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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3개의 섬'…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입력 2016-08-0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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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경상북도의 내륙, 성주는 언제부터인가 섬이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던진 '외지인' 프레임 탓이었을까. 사람들은 조금 움츠러들었고 여름의 시작을 뜨겁게 달궜던 사드배치 문제는 어느새 성주. 그곳 한 지역만의 문제가 되어버린 듯합니다.

매일 밤 촛불 문화제가 열리고. 주민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그 주변에 쳐진 깊은 도랑 탓일까. 그들의 목소리는 섬의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를 버리지 않겠다"

세월호 특조위원장은 광화문 천막 안에서 단식으로 무더운 여름의 중심을 통과했습니다.

어느새 잊혀져가는 그 죽음들… 위원장은 아직 인양조차 하지 못한 세월호의 특조위 기간 연장을 요구하며 7일 간의 단식을 했지만…

광화문의 그 천막은. 마치 섬처럼. 항상 그곳에 있었던 풍경처럼. 잊혀져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섬이 있습니다. "정의와 기억" 잊지 않기 위해. 시민들이 만든 단체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오늘도 전해드린 것처럼, 다시 극우 정치인들이 득세하고 있고, 그래서 소녀상과 10억 엔이 또다시 같은 등가의 선 상에서 운위될 때… 국가는 "화해와 치유"라는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어 불가역으로 잊어야 할 것을 말할 때…

소녀들은 오늘도 잊지 않기 위해 뜨거운 한낮. 거리에 나섰습니다.

화해와 치유, 정의와 기억… 그 향기로운 단어들이 섬처럼 서로 마주서서 각기 다른 곳을 바라보는 생경한 풍경.

사람들은 무더위로 지쳐갑니다. 분주한 걸음으로 거리를 지나치고 쉼을 얻고자 떠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여름. 단지 섬으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섬들이 있습니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김승희 시인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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