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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와 같은 무대에"…한국에 온 난민 소년의 '꿈'

입력 2017-10-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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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쟁과 박해로 집을 잃고 떠도는 난민들. 한 곳에 정착을 했더라도 타국에서의 삶, 특히 아이들의 삶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난민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지원은 부족하고 앞날도 불투명합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그리는 건 여느 어린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박창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소년은 지금 특별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랫동안 마음 속에 그리던 꿈에 오늘(14일) 한걸음 다가갑니다.

이 리포트는 그 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쟁과 박해로 떠도는 난민 어린이 전 세계 860만 명]

[이 가운데 350만명은 한 번도 학교에 못 가봤고 대부분 방임 학대 노동착취에 시달립니다]

[축구 선수 꿈꾸는 난민 소년 아유브]

공을 잡고 도는 동작은 성인 선수 못지 않습니다.

몰던 공에 탄력을 붙인 뒤 강하게 슛을 날립니다.

프로 선수가 보여주는 동작을 유심히 바라보고 곧잘 흉내도 냅니다.

아유브는 꼭 닮고 싶은 우상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 축구 선수 호날두.

그래서 골 세리머니도 등에 새긴 번호도 호날두와 같습니다.

매일 밤 언젠가 같은 무대에 서는 꿈을 꿉니다.

오늘(14일) 아유브는 한 프로구단 훈련장에서 일일 교육을 받습니다.

선수들 유니폼을 입고 좋은 축구화도 처음 신었습니다.

직업 선수들과 함께 뛰고 감독에게 직접 기술을 배웁니다.

자주 오지 않을 기회입니다.

아유브의 고향은 리비아입니다. 3살 때 한국에 왔습니다.

기억 속 리비아는 아련하고 따뜻했습니다. 파란 바다에서 아빠와 자주 물놀이했고, 그때 아이는 많이 웃었습니다.

내전은 모든 걸 바꿔놨습니다. 정부군과 IS, 카다피 잔당들은 뒤섞여 싸웠습니다.

아유브 가족은 매일 '넌 누구 편이냐'는 질문 앞에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갔습니다.

부모는 아들을 데리고 무작정 집을 떠났고, 기약 없는 떠돌이 생활 끝에 한국까지 왔습니다.

착하고 순한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는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축구 선수 꿈을 이뤄주고 싶지만 매일 생활을 이어가는 것조차 위태롭습니다.

수입은 적고 그나마 불안정합니다.

[파티마 / 아유브 엄마 : 그래도 아유브는 착한 아이예요. 항상 웃어요. 난 아들을 믿어요.]

소년이 가진 건 딱 두 가지. 희망과 축구에 대한 열정입니다.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서정원 / 수원삼성 감독 : 기본기와 공 가지고 노는 감들이 상당히 소질이 있어 보이고요.]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아이들은 꿈꿀 자격이 있습니다.

[저 자신있어요. 호날두처럼 될 거예요. 잘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한국에 온 난민은 2만 1983명, 그 중 631명만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아이들 대부분은 희망을 품을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준수·김충현, 영상취재 : 공영수·김준수, 영상편집 :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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