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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북 "트럼프, 제재 푸는 '스냅백' 제안…볼턴이 반대"

입력 2019-03-26 18:09 수정 2019-03-2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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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하노이 북·미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스냅백'을 전제로 한 대북제재 완화를 먼저 제안했다는 주장이 북측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제재 완화에 열려있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극렬 반대로 합의가 무산됐다고 주장했는데요. 오늘(26일) 신 반장 발제에서는 북·미 협상 관련 속보와 청와대발 뉴스를 함께 살펴봅니다.

[기자]

'스냅백' 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르시나요. 우선은 이 모자일 것입니다. 똑딱 단추를 일컫는 snap이 뒤에(back)에 달렸다는 의미고요. 멋 좀 부린다, 한 스웩 한다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다 써보셨을 것입니다. 챙이 일자형이라서, 머리가 다소 큰 사람도 패션으로 커버하기가 참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래퍼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는데요. 랩 배틀 무대에 서서, 이렇게 스냅백 한번 고쳐 쓰고, '예예 디제이 드랍더빗' 하면 무대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 SHOW ME THE 복복 >

다시 돌아가서요.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 다룰 '스냅백'은, 모자가 아닌 외교 협상 국면에서 쓰이는 '스냅백'입니다. "제재를 해제하되, 합의문에 대한 위반행위가 있을 경우 다시 제재를 복원하는 조치"를 뜻하는 말인데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게 이 '스냅백' 조항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 15일이죠.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미국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북·미 협상 중단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는 폭탄 선언이 나왔었죠. 그런데 당시 외신을 통해 알려진 발언은 극히 일부였습니다. 최 부상은 A4용지 4장, 총 3000자 분량의 회견문을 준비했는데, 그 전문이 추가로 공개된 것입니다.

회견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북한이 핵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다'는 내용을 더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신축적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제제는 가역적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스냅백 제안이 있었음을 명시한 것입니다.

이어 최 부상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을 바탕으로, 두 정상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했다. 결국 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다"라고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이 두 참모진의 반대로 인해 결국 무산됐다는 것입니다.

[최선희/북한 외무성 부상 (지난 15일 / 화면제공 : 중국 CCTV) : 오직 우리와의 협상에서 그 어떤 결과를 따내서 저들이 정치적 치적으로 만드는 데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명백히 하건대 지금과 같은 미국의 강도적 입장은 사태를 분명 위험하게 만들 것입니다.]

회견문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미 두 정상이 서로 평행선이 아닌 현실적 수준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했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현실적인 제안을 했으나, 미국이 수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한 바 있죠.

[이용호/북한 외무상 (현지시간 지난달 28일) :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라 일부 해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조·미(북·미) 양국 사이의 현 신뢰 수준을 놓고 볼 때, 현 단계에서 우리가 내짚을 수 있는 가장 큰 보폭의 비핵화 조치입니다.]

최선희 부상 회견문에는 특히 볼턴 보좌관에 대한 수위높은 비난이 담겨 있었습니다. "고약한 발언, 특히 볼턴 보좌관은 자기 입에서 무슨말이 나가는지도 모르고 마구 내뱉고 있다"며 "우리 최고지도부의 감정을 상하게 할 때 그 대가가 어떨지 감당할 수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적었습니다. 볼턴 보좌관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은 빅딜 아니면 노딜이었다"며 "회담장을 떠난 걸 잘한 일"이란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낸 바 있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3일 / 화면출처 : 미 CNN) : 트럼프 대통령은 그 '빅딜'을 원했습니다. 그걸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고요. 하지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을 위해 열어준 문을 통해 나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10일 / 화면출처 : 미 ABC뉴스) : 우리는 그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눈 한번 깜빡임 없이 보고 있고 그들의 능력에 대한 환상은 없습니다.]

2차 북·미회담 이후 북한은 우리로 치면 '총선'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치뤘죠. 다음달 11일에 제 1차 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또 북·러 정상회담 개최가 가시화됐고, 이수용 부위원장으로 추정되는 북한 고위급인사가 중국을 찾았다는 속보까지 들어와있는 상황이죠. 최 부상 회견문 마지막에는 "최고지도부가 곧 결심을 명확히 할 것"이라는 대목이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입에서 과연 어떤 언급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트럼프, 제재 푸는 '스냅백' 합의 시도…볼턴이 반대" > 로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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