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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오세훈, 부동산·도시개발에 방점…총론보다 각론 싸움

입력 2021-04-07 19:09

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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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박준우 박장 집중 발제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중심으로 자세히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자]

서울에 사시는 여정회 가족분들은 우편으로 선거 공보물 받아보셨을 겁니다. 이번 서울시장 후보 12명이나 되죠. 꽤나 두툼한 공보물 봉투를 받으셨을 텐데요. 사실 꼼꼼히 살펴보신 분들은 많지 않으실 겁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 읽어드리려고 합니다. 선거 공보물에는 후보들의 핵심 공약이 정리돼있는데요. 공보물에 실린 공약은 선거가 끝나도 당선된 후보자가 공약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평가할 때 요긴하게 쓰입니다. 선거법상 공보물은 정해진 사이즈 내에서 최대 12페이지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요. 한 장짜리 명함 크기부터 팸플릿형 책자까지 다양한 형태였습니다. 12명 가운데 12페이지를 꽉꽉 채운 후보는 단 2명이었는데요. 기호 1번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2번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였습니다. 두 후보 모두 컬러 용지에 책자형 공보물을 제작했는데요. 두 후보의 공보물 위주로 살펴볼까 합니다.

두 후보 모두 주요 공약은 부동산과 도시개발 분야에 집중됐는데요. 먼저 #부동산부터 살펴보죠. 박영선 후보는 '대전환'을 오세훈 후보는 '대개조'를 앞세웠습니다. 둘 다 주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부동산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었죠.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먼저 주거 대전환입니다. 주거 대전환은 평당 1000만원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습니다. 그래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앞당깁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마지막으로 강남북 균형 발전입니다. 서울시장 최대의 책무인데요. 첫째는 주거입니다. 재개발은 주로 강북이 중요하죠. 그래서 용적률·높이 규제 해소해서 완화하겠고요.]

장기임대주택을 지금보다 더 늘리겠다는 점도 두 후보가 같은데요. 이렇게 두 후보가 나란히 비슷한 공약을 내놓게 된 이유가 뭘까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저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박영선이 시장이 되면 부동산 정책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현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투기 수요 억제 위주로 정책을 펼쳤죠. 하지만 박 후보는 현 정부와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박 후보는 국공유지·시유지 등에 토지를 임대하는 조건으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인데요. 평당 1000만 원대의 '반값 아파트'를 5년 동안 30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오세훈 후보는 6만 가구 더 많죠. 5년 동안 3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두 후보가 엇갈리는 건 주택 공급의 주체가 누구냐입니다. 공공 주도냐 민간 주도냐의 차이죠. 박 후보는 노후 임대주택 단지 등 공공이 갖고 있는 땅을 공공 주도로 재개발하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반면 오 후보는 민간 주도로 재개발·재건축을 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죠. 물론 박영선 후보도 35층 층수 규제 등을 풀겠다고는 했지만요. 오 후보는 훨씬 적극적입니다. 스피드 주택공급을 내세우며 취임 일주일 안에 상당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도 말했었죠.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어디까지 풉니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는 폐기합니까? ]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폐기할 순 없죠. 그 부분은. (아, 계속해서 환수합니까?) 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이렇게 여쭤볼게요. 그 다음에 안전진단은 지금부터 쉽게 합니까?]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안전진단도 규제가 되는 부분을 조금 완화할 필요는 있겠죠. 그러나 안전과 관련된 부분을 너무 풀어버리면 또 사고로 이어집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그런데 어떻게 임대주택 30년 된 걸 다 부수겠다고 그러십니까? 지금 40년, 50년 된 것도 안전진단 때문에 안 해주고 있는데 30년 된 거 다 허물고 새로 지어서 토지임대부 30만 가구 공급을 하신다면서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네, 그건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모순된 말씀을 하시는 거고요.)]

다음으로 #도시개발입니다. '둘 중 누가 되더라도 서울시는 공사판'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죠. 두 후보 모두 토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먼저 박영선 후보의 대표 공약은 '21분 콤팩트 도시'인데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JTBC '정치부회의' / 2월 3일) : 21분 안에 내 삶의 모든 것이 해결되는. 출퇴근도 해결되고 통학도 해결되고 맛있는 빵집도 21분 안에 있고 병원도 있고 산책할 곳도 있고 이러면 굉장히 좀 삶이 행복해질 거 같지 않습니까?]

