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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미 소통 공백 없도록 협력…외교일정 예정대로"

입력 2020-11-05 20:23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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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청와대는 미국 대통령에 누가 당선이 되든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유지·발전시켜나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조익신 반장의 발제를 보고 저희가 추가로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기자]

아직 승자가 가려지지 않은 미국 대선. 청와대도 누가 백악관의 주인이 되느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어제(4일)는 "당장 아무런 입장을 낼 계획이 없다" 조심스런 분위기였는데요. 오늘은 원론적이지만, 핵심을 담은 입장을 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물론, 더욱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협력을 계속해나가겠다"는 겁니다.

청와대는 상황별 시나리오도 준비했는데요. 바이든과 트럼프,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이 당선되는 경우는 기본이겠죠. 불복 소송으로 권력 공백기가 발생할 때를 대비한 계획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오늘 오후에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가 있었는데요. 관련 내용을 논의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 결과를 보고했다고 합니다. 당장 청와대가 풀어야 할 당면 과제, 바로 당선 축전과 통화입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정상 외교와 관련해서는 역시 결과가 확정이 된 뒤에 당선인 대상 축전 발송, 또 정상 통화를 추진을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기인데요. 바이든, 트럼프 두 사람 모두 승리를 선언한 상태죠. 현재로선 둘 중 한 명이 패배를 인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 발표를 기다려야 할 듯싶은데 그렇다고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을 듯합니다. 우리의 영원한 숙적이죠. 일본 때문입니다. 

4년 전, 우리 외교부는 뼈 아픈 일격을 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이튿날,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두 시간 먼저 전화 통화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엔 아베 전 총리가 미국 뉴욕으로 날아가 트럼프와 직접 만나기까지 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첫 정상 회동이었습니다.

[아베 신조/당시 일본 총리 (2016년 11월) : 트럼프 당선인과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회담이었습니다.]

외교도 한·일전입니다. 적어도 당선인과의 통화는 일본보다는 빨랐으면 싶습니다. 당선인 통화가 '첫 단추'라면, 청와대가 바라는 '마지막 단추'라고 할까요. 차기 미국 행정부와 풀고 싶은 핵심 과제는 바로 이겁니다.

[서훈/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어제) : 저희 입장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어떤 정부하고도 한·미동맹의 긴밀한 협력 하에 한반도 비핵화 또 평화체제 구축에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일 것입니다.]

기승전'비핵화'라고 할까요. 문재인 정부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기존 북미협상의 틀을 그대로 유지할 걸로 보입니다. 앞서 선거 과정에서도 자신의 업적이라며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달 12일) :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세요. 북한과 전쟁까지 갈 수 있었지만 아무 일 없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그들은 100% 영리한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에 밝은 사업가죠. 북한과의 대화, 사실 재선을 위한 방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이미 셈이 끝났는데, 굳이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정구연/강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북한 비핵화가) 성과를 얻기 어려운 대외정책 의제였고, 그렇다고 본다면 향후로도 그런 비핵화라고 하는 게 어렵다고 한다면 이것을 과연 외교 정책 우선순위로 놓을 것인가의 문제는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 정부에 내밀 청구서는 분명합니다. 무려 5조 원을 요구했었죠. 방위비분담금 문제입니다.

[마크 에스퍼/미국 국방부 장관 (현지시간 지난달 14일) : 우리는 공동 방위의 비용을 분담하는 보다 공평한 수단을 찾아야 합니다. 미국 납세자들이 불공평하게 부담해서는 안 됩니다.]

반면 바이든이 새 대통령이 된다면 북미관계, 처음부터 다시 쌓아 올려야 할 듯합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바이든의 인식, 집권 초기 트럼프와 비슷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2017년 9월) :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미국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을 것입니다. 로켓맨은 자신과 그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지난달 22일) : 저 사람(트럼프 대통령)은 뭘 했죠? 북한 체제를 정당화해주고, 폭력배를 좋은 친구라고 칭하며, 그와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북한은 훨씬 더 강한 미사일을 갖게 됐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쉽게 미국의 영토에 닿을 수 있게 되었어요.]

흔히 바이든을 '오바마 3기'라고도 하죠. 오바마 집권 시절 대북 정책은 전략적 인내였습니다. 말이 인내였지, 사실상 그냥 방치한 거 아니냐 비판도 있는데요. 바이든도 비슷한 선택을 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세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북핵 문제 관련해서 바이든 후보가 토론 과정에서 북한이 만약 핵능력 축소를 약속한다면 회담을 할 수 있지만, 그거 없으면 만날 일이 없다 하는 식의 이야기를 했단 말이죠. 그런데 핵능력 축소를 전제로 하는 것은 사실 회담을 어렵게 하는 겁니다.]

여기에 일하는 방식도 대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걸로 보입니다. 트럼프가 혼자서 결정하고 아래로 내리꽂는 '탑다운' 방식이라면, 바이든은 정반대로 '바텀업' 방식을 선호합니다. 북미정상회담처럼 전격적인 이벤트,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대북 문제에 있어 한미 간의 합은 좋을 거다, 희망 섞인 전망도 있습니다.

[김준형/국립외교원 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30년 동안에 한국의 진보 정부하고 미국의 민주당이 만난 것이 딱 2년인 데요. 98년에서 2000년 사이에 클린턴 대통령하고 김대중 대통령입니다. 그때 페리 프로세스하고 6·15가 이루어졌던. 사실상 한국이 리드했던, 운전석이라는 말이 그때 나왔거든요.]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깨버리긴 했습니다만, 오바마 정부 시절 '이란 핵합의'가 모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바이든이 되면 우리가 좋은 게 뭐냐면 바이든은 오바마 때 이란 핵 합의를 했거든요. 부통령으로서. 이란 핵 합의가 뭐냐면은 이란의 핵을 동결만 하더라도 제재를 다 해제시켜 줬어요. 그렇다면 지금 북한이 바라는 1단계 협상이 딱 그거거든요.]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도 미국 대선 결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만, 결은 완전히 다릅니다. 중국은 미국의 분열상을 강조하며 혼란을 즐기는 듯한 모습입니다. 상대적으로 안정과 발전을 이룬 중국을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오는 2035년 미국을 넘어서겠다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누가 당선이 되든 미국과 긴장 관계가 유지될 거라 보는 듯한데요. 당선인을 겨냥한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육아독존식으로 자기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됩니다. 강대국이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시 주석의 발언, 그럼 중국은 강대국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일본은 특유의 눈치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누가 당선이 될지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입장에선 바이든 당선을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호사카 유지/세종대학교 교수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오바마 때 사실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해가지고 그 하부 구조로써 한·미동맹을 넣었습니다. 그런 구조가 다시 부활됩니다. 왜냐하면 오바마 때 부통령이 바이든이었기 때문에 스가 총리도 바이든을 몇 번 만났습니다.]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의 정세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누가 되든 기승전'비핵화'…청와대 상황별 '시나리오 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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