◆윤여준-이런 식으로 검찰총장을 내보내는 모양새를 보면 지금 서민들이 이런 말을 농담처럼 많이 합니다. 아니 그 막강한 검찰총장도 밉보이니까 저렇게 망신당하고 나가는데 우리 같은 서민이야 오죽하겠느냐, 이런 말들을 많이 합니다. 직접 들었어요. 그게 그런 인식을 줘서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길게 보면 다 부담으로 갑니다.

◇정관용-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여준-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의를 표했다는 얘기를 첫번째 그 뉴스를 접하고서는 저는 좀 신선한 충격을 느꼈어요. 왜 그러냐면 요새 맨날 보도되는 언론을 보거나 소문을 들어보면정부나 새누리당에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차가운 시선만 받아도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은느낀다는 사람만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런데.

◇정관용-표현이 아주 기가 막히시네요.

◆윤여준-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책과 반대되는 반대했던 정책을 결정했다고 그래서 내 소신상 이건 수용할 수 없다고 해서 장관직을 던지는 그런 장관이 있다는 것부터가 참신하잖아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약간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거죠.

◇정관용-그런데 오랫동안 정부 일을 하셨고 공인생활을 오래 하셨잖아요. 공인의 처신으로서 국무위원이면 정부 전체의 일원으로서의 책임도 있는 것인데 자기 해당부처의 자기 생각만 고집해서 그렇게 일종의 항명해서 되느냐. 본인의 도리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윤여준-그런 지적, 언론보도를 통해서 봤습니다. 지금 항명이라는 말씀을 쓰셨는데요. 저는 언론도 그걸 표제로 쓰는 신문도 있고 그렇던데 저는 항명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장관이 자기가 도저히 찬성할 수 없는 수용할 수 없는 정책이 결정됐다 그래서자리를 안 하겠다고 사표를 낸 거죠. 이걸 항명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는 그래서 항명이라는 표현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행정국가적인 생각이고 더 심하게 말 하면 좀 군사문화 영향이라고 봐요. 저는 그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다른 얘기입니다마는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죠. 그리고 공인으로서의 태도에는 그렇게 말할 수가 있는데 그러나저는 사표를 던진 그만둔 행위 자체는 저는 나무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기가 지금 정기국회가 회기가 시작된 또 조금 있으면 국정감사가 시작됩니다.

◇정관용-시작되는 직전.

◆윤여준-그런데 중요한 부처에 부서에 장관이 지금 그만두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 이전에 입법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저는 평소 생각을 해요. 입법부가 중요한 국민을 대신해서 국민의 대표로서 국정감사해야 되는데 그 최고책임자가 그만 뒀다는 얘기죠. 이것은 입법부에 대한 예의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시기선택에 있어서는 좀 아쉬움이 있다. 만약 제가 진영 장관 입장이었다면 저는 대통령을 향해서 저는 그만둡니다. 그걸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나 시기가 이렇기 때문에 국정감사를 끝나고 그만두겠습니다. 그 사이에 후임자를 골라놓으시고. 공백이 있으면 안 되니까 대통령한테도 그런 시간을 줘야죠. 그랬으면 더 좋았을 걸 시기 선택에는 아쉬움이 있다, 그런 생각은 듭니다.

◇정관용-항명이라는 단어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는 말씀. 그리고 이건 대통령에 대한 예의문제가 아니라 입법부에 대한 예의다라는 말씀 귀담아 듣겠습니다.

◆윤여준-감사합니다.

◇정관용-아까 대통령이 차가운 눈빛만 보내도 온몸이 얼어붙는 사람들만 있다, 이런 식의 표현을 사용하셨는데 그게 집권 초반부라 그런 겁니까, 아니면.

◆윤여준-아니요. 박근혜 대통령이 당에 계실 때도 그런 보도가 숱하게 나왔습니다.

◇정관용-과거에도.

◆윤여준-멀리서 기색을 살핀다. 또는 차가운 시선이 레이저라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레이저광선처럼 맞으면 온몸이 다 얼어붙는 것 같은, 사지가 마비되는 것 같은 걸 느낀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건 대통령이 되고 나서만 그런 게 아니고 당에 계실 때부터도 그런 현상이 있었는데 이제는 대통령까지 되셨으니까 더 하겠죠. 그런 증세가.

