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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이후 주가 치솟는 유승민, 정치 세력화 가능성은

입력 2015-07-12 19:53

최근 여권 대선주자 지지도 1위오르며 '독자 세력화' 주목
'정의로운 보수' 등 위해 세 모을 가능성…'지지기반 미약' 등에 한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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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권 대선주자 지지도 1위오르며 '독자 세력화' 주목
'정의로운 보수' 등 위해 세 모을 가능성…'지지기반 미약' 등에 한계도

사퇴 이후 주가 치솟는 유승민, 정치 세력화 가능성은


'거부권 정국'에서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박근혜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서 갈등 구도를 형성하다가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유승민 의원이 향후 독자적인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정치적 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 의원은 이번 주말기간 지역구인 대구로 내려가 현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의원들과도 회동,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외견상 유 전 원내대표는 현재 몸을 한껏 낮추고 오해를 살만한 발언을 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대구 K2 공군기지 이전 관련 사업 보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여권 대선주자 1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대해 "드릴 말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전 원내대표는 또 '일각에서 보수개혁모임이 만들어질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는 물음에 "못 들어봤다"고 답했고, '유승민계, 유승민 사단이 형성된다는 얘기가 있다'는 말에도 손을 저으며 즉답을 피했다.

이 같은 그의 신중한 언행과 관련, 유 전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거부권 정국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을 삼가는 것이 옳다고 유 전 원내대표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거부권 정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던 만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 '여권 내 차기 대선 주자 1위' 등으로 조명 받게 된다면, 또 다시 친박(친박근혜)계와 청와대의 견제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유 전 원내대표의 정치 세력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번 거부권 정국을 계기로 뭉친 유 전 원내대표의 측근들과 비박계 의원들이 '유승민계'로 결집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은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 선언문 내용이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사퇴의 변'에서 "지난 4월 국회연설에서 '고통 받는 국민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 제가 꿈꾸는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다.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던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길로 계속 가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대척점으로 보이는 '따듯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라는 자신만의 정치적 노선을 계속 걷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히 그는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언급,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며 뚜렷한 정치 철학과 소신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유 전 원내대표가 정치 세력화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인 '유승민계'가 형성될 수 있는 제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사퇴 회견을 발표한 그날 오후, 김포의 한 식당에서 원내부대표들과 밤늦게까지 통음했다. 그는 "나 때문에 마음고생 했고,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들은 '거부권 정국'에서 청와대와 친박계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사퇴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한 바 있다.

또 유 전 원내대표와 같은 대구 지역 의원들도 '유승민계'로 꼽힌다. 그는 지난 11일 오전 지역구인 대구에 내려가 개인적인 용무를 보다가, 오후에 새누리당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과 회동했다.

하지만 유 전 원내대표의 정치 세력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유 전 원내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19.2%의 지지를 얻어 여권 내 1위를 차지했지만, 보수층을 대표할 수 있는 차기 대권주자로는 아직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에서 유 전 원내대표는 중도층과 진보층에서 각각 25.3%, 29.4%를 기록하며 강세였지만, 보수층에서는 8.6%로 김무성 대표(35.5%)에 크게 뒤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가 여권 내에서 지지를 받은 게 아니라, 박 대통령에게 반감이 있는 야권 지지층과 정치적 중도층에서 지지를 얻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당 일부에선 유 전 원내대표와 생사를 같이 할 측근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새누리당 수도권의 한 의원은 "생각보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측근이 많지 않다.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도,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많지 않았다"며 "당시 상대 후보가 이주영 의원이었고, 그의 러닝메이트가 홍문종 의원이었는데, 홍문종 의원에 대한 반감으로 의원들이 유승민 의원 쪽으로 많이 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거부권 정국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 유승민 사퇴 반대를 주장한 사람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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