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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우유 많이 먹으면 골다공증 위험 높아진다?

입력 2014-11-0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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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3일) 팩트체크에서 우유와 사망위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표해주셨는데요. 오늘, 다른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유가 골다공증에 효과가 있다 없다, 이 얘기도 꽤 오래된 논쟁인데요, 오늘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진일 기자, 하루 우유 석 잔 이상을 계속 마시면 사망률이 높다, 논문을 발표한 미켈슨 교수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나름대로 확인을 해 봤는데, 사실 그 논문이 시작된 거는 골다공증 연구 때문에 그렇게 됐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어제 뉴스 말미에 숙제를 내 주셨잖아요?

[앵커]

일종의 주문 생산입니다, 오늘은.

[기자]

그래서 더 꼼꼼하게 체크를 했습니다.

미켈슨 교수는 원래 영양소와 골절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학자인데요, 이번 논문은 특히 우유를 많이 먹으면 골다공증이 과연 완화되는가, 이걸 주제로 삼았다고 합니다.

왜 이 부분에 주목한 건지 저희가 이메일로 물어봤는데요, 그랬더니 이런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앵커]

아, 오늘 또 바로 이메일이 오고 갔습니까?

[기자]

네, 오늘 급하게 보냈는데 방송 직전에 이메일이 왔습니다.

[앵커]

그분이 이메일을 상당히 잘 보내주시네요.

[기자]

상당히 성실하게 연구를 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을 한 번 보시죠.

기존의 연구들을 살펴보니 우유를 많이 먹는다고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약하고, 오히려 골다공증 위험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얘기였는데요.

그래서 20년에 걸친 추적조사를 했고, 지금 그래프에서 보시는 것처럼 우유를 많이 마실수록 골다공증 위험도가 높아지는 걸 확인했다는 겁니다.

[앵커]

다시 말하면, 우유를 많이 마실수록 오히려 골다공증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 늘어난다, 이것이 사실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니죠. 전에도 그런 얘기들이 일부 많이 나왔습니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에게는 이게 굉장히 떠받들어지는 얘기기도 한데요.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종종 이런 이야기가 나오긴 했죠.

가장 대표적으로 소개됐던 게 일본의 경우인데요.

화면에 책 하나가 나왔습니다. 책 제목이 병 안걸리고 사는 법'인데요. 2005년에 일본에서 나온 책입니다.

신야 히로미라는 작가가 쓴 책인데, 이 책에서 이 작가가 특히 우유에 대해서 신랄한 비판을 했습니다.

우유를 마시면 몸안에 칼슘이 너무 많아지고, 남는 칼슘을 배출하려는 작용 때문에 오히려 체내 칼슘량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우유 마시면 오히려 골다공증에 걸린다, 이렇게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깐 체내 칼슘이 너무 많아지면 그걸 도로 내보내려는 작용이 강해지고 오히려 더 많이 내보내게 돼서 골다공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주장인 것 같은데. 당시 이 책이 나왔을 때는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 다른 연구 결과도 있습니까?

[기자]

다른 자료도 하나 더 보여 드리겠습니다.

콜린 캠벨 교수가 연구한 자료인데요.

유제품을 통한 칼슘 섭취가 많은 나라들이 고관절 골절이 많다는 주장인데, 보시는 것처럼 유제품 섭취가 많은 미국이나 스웨덴이 골절이 많은 반면, 동양권인 홍콩과 싱가폴은 낮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런 식의 국가별 비교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라별로 식습관이나 생활환경, 활동범위, 유전자적 차이까지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신뢰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 WHO도 우유를 많이 먹는 나라에서 골절이 더 많이 발생하는 현상, 칼슘을 많이 먹는 나라에서 오히려 골절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 이른바 '칼슘의 역설'이라고 이렇게 홈페이지에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정인권/전 고신대 심장내과 교수 : 골다공증은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질환이지 칼슘이 모자라서 생기는 질환이 아닌데요, 혈액이 산성화 되면 그걸 정화시키기 위해서 뼈에서 칼슘이 빠질 수밖에 없어요. 골다공증의 주된 원인은 운동부족과 단백질이 과다한 식품 때문인데, 우유는 동물성 단백질이기 때문에…(골다공증 위험이 있다)]

[앵커]

잘 들었는데요. 사실 워낙 논란이 많은 거라서 반대되는 연구 결과도 많이 있잖아요.

[기자]

어제도 저희가 설명드렸지만, 좋지 않다는 연구보다는 우유가 몸에 좋다는 연구가 훨씬 많습니다.

말하자면, 우유를 먹으면 골밀도가 높아진다, 쉽게 말하면 우유를 많이 마실수록 뼈가 튼튼해진다는 연구가 아주 많았는데요.

우선 보시는 자료는 1985년 미국 임상영양학회지에 실린 연구인데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우유를 자주 먹는다는 쪽이 거의 먹지 않는 쪽보다 골밀도가 높았습니다. 3% 가까이 차이가 나는 걸 볼 수 있고요.

중년에 우유나 요구르트를 자주 마시면 골밀도가 높아져 골다공증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요.

미국 하버드대 노화연구소의 시바니 박사는, 우유나 요구르트를 매일 마시면 고관절의 골밀도가 높아진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사실 우유는 굉장히 첨예한 논란거리라서 말씀드리기가 참 곤란한, 괴로운 측면들이 있는데. 물론 김진일 기자가 애정남은 아니지만, 그냥 이렇게 한 번 질문을 던져보겠습니다. 물론, 김진일 기자가 답을 못할 것으로 예상을 하는데… 우유를 많이 마시면 골다공증을 그렇다면 예방하는 쪽이 더 강하다, 아니면 오히려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얘기를 해야 될까요?

[기자]

저희도 오늘 팩트체크를 하면서 그 결론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사실 상당히 컸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나 예민한 문제기 때문에 저희가 결론을 내기가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이 문제는 미켈슨 교수가 불러일으켰으니 미켈슨 교수가 마무리 짓는 게 어떨까 싶어서 메일을 보냈어요. 그랬더니 메일이 왔습니다.

화면에 메일이 나오고 있는데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국의 우유소비량은 문제가 될 정도가 아니다. 우유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들이 얼마 되지 않고, 심지어 그런 나라들에서도 굉장히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렇게 답이 왔습니다.

요약하자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렇게 결론내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어제하고 비슷한 결론이긴 합니다. 알겠습니다. 이번 어제 오늘 우유 논쟁에 대해서 한 가지 공통점은 미켈슨 교수가 이메일 답장을 참 잘한다인 것 같습니다. 김진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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