◇정관용-요즘 또 많은 언론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취임한 후에 김기춘 비서실장이 국회의원도 3번이나 하시고 그전에 경력도 워낙 많으시고 나이도 많으시고 그래서 지금 행정부나 국회의 새누리당 의원들에 비해서 상당히 격이 높은 상태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그 이후에 그렇지 않아도 조금 아까 언급하신 것처럼 대통령의 어떤 힘이 아주 강하게 발하시는 분인데 비서실장이 또 그런 분이 오니까 더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얘기도 있던데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윤여준-글쎄요, 저는 그게 상승작용까지 할까 이런 생각이고요. 김기춘 비서실장은 제가 당에 있을 때요, 4년간 국회의원할 때 여러 차례 만나서 조금은 아는데 그때 제가 받은 인상은 그분의 과거 경력으로만 보면 아주 선입견이 좋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데 막상 이렇게 접해보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유연하더라고요.그래서 조금 의외다라고 생각을 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대통령비서실장이라는 자리는 저는 평소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하기 어려운 공식이 2개가 있다고 그럽니다. 하나는 국무총리고 하나는 대통령비서실장이고 그런데 왜 그러냐면 조금 업무를 적극적으로 하려고 나서면 설친다는 소리를 듣기 쉽습니다.
◇정관용-맞아요.

◆윤여준-조금 소극적이면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습니다.ㅡ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자기 업무를 충실히 하면서 설친다는 소리를 안 듣느냐. 이게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격이나 스타일로 봐서 김 실장한테 큰 힘을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관용-지금 민주주의의 원리에 입각해서 야당을 파트너로 인식하고 또 입법부의 권한과 거기에 대한 존중감을 갖고 그렇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하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윤여준-그렇죠.

◇정관용-그런데 박 대통령이 조금 아까 성격이라는 표현도 쓰셨고 기본 인식이라는 말도 하셨고. 그 얘기는 잘 안 바뀔 것처럼 보시는 것 같아요.

◆윤여준-저는 왜 그러냐 하면 심리학자들 말 들어보면 인간은 누구나 원형체험이 있고 그 원형체험의 범위를 평생 벗어나지 못한다는 글을 제가 읽은 기억이 나는데요. 그렇게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원형체험은 감수성이 예민하던 10대 18년간 청와대에서 보낸 체험. 그게 원형체험입니다. 그러면 그 당시에 박정희 대통령은 대통령의 말이 곧 법이었고 얼마나 수직적인
리더십이었습니까?

◇정관용-잘 안 바뀔 것이다?

◆윤여준-그러니까 그 원형체험이 있어서 원형체험이 있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히 생각을 그렇게 하게 되고 행동을 그렇게 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저는 짐작을 하는 거죠.

◇정관용-이제 야당 얘기 좀 하겠는데요.대선에 찬조연설까지 하셨습니다마는 졌습니다. 그리고 지금 장외투쟁 몇 달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졌는데 국민의 지지도는 계속 20% 초반대에 머물러 있는 상태고 장외투쟁에 대한 국민적인 참여도 동력이 뚝 떨어져 있는 그런 상태로 보여집니다.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윤여준-저는 장외투쟁을 시작할 때도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국민은 거의 무조건 장외투쟁은 안 좋아합니다. 그런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지가 한참 됐어요. 제가 2000년도에 11대 국회의원이 돼서 한나라당. 그 당시 야당입니다. 그때 김대중 정권하고 격렬한 싸움을 했습니다. 그때도 아주 극한 대결이 계속됐습니다. 장외투쟁 여러 번 했고 국회본회의장 농성도 여러 번했습니다. 그런데 그 투쟁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봤거든요. 아주 쌀쌀했습니다.거의 관심을 안 갖는 정도로. 저도 놀래 가지고.

◇정관용-이미 10년 전인데.

◆윤여준-그랬습니다. 그때 제가 이회창 총리한테 그렇게 보고한 적이 있습니다. 국민의 반응을 보니까 이제 과거 민주화 투쟁 당시에 썼던 방식으로는 국민들의 지지 못 받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국민의 의식도 바뀌었기 때문에. 그러면 어떻게 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야당상을 만들며 어떤 투쟁방식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투쟁방식인지 깊이 고민해야 됩니다.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됩니다. 안 그러면 안 됩니다. 그렇게 보고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물론 당에서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았지만 그로부터 벌써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장외투쟁을 국민들이 아무리 명분이 그래도.

