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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동해 황금어장 어획량 '뚝'…중국 어선이 또

입력 2018-05-02 21:43 수정 2018-05-03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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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해 최북단 저도 어장은 '황금어장'으로 불리지요. 겨우내 쉬었던 '오징어 잡이'도 어제(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어민들 표정이 어둡습니다. 몇 년째 계속되는 중국 어선의 '싹쓸이 고기잡이' 때문입니다. 

밀착카메라,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나와 있는 이곳은 강원도 고성의 대진항입니다.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저도어장으로 향하는 출항준비가 한창인데요.

제가 직접 이곳 어민들과 저도어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저도 어장은 동해 북방한계선에서 불과 1.8km 떨어진 곳입니다.

새벽 5시, 출항 준비를 마친 배가 하나, 둘 대진항을 떠납니다.

30분을 달리니 해경 경비선이 서 있습니다.

어선에 탄 인원이 출항 전에 신고한 내용과 같은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입니다.

새벽 6시, 해경의 무전을 시작으로 50여 척의 어선이 저도 어장을 향해 빠른 속도로 이동합니다.

저도 어장 내에서도 어획량이 좋은 지점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저도 어장에 도착했습니다.

제 뒤로 해경 경비선과 해군 군함이 있습니다.

민간어선은 이 뒤로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북한까지는 20분 거리입니다.

저도어장은 일명 '황금어장'으로 불렸습니다.

매년 4월부터 9개월 동안 고성군 어민만이 이곳에서 고기잡이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몸길이 3m에 달하는 '대문어'가 잡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어선에는 문어 낚시용 줄과 부표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어민들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3시간의 조업을 마치고 대진항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조업의 결과물은 문어 2마리 뿐입니다.

50년 가까이 저도어장에서 조업 활동을 해 온 박상현 선장은 매년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박상현/선장 : 작년 저도어장보다 어획고가 올해 3분의 2 정도밖에 안 돼요. 금액으로 환산하면 한 3억 정도…매년 3분의 1 정도, 3분의 2 정도가 지금 축소되고 있어요.]

어획량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중국 어선'입니다. 

중국 어선이 북한 동해 수역에서 조업을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입니다.

140여 척으로 시작했는데 지난해에는 1000여 척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오징어잡이입니다. 

오징어 거래가 활발한 곳이었던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입니다.

항구에서 오징어 손질을 하는 어민들 모습에는 수심이 가득합니다. 

[오징어잡이 배 선주 : 강릉뿐만 아니라 강원도 연안 배들은 한 5년째 아마 오징어 못 잡고 저래 살지.]

시장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손순호/시장상인 : (중국 어선 때문에) 어획량도 많이 감소가 되지. 우리 같은 경우도 신랑들이 오징어를 잡아다 먹고사는데, 생활에 지장이 너무너무 많아요.]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 새로운 해결책에 대한 기대도 있습니다.

서해처럼 평화 수역을 만들면 남북 공동 어로만 가능해져 중국 어선의 약탈적 조업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징어잡이 배 선주 : (남북정상회담 이후) 희망은 가지고 있지. 서해가 되면 동해도 안 될까…이북 배들도 연안에 고기가 없다 보니까 그 밖에까지 나온다고…]

이틀 후면 이곳 대진항에서는 대문어 축제가 열립니다.

하지만 축제분위기가 느껴지기보다는 어민들의 어두운 표정이 보입니다.

서해 NLL 평화수역 조성뿐만 아니라 동해안 수산자원에 대한 남북의 공동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밀착카메라 박병현입니다.

(화면제공 :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인턴기자 :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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