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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길지 않았는데 사망설까지…전례없던 혼선, 왜?

입력 2020-05-02 19:12 수정 2020-05-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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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보도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건강 이상설, 심지어 사망설까지 나오면서 혼란이 커진 이유는 뭘까요. 먼저 취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태영 기자, 이번 논란 시작점은 어디죠?

[김태영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마지막 모습이 포착된 것은 지난달 11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였습니다.

이후 20일간 행방이 묘연했는데 특히 지난달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지 않으면서부터입니다.

사실 이전에도 이런 잠행은 수시로 있었고 길게는 한 달 넘게 이어진 적도 있습니다.

다만 태양절 행사에 불참한 것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찌 된 일인가 관심이 가기 시작한 것 사실입니다.

[앵커]

처음부터 '신변에 문제가 있다'는 이런 얘기는 아니었군요.

[김태영 기자]

그렇습니다. 초반에 일부 북한 전문가의 개인적인 의견은 있었지만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의 보도가 기폭제가 됐습니다.

보수 성향의 한 북한전문매체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서 김 위원장이 심혈관 시술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튿날 CNN 역시 김 위원장이 수술 뒤에 심각한 위험에 빠졌다는 정보를 미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며 긴급 속보를 전했고, 이를 계기로 건강이상설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국내 정치인들 아닙니까?

[김태영 기자]

그렇습니다. 주로 이번에 당선된 북한 출신 정치인들이 가짜뉴스 확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한울 기자의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유한울 기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은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다."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인이 지난달 말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주장한 내용입니다.

나아가 후계 구도까지 점쳤습니다.

[태영호/미래통합당 당선인 (지난 4월 23일 /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 최측근 보좌 엘리트층들이 어느 정도 오래 김여정과 함께 김여정을 새로운 지도자로 받들고 가겠느냐, 이게 문제인데…]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은 아예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며 사망 시점을 지난 주말로 못박았습니다.

이번 주말쯤 북한이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나온 것은 김 위원장의 활동 모습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지 당선인은 "속단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태 당선인은 자신의 분석이 다소 빗나갔다면서도 건강 이상설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 뒤로 보이는 차량이 아버지 김정일이 뇌졸중을 앓고 난 뒤 썼던 차량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두 당선인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무책임한 발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은 "탈북자 신분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행위는 매우 부적절했다"며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앵커]

그동안 사실 우리 정부 입장은 명확하지 않았습니까?

[김태영 기자]

그렇습니다. CNN 보도 직후인 지난달 21일 '특이동향이 없다'라고 했고요.

23일 국가안전보장회의 NSC를 열어 이를 재차 확인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26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정부는 특이동향이 없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다', 즉 김 위원장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줄곧 확인해준 것입니다.

[앵커]

북한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왜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납니까?

[김태영 기자]

북한 특유의 폐쇄성에서 기인한 측면이 큽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른바 '대북 소식통' 등을 앞세운 일부 탈북민과 익명의 정보원을 내세운 일부 정치인들이 이런 점을 악용해 근거 없는 주장을 퍼뜨려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불필요한 혼란과 비용이 초래됐다"며 북한 관련 정보는 분명한 근거를 갖고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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