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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심장 떨리는 욕설"…상담노동자 '또 다른 우울감'

입력 2020-10-12 21:26 수정 2020-10-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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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우울한 기분이 들 때,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전화를 걸면 '마음 돌봄 서비스'라는 걸 받을 수가 있는데요. 그런데 상담 직원들이 욕설을 듣는 경우가 꽤 있다고 합니다. 환자들을 도와주면서 또 다른 우울증을 겪고 있는데, 하소연할 곳도 없습니다.

배양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치료 중인 중증 정신질환자를 직접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호루라기와 후추 스프레이도 챙깁니다.

꾸준히 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보통 대화가 잘 통하지만, 불안할 때도 있습니다.

[이지현/정신건강전문요원 : 시골 쪽이다 보니 집과 집 사이 거리도 많이 떨어져 있고…혼자 방문 가다 보면 가끔 증상을 보이실 때 안전 문제가 염려스럽기는 하죠.]

지난해 진주 방화 살인 사건이 일어난 이후 정부는 중증 환자 가정 방문은 두 사람이 가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선 지키기 어렵습니다.

[전준희/경기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장 : 한 명의 인력이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거죠. 한 명이 50~60명 담당하지만 줄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코로나 우울을 호소하는 상담도 많이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자가격리자 상담까지 하다 보니, 상담 중 욕설을 듣는 건 일상이 됐습니다.

[정신건강 상담 환자/통화 녹취 : 야, 이 XXX아. 그러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을 해야지. (욕을 계속 하시면 전화를 끊겠습니다.)]

[이승아/정신건강전문요원 : (심장이) 떨려요. 떨리고. 예방할 수 있지는 않기 때문에… 평소에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야 할까요.]

심리적 충격에 노출되기 쉽지만, 노동자 보호 규정이 없어 하루 병가를 내는 것도 어렵습니다.

[정춘숙/의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 민간 위탁기관에서 일하는 사람 75%가 비정규직입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용조건이 좋고 장기근속이 이뤄져야…]

지역사회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요원들은 평균 3년 만에 일을 그만두고 있습니다.

[전준희/경기 화성시 정신건강복지센터장 : 돌봄 제공하는 사람들의 돌봄은 없는 게 현실이죠. 그러다 보니 본인을 돌보지 못하고 지치고 소진되고…]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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