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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스스로 노출하고 감시 받기…'메타버스 독서실' 인기

입력 2022-06-05 18:42

카카오 '메타버스 근무제' 직원들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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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메타버스 근무제' 직원들은 반발

[앵커]

요즘 학생들은 공부하려고 굳이 도서관까지 찾아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메타버스 도서관'에 들어가면 실시간 중계를 통해 꼭 도서관에서처럼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감시도 하고, 자극도 받을 수 있다는데요. 기존 도서관보다 편한 부분도 많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비슷한 방식의 '메타버스 출근'이 직장인의 강한 반발을 산 것과는 정반대죠.

매트릭스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무거운 책을 굳이 메고 도서관이나 독서실까지 가는 공부를 하는 이유, 모두가 공부를 하는 분위기에 긴장되고 내가 뭘 하는지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집에서도 도서관처럼 집중할 방법이 생겼습니다.

메타버스에서 '같이 공부하기'가 요즘 유행입니다.

같은 책상에 자리를 잡은 뒤 카메라와 마이크를 켜놓고 각자 공부를 하는 겁니다.

[이희연/대학생 : 그냥 공부할 사람 들어오라고 해서 같이 화면 켜서 공부하는 게 저희는 일상이 돼서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지난해부터 주기적으로 같이 공부를 해온 세 사람을 같은 방법으로 만나봤습니다.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커피도 준비했어요.) 귀여워요.]

[홍성민/대학생 : 화면으로 내가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보여주면 남을 의식하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그런 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러 더 켜는 것 같고요.]

다른 데 정신이 팔리면 친구가 알아챕니다.

[이희연/대학생 : 딴짓을 하고 있으면 그게 보여요. 표정이나 눈 시선이라든가 그런 게 보이니까 공부 안 하고 있구나. '뭐해?' 다들 공부하고 있는지 한 번씩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기존 도서관보다 나은 점도 있습니다.

[이미진/대학생 : 원래 도서관에선 뭔가 볼펜 딸깍거리는 소리도 자주 내면 안 될 것 같고 한데…]

[홍성민/대학생 : 마스크를 벗고 조금 더 편한 분위기에서 할 수 있지만 그러면서도 남을 의식하면서 일을 할 수 있다. 그 장점까지 둘 다 가지고 갈 수 있어요.]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습니다.

9급공무원 등 준비하는 시험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나오는 경쟁자들의 모습은 자극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지에 따라 벌금을 내거나 상금을 받기도 합니다.

생산성을 위해 '타인의 감시'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이 직장인들에겐 부담스럽습니다.

카카오가 다음 달 부터 실행하겠다 했던 '메타버스 재택 근무제' 음성채팅 서비스에 내내 접속해있어야 한다는 게 특히 논란이 됐습니다.

저는 지금 직장 동료들과의 음성 채팅이 들리는 무선 이어폰을 끼고 있습니다.

간식을 먹으려 잠깐 마이크를 껐지만, 부장이 부르면, "네 부장."하고 바로 대답해야 해 잠깐이라도 이어폰을 빼기가 부담스럽습니다."

선택권이 없는 직장인들에겐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게 느껴집니다.

[IT 회사 직원 : 일반 직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있는 조치가 아니었나. 업무뿐 아니라 가족한테도 불편함이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카카오는 하루만에 메타버스 근무제 시행을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인턴기자 :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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