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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표·이민희 철저히 말 맞춘 듯…'몸통 자르기' 전략 닮은꼴

입력 2016-06-02 15:41

검찰 등 로비 청탁 시도 둘 다 전면 부인 유사
진술 사전 교감 가능성…혐의 입증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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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등 로비 청탁 시도 둘 다 전면 부인 유사
진술 사전 교감 가능성…혐의 입증 난항

'정운호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와 브로커 이민희(56)씨가 검찰 조사에서 같은 대응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오래전부터 친분을 쌓아 온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은 정 대표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돈의 성격이나 사용처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이 같은 두 사람의 행태는 이씨가 4개월에 걸쳐 도피생활을 하는 동안 홍 변호사와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사실상 '말 맞추기'를 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홍 변호사는 10억여원의 탈세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받은 5억원에 대해서는 정당한 변론 활동에 따른 대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브로커 이씨 역시 정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입점 로비 명목으로 9억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돈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모두 탕진했고, 실제 로비에 나서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의 향후 수사는 두 사람이 돈을 받고 실제 법조계나 정·관계 로비에 나섰는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로비 의혹을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수통'으로 이름을 알린 홍 변호사와 법조 브로커로 장기간 활동한 이씨의 입을 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검찰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이미 국민적 관심사가 된 로비 의혹을 밝히지 못할 경우 특별검사 도입은 불가피할 것이며, 검찰 수사 과정 자체가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검찰은 정 대표의 두 차례에 걸친 도박 혐의 사건을 수사했던 내부 관계자들에 대한 진상 조사를 강도 높게 진행중이다.

이미 정 대표의 100억원대 상습 도박 혐의 기소와 공판에 관여한 당시 서울중앙지검 S강력부장과 J공판부장을 불러 조사한 상태다. 이에 앞서 300억원대 도박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형사부 검사 역시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검찰은 두 사람의 계좌 추적을 통해 자금흐름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새벽 홍 변호사를 구속한 검찰은 두 사람의 심경 변화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특히 관련 진술을 아껴왔던 브로커 이씨가 홍 변호사의 구속에 따라 입을 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검찰이 홍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지난해 100억원대 해외원정도박 사건 청탁 명목으로 받아간 3억원만 문제 삼은 이유가 드러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홍 변호사는 2014~2015년 정 대표의 300억원대 해외원정 도박 사건도 변호를 했고 이 사건은 무혐의 처분까지 받았는데 당시 받은 수임료에 별 이상이 없다고 보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 대표는 2011년에도 청탁 명목으로 홍 변호사에게 2억원을 건네는 등 반복적으로 청탁을 해왔다는 점에서 검찰 판단은 의구심을 사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제 살을 깎는 심정으로 수사를 해야 신뢰 회복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수사가 '몸통 자르기'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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