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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열대어 '구피천', '유기 토끼 공원'을 아시나요

입력 2018-06-19 21:49 수정 2018-06-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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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피천', '유기토끼 공원' 들어보셨나요. 관상용으로 기르던 열대어 '구피'와 애완용으로 키우던 '토끼'를 사람들이 도심 공원에, 개천에 버리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버려진 동물들에게도 비극이고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외래종 열대어인 구피가 집단 서식을 한다고 해서 일명 '구피천'이라고 불리는 경기도의 한 하천입니다.

주말을 맞아 구피를 함께 잡아보려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북적입니다.

[남경동/경기 성남시 여수동 : 집에 어항이 작은 게 있는데, 아이들이 고기 키우는 걸 좋아해서 이렇게 잡아서 열심히 키우려고요.]

어항에서만 보던 구피가 잡히는 것을 신기해합니다.

[무지개 색깔인데. 빨라. 애들이 엄청 빨라.]

집집마다 들고온 물고기 통이 금세 가득 찹니다.

제가 전문 도구를 가져오지 않았는데도 형형색색의 구피를 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 물속 상황은 어떤지 수중카메라를 넣어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다 큰 구피는 물론이고 작은 새끼들까지 몰려다닙니다.

구피는 남미에서 주로 서식하는 열대어.

겨울에 2도까지 떨어지는 우리 하천에서는 겨울을 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키우던 구피를 버리면서, 하천에서 번식한 것입니다.

인근 공장에서 나오는 온폐수로 하천물이 따뜻하게 유지돼 겨울도 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근 주민 : 저기가 왜 김이 나오지 하고 가봤는데 거기 물이 따뜻하더라고요. 겨울에도. 그래서 보니까 구피가 있는 게 보였어요.]

환경부는 구피가 생태 교란종은 아니지만 가정집 열대어를 풀어놓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우려합니다.

실제 지난 2015년 강원 횡성군의 한 저수지에는 관상용으로 수입된 것으로 보이는 식인물고기 '피라니아'와 '레드파쿠'가 발견됐습니다.

결국 저수지 물을 모두 빼서 포획해야 했습니다.

서울의 한 공원에는 유기된 토끼가 문제입니다.

공원 곳곳에 이렇게 토끼를 보호해달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습니다.

구청에서 풀어놓은 것은 아니고 가정에서 키우던 걸 누군가가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토끼가 워낙에 번식력이 좋다 보니 공원 곳곳에 저렇게 40여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산책길에도 토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많아. 저 지역에 한 30마리 돼.]

심지어 이 공원이 유기 토끼 공원으로 알려지면서 새로운 토끼들도 계속해서 유기되고 있습니다.

[공원 봉사자 : 키우다가 싫증이 난다든가 사정이 있을 거 아니야. 애들하고 살고 아파트고 또 이러면.]

애완용으로 기르던 토끼들이 번식해, 겉보기에도 색들이 다양합니다.

공원은 고양이 등 천적이 많아 토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시민들과 토끼를 관리하는 사람들 간에 갈등도 벌어집니다.

[공원 봉사자 : 개를 끌고 와서 목줄을 풀어놓으니까 이 토끼를 물어요.]

호주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야생 토끼를 막기 위해 대륙을 가로지르는 3000여km의 울타리가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집에서 살던 애완동물이 밖에 버려지면 그것 자체로 큰 공포일 것입니다.

다양한 개체들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요.

단순한 변심이 동물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인턴기자 :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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