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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빨리 찾아온 4대강 불청객 '녹조'…현장에 가보니

입력 2015-06-2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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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관리를 한다던 4대강 사업 이후에도 가뭄에 효과는 없다는 내용 보셨고, 그럼 강물 안은 어떨까요? 지난해보다 더 빠르게 녹조가 시작됐습니다. 이 소식은 밀착카메라고 보시겠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녹조 현상이 예년보다 빨리 나타나면서 지난 16일 이곳 달성보를 비롯한 4개보에서 약 500만 톤가량의 물이 방류됐는데요.

꼭 3일이 지난 지금 녹조가 얼마나 제거됐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초록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한 물줄기, 바로 낙동강입니다.

녹조 제거를 위해 물을 방류한 강정고령보부터 물줄기를 따라가봤습니다.

낙동강 본류와 지천의 합수지점입니다.

강 주변까지 녹조가 가득 끼어있는데요. 녹조를 떠서 손으로 비벼보니깐 녹조 알갱이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녹조는 본류에서 지천으로도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물 흐름이 없는 곳은 녹조가 더 심각합니다. 취재진은 좀 더 가까이에서 강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여기는 달성보로부터 약 2km 떨어진 지점입니다. 근처에 배수장이 있기 때문에 물 흐름이 없이 녹조로 가득차 있는데요.

강물 안으로 들어가 녹조를 흰 장갑으로 만져봤습니다. 물 표면을 잠깐 훔쳤는데 금세 녹조가 잔뜩 묻어나는데요. 냄새를 맡아보니 비릿한 하수구 냄새가 납니다.

[정수근 사무처장/대구환경운동연합 : 녹조가 엉겨가지고 강물 표면에 뒤덮여 있는 상황입니다. (심해지면) 마치 코팅해 놓은 것처럼 곤죽 상태가 돼서 잘 움직이지도 않습니다.]

강물 속을 촬영해보니, 녹조로 한치 앞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낙동강 물은 4대강 사업 후 '녹조라떼'로 불립니다.

녹조 발생 시기는 지난 해보다도 보름 앞당겨졌습니다.

[정수근 사무처장/대구환경운동연합 : 한 7~8월쯤 나타나는 모습이 6월 중순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4대강 사업 전에는 이렇게 녹조현상이 중류에 심하게 나타난 적은 없습니다.]

합천보 상류지점입니다.

제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시중에서 파는 녹차라떼인데요. 강물을 펐을 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실제로 어느 게 녹차라떼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강물 색이 녹색빛을 띠고 있습니다.

녹조 때문에 애가 타는 건 무엇보다 어민들입니다.

[이영식/낙동강 어민 : 물 색깔이 달라요. 녹조가 생기면 아무래도 고기 폐사가 많으니깐 (4대강 사업 전과는) 차이가 많지요.]

[우춘희/낙동강 어민 : 4대강 하기 전에는 있잖아요. 고기가 많이 잡혔어요. (4대강 이후로) 고기가 조금이나 나오는 게 전부 죽어 나오니깐 지금.]

참다 못한 어민들 100여 명은 수문을 열어달라며 선상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수자원공사는 녹조를 없애기 위해 녹조 제거선도 띄웠습니다.

[녹조제거선 관계자 : 요새는 이제 좀 날이 덥다보니깐 비도 안 오고, (녹조 거둬내면) 5~6포대 정도입니다.]

저는 지금 녹조제거선 위에 타 있습니다.

하루에도 두 번씩 녹조를 제거한다고 하는데요. 제가 뜰채로 떠보니 한번에 들기 어려울 정도로 녹색 조류가 올라옵니다.

낙동강 수변부에는 녹색 조류가 녹조와 함께 뒤엉켜 있습니다. 이렇게 제거해도 하루가 지나면 또 같은 양이 쌓인다고 합니다.

[녹조제거선 관계자 : 매일 수거를 해도 같은 양을 작업하고요. 그 다음 날 작업을 해도 그 정도 양을 또 작업하게 됩니다.]

녹조 제거에 애를 쓰는 건 녹조인 남조류가 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며 만든 4대강의 16개의 보.

하지만 당초 예상했던 가뭄과 홍수 대비 효과는 여전히 논란이 가운데 낙동강은 오늘도 녹조로 시름을 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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