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장 조용한 올림픽 종목인 양궁을 가장 요란하고 유쾌하게 만든 김제덕 선수 얘기도 들어봤습니다. 마지막 화살을 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양궁처럼 힘든 분들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위로까지 전했습니다.
역시 온누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도쿄올림픽에서 김제덕은 숨죽이는 순간순간을 다시 보고 싶은 명장면으로 빚어냈습니다.
혼성 전 10점에 들어갔던 화살은 안산이 다시 맞혀 이른바 '로빈후드' 화살로 불렸는데 IOC 박물관에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김제덕/양궁 국가대표 : 올림픽에서 처음이고 제가 이 때 동안, 8년 7년 동안 시합을 나가면서 로빈후드 애로우는 또 처음입니다.]
남자 양궁 금메달의 최대 고비였던 4강 한일전, 연장전 같은 슛오프에선 과녁 정중앙에 가장 가까운 10점을 쏘아 시상대 가장 맨 위에 설 수 있었습니다.
[김제덕/양궁 국가대표 : (그때가) 제일 긴장되고 부담스럽기도 하고, 제일 신중했다.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자신 있던 슈팅만 하자' 했는데, 그것도 운이 따라줬던 것 같습니다.]
양궁은 가장 조용한 스포츠라 불리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시끄러운 종목으로 만든 것도 김제덕입니다.
[파이팅!]
긴장을 이기려 불어넣은 한 마디는 김제덕하면 떠오르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김제덕/양궁 국가대표 : 방방 튀는 성격이어서, 차분해지기보다는 파이팅 크게 외치면서 그 경기 흐름을 즐기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김제덕의 첫 올림픽은 또다른 즐거움들로도 채워졌습니다.
동갑내기 신유빈을 응원하고,
[김제덕/양궁 국가대표 : 동갑이기도 하고, 계속 선수촌 들어와서 계속 응원하면서 보고 있습니다.]
축구에서 나온 화살 세리머니엔 고마움도 전했습니다.
[김제덕/양궁 국가대표 : 감동이었습니다. 황의조 선수, 대한민국의 골을 넣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전에서 일찍 떨어졌지만 김제덕은 스스로에게 만점을 줬습니다.
[김제덕/양궁 국가대표 : (제 이번 대회 점수는) 100점입니다. 후련하고 후회 없이 쐈다고 생각이 듭니다.]
열일곱 어린 나이, 그러나 대견하게 지금 힘들고 흔들리는 사람들을 향한 위로도 건넸습니다.
[김제덕/양궁 국가대표 : 양궁 같은 경우에는 마지막 화살 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주시고 끝날 때까지 파이팅 응원하면서 파이팅해주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