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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성훈 징계 수위 최선이었을까

입력 2015-09-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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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성훈 징계 수위 최선이었을까

LG가 또다시 음주 운전 논란에 휩싸였다.

LG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5)이 음주 운전 적발 뒤 과태료 부과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LG는 구단 자체 징계(벌금 1000만원)을 내렸으나 지난 6월 음주 운전으로 3개월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원 징계를 받은 불펜 투수 정찬헌(25)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정성훈은 출장 정지 징계는 없기 때문이다. KBO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후 징계 가능성을 검토할 것이다"고 했다.

정성훈의 음주 운전 적발 소식은 15일 전해졌다. 사건은 한 달 전인 8월 10일 오전 7시께 서울시 송파구 소재 자신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가 적발됐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경찰이 측정한 혈중 알코올농도는 0.126%로 알려졌다. 정성훈은 대리운전으로 아파트로 온 뒤 기사를 보내고 주차할 곳을 찾던 중 발각됐다고 해명했다. 당시 이 사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고, 정성훈은 다음 날인 8월 11일 잠실 삼성전에 출전했다. 선수가 구단에 보고하지 않았거나, 구단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성훈은 일요일 야간경기를 마치고 지인과 월요일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이다.

LG는 15일 오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구단에 따르면 정성훈은 '아파트 주차장은 도로교통법 대상이 아니라 면허정지 혹은 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경미한 일로 생각해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정성훈은 경찰에 과태료 처분만 받았다.

선수가 침묵했기 때문에 구단이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선수 관리에 미흡함이 드러났을 뿐 아니라 올 시즌에만 두 차례 선수의 음주 운전으로 구설수에 오른 LG도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결국 팀 기강을 다지는 차원에서 벌금 1000만 원 중징계를 내렸다. 이 부분에서는 구단의 단호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정찬헌과의 징계 수위가 크게 차이가 난다. 정찬헌은 벌금 1000만원과 함께 구단 자체 징계로 3개월 출장 정지를 받았다. 반면 정성훈은 출장 정지가 없다. 구단 관계자는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냈던 정찬헌과는 다른 문제로 보고 있다. 사고의 경중에 차이가 있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했다면 '성적을 위해 형평성에 어긋난 징계를 했다'는 논란이 더욱 커졌을 것이다. 그러나 LG는 15일 현재 8위 SK와 4경기가 차이가 난다. 순위는 거의 9위로 고정된 상태다. 9월 들어 11경기에서 타율 0.194에 그치고 있는 정성훈을 비난을 감수하면서 감싸안았다고 보기도 애매하다. 구단도 나름대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황 여부를 떠나 음주 운전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주차장에서 그의 운전에 위협을 느낀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사건이 접수됐다. 음주 운전의 위험성, 일벌백계를 떠나 관련 법 적용을 기준으로 경중을 판단해 내린 구단의 자체 징계가 비난을 받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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