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탐사플러스] 호수로 변해버린 4대강…왜 재자연화인가

입력 2014-10-28 22:18 수정 2014-10-28 23:3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우리 국토를 흐르는 동맥, 4대강입니다. 이 4대강에 16개의 보가 설치됐고, 남산의 20배에 달하는 모래가 준설된 지 올해로 3년째입니다. 당시 정부는 22조 원을 들여 이 공사를 하면서 가뭄과 홍수를 막고 수질도 깨끗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취재해 본 결과는 많이 달랐지요. 4대강 물이 가뭄 해소에 쓰인 적이 없었고, 홍수 피해는 지천에 집중되고 있었습니다. 유속이 느려져 해마다 녹조가 번성하고, 올해는 큰빗이끼벌레까지 발견돼 논란이 많았습니다. 앞으로 4대강에 들어가야 할 우리 세금은 여전히 많습니다. 저희 JTBC가 집중 보도해온 4대강 그 후, 이제 막바지로 가고 있는데요. 오늘(28일)은 재자연화 문제를 다뤄보겠습니다.

먼저 4대강 재자연화 주장이 나오는 이유, 거대한 호수가 돼 가고 있는 4대강의 현실을 이호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남한강, 고기잡이 그물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물고기는 좀처럼 올라오지 않습니다.

15년째 고기를 잡는 이원순 씨는 어획량이 보가 생기기 전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합니다.

반면 호수에 사는 외래종인 블루길과 베스는 크게 늘었습니다.

[이원순/어민 : 잡아도 팔아먹을 데가 없어서 못 잡았는데 지금은 이렇게 나오니…]

고기를 잡으려 친 그물에는 녹조가 엉겨붙어 있습니다.

녹조가 엉키면 물고기들이 그물을 눈치채고 피하기 때문에, 어획량이 줄어듭니다.

[이원순/어민 : 이렇게 다 청태야, 청태]

물살이 느려진 4대강은 호수로 변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강정보 인근입니다.

비가 안 와 수위가 낮아지자 물속에 가려있던 큰빗이끼벌레들이 드러납니다.

어른 주먹만한 것부터, 축구공만한 것까지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쌀쌀한 늦가을이 됐지만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 이게 이제 자라면 2m까지 자라는 것도 있고…]

정부는 해가 없다며 선을 긋다가 보 주변의 벌레를 수거해 소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름마다 강을 뒤덮는 녹조는 갈수록 빨리 나타나고, 또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올해 영산강은 녹조 발생 시기가 지난해보다 한 달, 낙동강은 40일이 더 빨랐습니다.

[주민 : 썩은 물에다가 녹조가 생기고, 보기 싫고…]

멸종위기종인 단양쑥부쟁이와 표범장지뱀이 서식하던 남한강의 바위늪구비 습지는 지금은 대부분이 강에 잠겨버렸습니다.

홍수를 예방하고 더러운 물질이 강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할 습지가 사라진 면적은 서울 여의도 면적의 17배 크기에 이릅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사라진 습지의 가치를 5조 8천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김경철/'습지와 새들의 친구' 국장 : 모래를 바깥으로 반출하고 습지를 조성해야 하는데요. 반출하지 않고 파낸 흙을 그대로 덮었다, 이렇게 봐야 합니다.]

유속이 느려지면서 새와 물고기는 크게 줄었고, 생태계도 바뀌었습니다.

사업 이후 서식하는 종이 급감하는 등 사후영향평가에서 문제가 발견됐지만,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전동준 연구위원/환경정책평가연구원 : 국가에서 지정 관리하고 있는 주요 법정보호종들이 예전에 비해서 개체 수가 많이 줄거나 보이지 않으면 현장에서 조치를 취해야 되는 거죠.]

공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은 것은 무엇인지, 4대강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관련기사

고장 잦은 4대강 친환경 어도…현장 가보니 무용지물 버려진 4대강 수변공원…나무 말라죽고 잡초만 무성 사람 없는 4대강 자전거길…보수공사에 혈세만 줄줄 '사라진 황금모래' 국감서 도마에…국토부, 해명 못 해 [단독] 낙동강 침몰·방치된 준설선, 수중 영상 봤더니 [단독] 마음대로 빼고 넣고…4대강 '습지 면적' 눈속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