◇정관용-싫어한다.

◆윤여준-싫어합니다.

◇정관용-바로 장외투쟁을 했다는 전략적 실수 때문입니까?지금 이렇게 20% 초반대의 지지율이 계속 나오는 건.

◆윤여준-처음부터 장외투쟁을 나오는 방법에 국민이 별로 찬동하지 않았던 것 같고 또 하나는 민주주의의 유린과 수호를 내걸고 온 거잖아요.

◇정관용-그렇습니다. 국정원 댓글부터 시작해서.

◆윤여준-과거의 권위주의 시절에는 웬만한 국민이면 국가가 하나의 탄압기구로 국민을 억압하는 거대 악이라는 존재를 보였습니다. 그때 그럴 때는 국민은 무조건 민주화 투쟁을 지지했죠. 그런데 지금은 상당한 수준의 정치적인 자유를 누리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다음 가는 정도라고까지 학자들이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많은 서민 대중들이 당장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급한데 민주주의 때문에 자기가 불편 겪는 일은 없거든요. 그러니까 그 야당이 내건 그 명분이 실감이 없는 거예요.

◇정관용-피부에 안 와닿는 거죠.

◆윤여준-안 와닿는 거죠. 추상적 가치가 아닙니까, 민주주의라는 건. 그런데 당장 자기 삶을 구속하면 반발하겠지만 그런 건 아니니까. 그건 정치권의 야당의 주장이지 나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 생각하는 국민이 많은 탓이 아니냐 저는 그렇게 풀이를 하죠.

◇정관용-그러면 민주당에게 훈수를 하신다면 지금 어떻게 보면 국정원의 댓글로부터 시작해서 NLL 대화록 공개 등등으로 쭉 국정원에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왔단 말이에요. 그런 민주주의 유린이다, 국정원을 상대로 하는 그런 정치를 조금 줄이고 민생정치를 늘려라 이런 건가요, 어떤 거죠?

◆윤여준-물론이죠. 국민이 요구하는 게 2000년 들어서면서부터 새로운 천년 얼마나 떠들썩했습니까? 새 시대가 왔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이미 서구에서는 80년대 중반에 냉전해체 조짐이 보이면서 이데올로기 정치생명이 끝났다. 민생정치, 생활정치 시대가 열렸다 그랬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분단현실 때문에 늦어진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이미 새천년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면서 소모적인 이념투쟁 그만 하고 민생을 챙기는 생활정치 해 달라고 요구를 강력히 했어요, 그걸. 그런데 정치권이 여야 없이 그걸 별로 존중하지 않았죠. 그런 국민의 요구를. 그런데 보니까 오늘 날에 와서는 여야를 싸잡아서 불신하는 거 아닙니까?

◇정관용-지금 하나, 한마디로 말하면 민주당은 약간 정치과잉이었다, 그 말인가요?

◆윤여준-정치과행이라고만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정치를 생활정치를 너무 소홀히 했다는 거죠. 노무현 대통령이 응징투표를 당하는 것도. 응징투표 당하지 않았습니까? 묻지마투표를 했다고 그랬잖아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게. 그것도 그 정권이 민생을 소홀히 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 그걸 뻔히 봤으면 민주주의도 중요하지만 민생을 우선 하는 정치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정관용-알겠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신당 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윤여준-한참 되지 않았나요, 시작된 지가.

◇정관용-어느 정도 성과를 더둘 수 있을까요, 내년 지방선거 같은 경우.

◆윤여준-지금은 드러나는 게 없으니까 판단하기 어려운데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보도를 보면 그런 대로 아직 발표가 안 돼서 그렇지 많은 분들을 만나서 당을 세우는 데 합의랄까 공감대랄까는 만들어놓은 거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보궐선거가 2개 선거로 좁혀지니까.

◇정관용-보궐 선거는 참여 안 한다고 그랬고요.

◆윤여준-내년 지방선거는 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보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겉으로 드러난 언론보도를 통해 겉으로 드러난 걸 보면 일의 친척속도로 봐서는 지방선거 제대로 준비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들어가요. 내년 6월에 지방선거를 제대로 준비하려면 지금쯤 지역별로 많은 사람을 찾아나서야 됩니다.

