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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한국당 홍준표 체제 출범…보수 적통 경쟁 시작

입력 2017-07-04 18:12 수정 2017-07-0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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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이 '홍준표 체제'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바른정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이 시작됐다고 볼 수가 있겠죠.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은 제보 조작 사건으로 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야당 발제에서 혼돈에 빠진 야권 상황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홍준표 대표는 현충원 참배로 첫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방명록에 뭐라고 적었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자, '즐풍목우'였습니다. '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몸을 씼는다' 이런 의미인데요. 그러니까 "야당 하기 힘들다" 이런 뜻을 에둘러 표현할 걸로 해석이 되죠. 그런데 어제(3일) 당 대표 당선 직후에 했던 말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야당도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권력이 공유 시대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야당과 하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자, 그런데, 지금 자유한국당 상황을 보면 마냥 즐거울 수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가장 최근의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보면 자유한국당의 당 지지율이 7%로 정의당과 같았습니다. 심지어 홍 대표가 '기생정당'이라고 무시했던 바른정당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홍 대표는 이런 위기 상황을 새로 선출된 최고위원들과 함께 돌파해야 합니다. 오늘 첫 번째 최고위원회의가 열렸는데요, 특히 '친홍' 인사로 통하는 이 두 사람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새 지도부의 탄생은 혁신의 시작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당원이 주인이며 당원이 바로 자유한국당의 힘입니다.]

[이철우/자유한국당 최고위원 : '절대 싸우지 마라' 이게 절체절명의 명령인 것 같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 싸우지 말라고 했는데…우리는 싸우면서 건설하겠습니다.]

자, 그런데 이번에 최고위원이 된 '친홍' 2인방은 홍 대표만큼이나, 강성 이미지로 알려져 있죠. 지도부가 지나치게 강성 일변도가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옵니다. 두 사람의 과거 발언 때문에, 그런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철우/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지난달 19일) : 다음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선거까지 안 갈 것도 같아요, 지금. 그렇죠, 여러분? (네.) 오래 못 갈 것 같아요.]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영상출처 류여해 페이스북 / 지난달 28일 ) : 저 좌빨들이 난리치는 걸 보니까요. 저는 절대 용서 못 해요. 어디 삐리삐리들이 나와가지고 좌빨을 하고 싸우겠다는 그런 씨알도 안 먹히는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하고 있데요? 싸우려면요, 전투력이 최고여야 되고 뭐 미모도 좀 돼야 하지 않을까요?]

심지어 류 최고위원에게는 새로운 별명까지 생겼는데요, 차마 제 입으로 얘기하기에는 너무 조심스러워서 직접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류여해/자유한국당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별명이 여자 홍준표시라면서요?) 아휴, 처음 들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여자인데 비교를 이렇게 여자 홍준표라고 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예쁜 별명을 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류 최고위원도 '여자 홍준표'는 사양하겠다고 합니다. 자, 다시, '진짜 홍준표' 대표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홍 대표는 다른 야당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전략을 택한 것 같습니다. 오늘이 취임 첫날인데요, 여당인 민주당 추미애 대표만 예방하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일정조차 잡지 않았습니다.

홍 대표는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흡수될 정당",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에서 떨어져 나온 기생정당"이라며 노골적으로 무시해왔죠. 야당 예방 일정을 아예 잡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홍 대표가 '양당 구조' 재편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야당을 무시하고 있다고 분석힐 수 있는거죠. 특히 보수 적통 경쟁을 하는 바른정당을 향해서는 "곧 흡수된다"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과의 정면 승부를 선언한 상태입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표 (어제) : 바른정당 문제도 어차피 지방선거 가기 전까지는 흡수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혜훈/바른정당 대표 (지난달 26일) : 홍준표 전 지사의 국민들 모두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막말과 막장 정치에 대해서는 저희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자, 그런데, 어쩌면 두 보수 야당보다 더 답답한 곳이, 바로 국민의당입니다. 제보 조작 사건으로, 당 지지율이 최하위로 추락했죠. 한 시사 주간지의 표지에 요즘 상황이 잘 압축된 것 같습니다. 안철수, 철수의 시간. 안철수 전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는 가운데, 어쩌면 당 전체가 철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팽배해 있습니다.

자, 지금 국회는 여성가족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불참했지만, 일부 추경안 심사도 시작됐습니다. 야권이 혼돈에 빠진 가운데, 국회가 위태롭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자,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철문으로 만든 얼굴들 - 박상순

여기, 철문으로 만든 얼굴이 있다
철문을 뜯어서 만든 얼굴이 있다
(…)
무거운 철문을 뜯어서 만든, 무거운,
딱딱한, 차가운, 너무 무거운,
여기, 철문으로 만든 얼굴들이 쌓여 있다

박상순 시인의 '철문으로 만든 얼굴들'입니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자기 통찰'을 모르는 '철판 얼굴'이 유난히 많습니다. 특히 야권에 통렬한 '자기 반성'이 부족한 정치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너진 보수 정치에 대해,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 아직도 국민들은 제대로 된 반성문을 받아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자유한국당 '홍준표 체제' 출범 … 혼돈의 정치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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