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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현중·대우조선, '페인트 가루·기름' 방류 의혹…분진 날려도 막을 규정 '모호'

입력 2020-09-2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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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현중·대우조선, '페인트 가루·기름' 방류 의혹…분진 날려도 막을 규정 '모호'

울산 현대중공업과 거제 대우조선해양, 우리나라 TOP2이자 세계적인 조선소입니다. JTBC는 지난 23일부터 이틀에 걸쳐 이 대형 조선소 두 곳에서 발생하는 해양 오염과 이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보도했습니다.
 
 
 

■ 바다에 '둥둥' 페인트 찌꺼기·기름때 가득한 조선소 앞바다 

조선소 작업장은 작업기밀 등의 이유로 취재진이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취재진은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통해 오염이 가득한 조선소 앞바다의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노동자들이 보내준 사진 속 바다는 한눈에 봐도 오염이 심각했습니다.
 
[취재설명서] 현중·대우조선, '페인트 가루·기름' 방류 의혹…분진 날려도 막을 규정 '모호'

파랗고 하얀 페인트 찌꺼기가 기괴한 모습으로 둥둥 떠 있었고, 오색빗깔의 기름때가 바다에 넓게 퍼져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현대중공업이든 대우조선해양이든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이렇게 오염물질을 바다에 배출한 혐의로(해양환경관리법 제22조 위반) 올해에만 4차례 해경에 적발됐습니다.
 
[취재설명서] 현중·대우조선, '페인트 가루·기름' 방류 의혹…분진 날려도 막을 규정 '모호'

■ 노동자들 "밤에 도둑작업" 주장…페인트 분진 날려도 방진막 관련 규정 '모호'

이런 페인트 찌꺼기는 어디서 온 걸까요? 대부분이 선박에 페인트를 칠하는 '도장 작업'과 반대로 페인트를 벗겨내는 '그라인딩 작업' 중 생깁니다. 이런 작업은 대형 선박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때 나오는 페인트 찌꺼기의 양도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작업은 낮에도 밤에도 계속됩니다. 노동자들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밤에 '도둑작업'이 이뤄진다고 주장합니다.
 
[취재설명서] 현중·대우조선, '페인트 가루·기름' 방류 의혹…분진 날려도 막을 규정 '모호'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58조 4항에 따르면, 조선소의 경우 부지경계선으로부터 40m 이내에서 야외도장을 할 때 비산먼지가 날리지 않게 방진막을 쳐야 합니다. 달리 말하면 40m를 넘을 경우 방진막을 쳐야 하는 규정이 없는 겁니다. 게다가 이 법은 육지에서 작업을 할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바다에 배를 띄워놓고 방진막 없이 도장 작업을 해도 이를 규제할 정확한 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한편, 이런 작업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작업표준 기준을 마련해 절차에 따라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먼지가 날리지 않게 가림막을 치고, 바다 위에서 오염 물질을 없애는 배도 운영한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가림막 없이 일할 때가 많다고 말합니다.
 
[취재설명서] 현중·대우조선, '페인트 가루·기름' 방류 의혹…분진 날려도 막을 규정 '모호'

■ "시꺼멓고 꺼칠꺼칠한 페인트 가루…인체에 끼치는 영향 조사는 없어"

문제는 페인트 가루가 조선소 인근 주민들의 집 안까지 날아든다는 겁니다.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 주민들은 "시커멓고, 꺼칠꺼칠한 페인트 가루가 차량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호소합니다. 주민들은 구청에 진정을 넣기 위해 서명운동까지 하고 있습니다.
 
[취재설명서] 현중·대우조선, '페인트 가루·기름' 방류 의혹…분진 날려도 막을 규정 '모호'

대우조선해양이 근처에 있는 거제 아주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주민은 매일 집안을 청소해야 한다면서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청소하는 법이 늘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페인트 가루가 조선소에서 얼마나 날아오는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지 못하는 게 가장 걱정스럽다고 말합니다. 취재진이 울산시와 거제시에 물어봤더니 '정확히 조사된 바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조선소에서 사용하는 페인트에는 크실렌이라는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크실렌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곤란과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물질을 사용하는 도장 작업 노동자는 발암 위험이 굉장히 높은 직업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취재설명서] 현중·대우조선, '페인트 가루·기름' 방류 의혹…분진 날려도 막을 규정 '모호'

■ 생물 성별 바꾸는 유해물질이 기준치 3배…바다 속, 오염물질은 쌓인다.

취재진은 실제 조선소 근처 바다는 얼마나 오염됐는지 알아봤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대우조선 근처 옥포항의 퇴적물 오염도를 조사했는데, 그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그 결과 구리, 크롬, 아연 등 중금속이 조선소 근처에서 기준치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유기주석, TBT의 경우 기준치의 3배 넘게 나온 곳도 있었습니다. TBT는 배에 따개비 등이 붙지 못하게 칠하는 방오도료의 성분입니다. 널리 사용되다가 따개비 암수의 성별까지 바꾸는 유해 성분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2003년부터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해수부의 해당 자료는 모두 비공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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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단체 "환경부·해수부·울산시, 합동조사하고 결과 공개해야"

보도 이후 환경단체 울산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 해수부, 울산시에서 합동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합동조사 결과 해양오염 실태가 확인되면 징벌적 배상조치까지 이어져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수십 년간 발생한 조선소 해양오염이 새롭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그렇게 조선소는 수십 년간 해양오염을 방치했습니다. 한번 오염된 바다를 되살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적인 조선소, 우리나라 TOP2 조선소라는 이름에 걸맞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도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관련 조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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