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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태움 비극' 되풀이…민망한 일터, 허망한 대책

입력 2019-01-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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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태움 문화가 세상에 알려지고, 간호사들은 무엇인가 달라질 것을 기대했지만 현장에서는 비극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임지수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기자]

수술실 의사의 폭언.

[A간호사/수술실 7년 근무 : (의사가) 이런 XXX 잡것들이(라고.) 수술을 할 때 의사가 폭언 같은 걸 하면.]

병원 이사장의 성희롱.

[B간호사/대학병원 5년 근무 : 환자에게 생기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오라는. 이사장이 1만원씩 주고 가기도.]

환자들의 성추행까지.

[B간호사/대학병원 5년 근무 : 혈압을 재면 팔이 이렇게 들어오는 거죠. 스치는 척 만지기도 하고.]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들의 고충을 듣겠다며 지난해 9월부터 상담콜센터를 열었습니다.

'태움'으로 고통받는 간호사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취재진이 현직 간호사를 통해 상담 요청을 해봤습니다.

[간호사 : 제대로 잘 안 가르쳐주시고 잘 모르는 수술에 집어넣으시거든요.]

[상담원 : 프리셉터를 바꿔 달라고 하는 수밖에 없긴 한데…협회에서 관여를 할 수는 없고 그건 월권이어서.]

콜센터 현장을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간호협회 행정 직원들밖에 없습니다.

다른 업무를 보다 걸려온 상담 전화를 받는 것입니다.

전문 상담 자격을 갖춘 상담원은 없습니다.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일선 병원에서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지난해 2월 박선욱 간호사 사망 이후 아산병원에서 만든 감사보고서입니다.

박 간호사 사망 배경으로 "중환자실 간호라는 복잡한 업무를 3개월 교육 뒤 곧바로 맡게 한 것"을 지적했습니다.

[김윤주/고 박선욱 간호사 유족 : 엄마, 우리 선생님이 잘 안 가르쳐주세요. (교육 담당 간호사가) '너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일부러 잘 안 가르쳤다' (했다고.)]

하지만 해당 보고서에는 조직 내 집단 괴롭힘 정황은 없었고 박 간호사의 성격 문제였다는 취지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윤주/고 박선욱 간호사 유족 : 공황장애가 온 것처럼 상태가 멍하고 우울증 온 아이 같았다. (병원 측에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박 간호사 사망 이후 복지부도 '간호사 전담 TF'를 만들겠다고 홍보했지만 1년 동안 진행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원영/행동하는 간호사회 : (간호사가) 전문직이라는 인식은 당연히 없고 가볍게 종업원같이 (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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