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회사의 이사장이 수강 중인 대학의 시험을 직원에게 대신 치르게 하고 협박까지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는 JTBC 취재진에게 무려 5년간 '직장 내 갑질'로 고통을 받았다고 호소했습니다. 경찰은 문제의 이사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김민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4년, 한국안전인증원에 입사한 A씨.
이듬해부터 이사장인 김모 씨에게 부당한 지시를 받았다고 JTBC 취재진에 털어놨습니다.
김 이사장이 자신이 재학 중인 한 사이버대학교의 학과 시험을 대신 치르게 했다는 것입니다.
A씨는 거절하지 못하고, 퇴근 뒤 회사에 남아 대리 시험을 봤다고 했습니다.
이후에도 A씨는 과제를 대신 하라는 김 이사장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갑질은 5년간 이어졌고, 지난 5월부터는 폭언과 협박이 심해졌다며 통화 녹음도 제보했습니다.
[김모 씨/한국안전인증원 이사장 (지난 5월) : 내가 OO신문 데스크 출신이야. 어디다 대고 건방 떨고 있어. 기자 25년 한 사람이야. 건방 떠는 XX는 내가 다 XX버릴 거야.]
A씨는 회사를 그만두려 했지만, 그 과정도 쉽지 않았습니다.
[김모 씨/한국안전인증원 이사장 (지난 5월) : 너 퇴직금 없어. 너 검찰 가야 돼. 너네 집 압류 한 번 들어가볼까?]
A씨는 지금도 트라우마를 호소했습니다.
[갑질 피해자 : 친구들 만나도 재미도 없고, 대화 자체가 안 됐어요. 생각하는 과정조차도 힘든 상태였어요.]
취재진을 만난 김 이사장은 "학과 시험과 과제는 A씨가 자발적으로 나선 것일 뿐 강요는 결코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 "폭언은 잘못이지만 A씨가 배임에 연루돼 감정이 격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협박 등 혐의로 김 이사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