◇정관용-그렇죠.

◆윤여준-그런데 그게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거든요. 그리고 새정치를 한다고 그랬기 때문에 어쨌든 상징적인 숫자나마 새 사람을 찾아야 됩니다. 그런데 그 새 사람은 그 지역에서 나름대로 신망이 있는 좋은 사람이다, 장래성이 있다라는 사람을 찾아야 되겠다. 이거 절대 쉽지 않습니다.

◇정관용-지금 호남지역의 몇몇 분들 거론 됐고요. 오늘인가 기사를 보면 대구 지방의원분들 몇 분이 기존 당을 탈당하고 안철수 의원과 함께하겠다.다 그런 분들이 다 대체로 과거 민주당 분들이거나 왔다갔다 하시던 분이거나 이렇다고 하는 평들이 있단 말이죠.

◆윤여준-현실적으로 그런 분들 없이 정당을 만들 수는 없겠죠. 그러나 그런 분들로만 되면 국민들이 볼 때 저게 무슨 새정치냐 할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분들하고 같이 가야 되는 거긴 하는 거지만 그러나 핵심될 만한 인재는 그래도 국민이 볼 때 좋은 새 사람 발굴했다 하는 평가는 받을 수 있어야 안철수 의원의 정치행보가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인 거죠.

◇정관용-오늘 훈수두신 만큼 박근혜 대통령도 민주당도 달라진다면 정치가 참 좋아질 것
같은데.

◆윤여준-저보다도 우리 정 교수께서 훈수를 많이 하십시오, 평소에.

◇정관용-저도 매일 하긴 합니다마는 그런데 그렇게 잘 갈까요?

◆윤여준-글쎄요. 쉽게 바꿔지겠습니까? 그러나 자꾸 바꾸라고 요구는 해야죠. 충고해야 되고요.

◇정관용-정치소비자협동조합 만들고 계시잖아요. 다 만드셨나요?

◆윤여준-만들었습니다. 만들자마자 살인적인 더위가 와서 조합원 모집을 당분간 쉬고.

◇정관용-그게 뭡니까? 정치소비자협동조합.

◆윤여준-일반적인 협동조합이 요새 많이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그런 협동조합이 일반적인 형태는 기업형이거든요. 그런데 이건 정치협동조합에다가 소비자라는 게 붙으니까 많은 분들이 생소하게 생각을 해서 개념이 뭐냐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이렇게 쉽게 설명을 하죠. 국민은 주권자로 보면 지배자인데요. 또 피지배자이기도 하잖아요. 두 가지 성격이 있죠. 그러니까 지배자라고 보면 정치의 생산자이기도 한데 피지배자라고 보면 정치소비자라는 면이 있습니다.

◇정관용-그렇죠.

◆윤여준-상품시장에서처럼. 그러면 정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정치를 생산하는, 권력을 생산하는 사람들이라고 보고 국민은 소비자라고 보자. 그런데 상품시장에서는 생산자가 늘 소비자의 요구를 예민하게 살피죠. 안 그러면 안 되니까요. 그런데 정치에서는 국민들이 이미 10여 년 전부터 그렇게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권력의 생산자인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정관용-안 변한다.

◆윤여준-변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요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얘기죠.

◇정관용-그러니까 소비자가 뭘 어떻게 해야. 구체적인 활동계획.

◆윤여준-상품시장에서의 소비자처럼 소비자의식이 있어야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정치소비자도 그냥 감정적으로 소비하고 말면 안 된다, 정치를. 말하자면 욕만 하고 치우면 안 된다는 거죠. 정당이 제시하는 정책이나 후보는 어떻게 보면 정당의 상품인데 그렇게 막 욕을 하고 하다가 하지만 또 막상 그래도 또 산다고요. 그러니까 안 바꾸죠. 뭐하러 굳이 바꾸겠습니까? 양당이 편하게 기득권을 유지할 수 있는데 왜 바꾸려고 하겠습니까?

◇정관용-알겠습니다.

◆윤여준-그런 소비자의식이 민주서민으로서의 냉철한 이성을 갖지 않으면 정치 못 바꾼다는 거죠. 그 운동을 하겠다는 겁니다.

◇정관용-소비자운동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소비자운동.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윤여준-감사합니다.

◇정관용-자주 모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여준-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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