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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바쁘다 바빠"…직장인 '점심시간 소개팅' 인기

입력 2013-03-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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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바빠서 서로 저녁시간 맞추기 힘들잖아요. 그래서 점심에 가볍게 만나는거죠. 어차피 소개팅은 첫인상에서 모든게 결정되니까요."

직장인 백모(31)씨는 지난 8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울 강남에서 소개팅을 했다. 그는 영업사원인 탓에 평소 저녁 약속이 끊이질 않기 때문이다.

백씨는 '점심시간 소개팅'만 이번이 세 번째였다. 앞선 두 번의 소개팅에서는 모두 밥만 먹은 뒤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가능한 이같은 소개팅을 계속할 생각이다. 하루하루 빠듯하게 살아가는 그에게 점심시간 소개팅은 자신에게 꼭 맞는 소개팅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백씨는 "저녁에 소개팅을 해도 서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간단히 밥을 먹거나 차만 마시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시간 때가 밤에서 낮으로 바뀌었을 뿐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저녁에 소개팅을 하면 남성이 무엇을 할지 데이트 코스 계획을 미리 짜야한다"며 "점심 때 소개팅을 하면 그런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어 좋다"고 귀띔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한 소개팅이 유행하고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남녀가 만나는 소개팅에도 '효율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은 서로 시간과 돈에 있어서 '부담이 없다'는 것이 이같은 소개팅의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점심시간 소개팅을 했다는 전모(33)씨는 "소개팅 격언 중에 '10번 만나야 1번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난다'는 말이 있다"며 "여러모로 부담이 없는 만큼 이상형의 이성을 만날 때까지 소개팅을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씨는 "사람이 이성에게 한 눈에 반하는 시간은 3초로 알고 있다"며 "보통 소개팅에서도 10분 정도면 어느 정도 마음이 정해지기 때문에 점심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만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모(29·여)씨는 "예전 한 소개팅에서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주선자 입장을 생각해 2시간 동안 억지로 저녁을 먹었던 경험이 있다"며 "점심시간을 이용하면 마음의 들지 않는 상대라도 '언제 자리에서 일어서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소개팅의 성패는 사실상 첫인상이 결정하는 만큼 '1시간'의 점심시간은 결코 짧은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점심시간 소개팅을 전문적으로 소개해주는 '소셜데이팅' 업체도 등장했다. 이 업체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낮 12시30분 회원가입을 한 사용자에게 운명의 상대를 소개시켜준다.

이같은 점심시간 소개팅에 대해 전문가는 숨 가쁘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새로운 생존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교수는 "과거 낮에 빵집에서 미팅하던 학생들을 돌이켜보면 완전히 새로운 형식의 만남은 아니다"면서도 "바쁘게 사는 직장인들이 내놓은 자구책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 교수는 "아무리 짧은 시간동안의 만남이라도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닐 것"이라며 "그런 뜻에서 새로운 트렌드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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