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이슈플러스] 편견 탓에 말 못하는 고통…'동성 성폭력'

입력 2018-08-26 20:55 수정 2018-08-26 23:2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그동안 "나도 성폭력 피해자다", 미투 고백이 많았지만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고통이 많습니다. 남성이 남성에게, 또 여성이 여성에게 성폭력을 당한 경우에 특히 그렇습니다. 주변에 알려도 사소한 일로 치부하거나, "불편하다"며 외면해버리는 현실 때문입니다.

먼저 오선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99년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전 쇼트트랙 선수 최민경 씨.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며 정상에 올랐습니다.

은퇴 후 대한체육회 직원으로 근무해 온 최 씨는 지난해 여성 간부 A씨에게 치욕적인 일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회식으로 간 노래방에서였습니다.

[최민경/전 쇼트트랙 선수 : 저한테 목을 휘어감고 '너 나한테 잘 보이면 대한체육회에서 클 수 있어. 내가 하란 대로 해'하면서… 저한테 침을 묻혔거든요.]

A씨가 강제로 자신의 얼굴에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민경/전 쇼트트랙 선수 : 너무 치욕스럽고 수치심 느끼고. 억울했어요. 이걸 어디다 말할 수는 없고…]

20대 남성 B씨도 최 씨와 같은 고통을 호소합니다.

B씨는 7년 전 고등학교 반 친구들에게서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B씨 : 계속해서 제 몸을 만지고. 저를 완전히 운동기구 취급하고 학교 옥상에서 저를 들고 뱅뱅 돌린다거나…]

친구들의 폭력과 성추행은 1년간 계속됐다고 말했습니다.

[B씨 : 제가 체구가 굉장히 작고 몸이 말랐거든요. 남성성이 결여돼 있다고 그들에게 판단이 됐나 봐요.]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기까진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B씨 : 사회적으로 그렇잖아요. 남자가 저항할 수도 있지. 남자가 왜 여자애같이 당하고만 앉아 있나.]

최 씨 역시 사건 이후 7개월을 A씨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최민경/전 쇼트트랙 선수 : 내부에서 자꾸만 여자가 여자한테 하는 거는 성추행이 아니라고. 아무것도 아닌 일을 왜 크게 벌이느냐고…]

피해자들은 동성 간 성추행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 더 어렵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모두 성폭력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관련기사

'자원봉사 빙자' 주한미군 상병이 고아들 동성 성추행…15년형 서울광장서 '퀴어 축제'…대로 맞은편에선 '맞불 집회' 마을 주민에 '성폭행 피해' 소녀, 10년 후…반복된 성폭력 "가해자 때리게 해주겠다"…성폭력 합의 종용 '황당 수사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