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핑(Jumping), 점핑!"
아이돌 그룹 크레용팝의 히트곡 '빠빠빠'에 맞춰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뛰어올랐다. 넥타이가 펄럭였다. '지지율 점프' 안무에 맞춰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도 함께 뛰었다. 김 후보는 "지금부터 대법관, 감사원장, 총리였다는 사실은 전부 잊겠다"고 했다.
24일 오전 김 후보의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개소식에서다. 이 자리에는 당내 경선 경쟁자인 정몽준, 이혜훈 후보를 비롯해 관계자 400여명이 참석했다. 새누리당 의원 10여명도 함께 자리했다.
연일 신경전을 펼치던 후보들도 이날 만큼은 '아름다운 경선'을 외치며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 대해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김 후보는 "진짜 박 시장 같은 분은 물러나고, 새누리당이 접수하고 그 가운데서 제가 시장이 된다면 안전하고 편리한 서울,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서울, 상하이·도쿄·런던·싱가포르와 경쟁하는 국제경쟁력을 가진 서울로 만들고 싶다"며 "우리 새누리당이 서울시장을 탈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박 시장은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는 시장"이라며 "김 후보, 이 후보와 함께 힘을 합쳐 아름다운 경선, 본선에서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경선을 만들기 위해 뱀처럼 지혜롭게, 사자처럼 늠름하게 함께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적진을 부술 삼각편대의 출격준비가 마무리 된 것 같다"며 "셋이 완전히 적진을 처부수고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세 후보는 김 후보가 준비한 꽃다발을 쥐고 만세를 외쳤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난 행사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지만, 보다 효과적인 이미지 구축을 위한 후보 간 기싸움이 치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서울 시민과의 대화' 순서에서 김 후보는 실무자로부터 뒤늦게 펜과 수첩을 건네받아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받아적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는 '소통의 총리'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김 후보는 준비한 홍보영상에 "위기의 서울을 경영하는 길은 기업을 경영하는 길과는 다르다"는 문구를 넣어 기업인 출신인 정 후보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를 지켜본 이 후보는 자신의 오른쪽에 자리한 정 후보에게 "기업을 경영하는 길과는 다르다네요"라며 귓속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왼쪽에 앉은 김 후보의 부인 차성은씨와는 인사 외에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김 후보의 나이를 지적하며 '누가 더 젊은 이미지인가'를 놓고 대립각을 세워 온 정 후보는 이날 정장 자켓을 걸쳤지만 '노타이'에 청바지, 로퍼 차림으로 등장해 정장을 갖춰입은 김 후보와 대비되는 모습을 연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