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가습기 살균제' 여전한 책임 떠넘기기…뒤늦은 수사

입력 2016-03-24 09:3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렇게 피해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를 개발한 회사와 이를 판매한 회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결국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000년에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입니다.

인체에 안전한 성분을 사용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연간 60만병씩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자 다른 기업들도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옥시 레킷벤키져 등 생활용품업체에 이어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마트들도 PB상품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옥시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2011년 판매가 중단될 때까지 400만병 이상 팔렸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살균제 원료로 사용한 '스카이바이오 1125'라는 물질입니다.

해당 물질의 성분과 취급 방법을 소개한 자료에 따르면 애초 '공업용 항균제'로 개발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이 제품을 마시거나 흡입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도 명시돼 있습니다.

공업용으로 개발된 원료에 다량의 물이 섞이며 가습기 살균제로 바뀐 겁니다.

원료를 개발한 SK케미칼은 제조사 측에 해당 물질의 유해성을 알렸다는 입장입니다.

취재진은 2000년대 초반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업체를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 대답할 게 없어요.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얘기할 거 없습니다. 가세요.]

옥시 등에 살균제를 납품한 한 제조업체는 원료의 위험성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판매사에게 책임을 떠넘깁니다.

[제조업체 관계자 : 원재료라든지 그런 것들은 다 거기 (판매사)에서 유해성분이라든지 다 검사하고 넘긴 것이니까요.]

위험성을 사전에 알렸다는 개발사, 그리고 이를 전달받지 못했다는 제조업체와 판매업체.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검찰은 해당 원료의 위험성을 밝힌 자료가 제조업체나 판매업체에 제대로 전달됐는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또 옥시 등 판매사들에 대해선 제품을 출시하기 전 유해성 검증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방침입니다.

피해자들은 위해성이 알려진 지 5년이 지나서야 재개된 수사가 그나마 마지막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강찬호 대표/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모임 : 늦었다 하더라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검찰 수사에 기댈 수밖에 없는 거고요. 수사가 지연된 것에 대해서는 사실 이해할 수 없는 거죠.]

관련기사

"가습기살균제 사망 8명 더 있다"…사망자 총 226명 '가습기 살균제 사망' 전담팀 구성…뒤늦은 수사, 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홈플러스 전·현직 임원 '추가고발'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 '민사합의 종용?'…소멸시효안내문 발송 '논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