박 후보는 서울을 21개 클러스터로 나누겠다고 했는데요. 이른바 21개 다핵 도시 구상입니다. 한 클러스터마다 21분 안에 일과 복지, 그리고 여가가 가능하도록 서울을 재편하겠다는 뜻인데요. 대규모 건설 사업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공약입니다. 박 후보가 21분 도시를 내세우며 예시로 든 게 바로 수직정원인데요. 국회의사당에서 동여의도로 향하는 도로를 지하화하고 대신 지상에 넓은 공원과 수직정원 형태의 '스마트팜'을 만들겠단 구상을 제시했죠. 오 후보가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았던 공약 중 하나입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이게 지금 중국의 성도라는 데 지은 아파트인데요. 이 아파트에 입주율이 지금 1%입니다. 완판 됐었는데 지금 10가구가 살아요. 800가구 중에.]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그것은 그 잘못 지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습니까?) 실패한 것만 딱 그것이 실패한 케이스로 하나 나오는데.]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여름에 모기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거기 모기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숲에는 엄청나게 많은 (모기 있을 수 있죠. 모기 있을 수 있지만.) 아니, 여름에 모기가 없나요? 숲이 이렇게 있으면.]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그러면 모기가 무서워서 숲을 다 벱니까? 그건 굉장히 오세훈 후보답지 않은 조금 유치한 비유를 하고 계시는데.]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달 29일) : 제가 한번 여쭤볼게요. 이 공약 철회하실 생각 없으세요?]

오세훈 후보도 멈춰버린 서울에 숨을 다시 불어넣겠다며 대규모 개발 공약을 많이 내놨죠. 박 후보 만큼이나 블록버스터급인데요.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어제) : 창동 차량기지는 생각보다 굉장히 넓고 큽니다. 여기에 집어넣어야 될 게 참 많습니다. 여름에는 더위를 느끼지 않고 겨울에는 추위를 느끼지 않고 아이들과 같이 걸으면서 생활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생활공간, 쇼핑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워낙 넓기 때문에 그 위에 저기 고척 돔처럼 야구도 하고 그리고 케이팝 공연도 하고…]

서울 동북권의 5만4000평,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는 곳이죠. 바로 창동 차량기지입니다. 오 후보는 차량 기지 지하에는 복합쇼핑시설이, 그 위에는 돔 구장을 짓겠다는 안을 내놨습니다. 창동 차량기지에 집과 직장이 결합된 직주일체형 빌딩을 짓겠다는 박영선 후보와 정면 충돌하기도 했었죠.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창동 차량기지에 또 집어넣겠다고 하셨어요. 여기에 아파트 지을 겁니까?]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창동 차량기지는 노원구 주민들이 베드타운 때문에 굉장히 예민하게 생각해서 (그 지역 국회의원 두 분이 반대하시잖아요.) 제가 설명하는 것은 뭐냐면 요즘은 청년들이 직주일체형 아파트 가보셨습니까? 직장과 주거가 동시에 있는 (그렇게 있으면 좋죠.) 그거를 설명하는 겁니다. 그거를 설명하는 거지 거기에 무슨 아파트를 짓겠다, 이런 건 아니고…]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아, 아파트 짓는 거 아니에요? (예 그렇습니다.) 토지 임대부 분양도 거기다가도 하겠다고 약속하시지 않으셨나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그것이 직주일체형입니다. 그니까 그건 잘못 아신 거예요. 어떤 상업시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비즈니스 타운도 집어넣고, 오피스도 집어넣고 (비즈니스 타운이 그게 누가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일 중요한 것은, 거기 인기 좋을 거 같아요. (아니 누가, 그게 계획이 있으세요?) 제가 계획 세운 것은 하남 스타필드와 같은 쇼핑 공간, 그 위에 고척돔과 같은 돔을 올리는 것도 과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하고요.]

마지막으로 도시개발이라고 하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공약이죠. #교통 분야를 살펴보면요. 둘 다 핵심은 지하화입니다. 박 후보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오 후보는 용산민족공원 지하에 교통거점을 만들겠다고 했는데요. 박 후보가 토론회에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공약을 설명할 때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례를 들었다가 두 사람 사이에 이런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었죠.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제가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를 해봤으니까요.]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그건 제가 한 건데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뭐든지 다 자기가 하셨다고 이야기하시는데.]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제가 시장 시절에 결정한 건데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결정은 거기서 하셨을지 모르지만… 뭐든지 숟가락만 얹는 거 이거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세훈/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지난 5일) : 굉장히 좋아 보이시긴 하나 보네요. 제가 안 했다고 하는 거 보니까. (아닙니다.)]

여기에 두 후보 모두 경인선과 지하철 1호선의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겠다는 사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상 철도 지하화 사업은 선거철마다 언급되는 단골 메뉴인데요. 선거가 끝나면 어느 샌가 쏙 들어가버리곤 하죠. 수조원에 달하는 예산 때문인데요.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에 대한 지하화 사업을 검토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성비 때문에 사업이 무산됐습니다. 2조원이란 비용에 비해 사업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였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지하화 사업은 1년 임기의 시장이 할 수 있는 사업 규모가 아닌 만큼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죠.

[남은경/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 (지난달 30일) : 늘상 선거시기면 나오는 공약들인 것 같고요. 실제로 이제 여태까지 보이지 않았다, 라는 거는 앞으로도 실현되기 쉽지 않다, 라는 것들을 의미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좀 선별해서 봐야 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대전환, 대개조. 어떤 후보가 됐든 1년 안에 서울을 크게 바꾸겠다는 생각은 같은데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총론은 비슷하지만 각론에서 차이가 있다'일 것 같습니다. 군소후보들 얘긴 들어가서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오, 부동산·도시개발에 방점…총론보다 각론 싸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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