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김종인 "허수아비 노릇 안 해"…민주 "김종인, 흥선대원군?"

입력 2021-11-12 18:23 수정 2021-11-15 18:1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기존의 윤석열 캠프를 사실상 해체하고, 선대위를 전면 재구성할 것을 주문했죠?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내건 선대위 합류 조건인데요.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순 없지 않느냐"며 다시 한번 윤석열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일부에선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민주당에선 김 전 위원장은 흥선대원군, 윤 후보는 고종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현재의 대선 상황부터 분석을 했는데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소환했습니다. 강한 대세론을 형성했던 이 후보. 하지만, 서민적인 풍모를 앞세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는 겁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재명 대 윤석열 이때 보면, 아직도 소위 말하면 국민의힘이라고 하는 것은 기득권에 가까운 정당이라고 생각을 하고, 아직도 실질 내용은 어떻게 될망정 민주당 쪽은 서민에 가까운 정당…]

코로나 사태로 양극화가 더 심해졌죠? 국민의힘, 아직까지 국민들의 인식 속엔 '기득권 정당'이란 겁니다.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새로운 기대'를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변화의 핵심, 결국은 사람이죠. 그런데 윤 후보의 주변을 한번 보라는 겁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석열 후보라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결국 가서 과거 정치인들에게 둘러싸여 가지고서 있을 거 같으면 그 사람들과의 그와 비슷한 형태로 갈 것 아니냐 하는 그런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거지. 왜냐하면 본인이 정치를 잘 안다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안 하니깐.]

김종인 전 위원장, 캠프 주변에 꼬인 '파리떼'를 박멸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박근혜 씨까지 소환해 일침을 놨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죠. 후보의 눈을 흐리게 하는 '문고리 3인방'이 보인다는 겁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박근혜 대통령 뭐 문고리 3인방. 그 사람들만 상대로 해서 그 사람들이 얘기한 것이 옳다고 생각해 가지고 국사를 다룰 거 같으면 성공할 수가 없는 거죠. 윤석열 후보는 냉정한 판단을 할 능력을 가져야 된다…]

한마디로 그런 사람들과 선거를 치를 순 없다는 주장입니다. 일부에선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그 중심엔 이준석 대표가 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김종인 위원장이 과거에 전권을 부여받았던 상황에서는 굉장히 좋은 성과들을 냈었고요. 가장 대표적인 게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겠죠. 김종인 위원장의 어떤 구상이라는 걸 실현시키려면 상당한 권한을 좀 줘야 되는 건 맞다…]

이른바 '파리떼 박멸론'도 이 대표 입에서 시작이 됐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6일) : 하이에나와 파리 떼를 언급했을 시점부터 윤석열 후보 캠프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냐? 그러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어요.]

이 대표가 윤 후보를 압박하는 모양새인데요. 윤 후보 지지자들 입장에선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나 봅니다. 이른바 '당심'에 입김을 행사했던 강성 유튜버들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김 전 위원장에게 전권을 준다라? 이 대표가 움켜쥐고 있는 당권부터 후보에게 내놓으라,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전여옥/전 새누리당 의원 (지난 10일 / 화면출처: 유튜브 '전여옥TV') : 당무 우선권이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윤석열한테 갔는데도 자기가 막 설치고 날치고 이러고 있지 않습니까? 말도 안 되는 가당치도 않은, 어디다 감히 이런 짓을 합니까. 당원소환을 통해 가지고 이준석을 '투명인간'으로 만들든지…]

'당원의힘'이라고 해야할까요? 당 게시판엔 이 대표를 소환해야 한다, 당 대표직을 박탈시키자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당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당 홈페이지가 한때 '먹통'이 되기도 했죠. 당 원로들도 이른바 '김종인 전권론'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는데요. 한마디로 '별스럽다'는 겁니다.

[이재오/국민의힘 상임고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별스럽게 무슨 총괄선대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또 선거판에 들어가면요. 총괄선대위원장 할 일이 별로 없어요, 솔직하게 말해서. 각 분야별로 일을 다 하기 때문에. 킹메이커 하고 그런 자리가 아니잖아요. 만약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그런 걸 요구한다면 선대위원장 안 하는 게 낫습니다.]

총괄선대위원장이란 자리, 캠프 내에서 업무상 교통정리 정도만 잘 해주면 된다는 겁니다. 그 이상을 바란다면, 하지 마라! 김 전 위원장의 아킬레스 건도 슬쩍 건드렸습니다.

[이재오/국민의힘 상임고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금 윤석열 후보가 부패와 전쟁한다, 부패 척결한다, 이걸 내걸고 있지 않습니까? (네네.) 자기는 권력형 부패 이런 건 못 보겠다, 그건 자기가 무조건 없애겠다, 정권 잡으면. 이런 것 아닙니까? (네네.) 주 구호가. 그런데 김종인 전 위원장이 권력형 부패로 감옥을 갔다 온 사람이잖아요.]

김종인 전 위원장, 전권을 요구한 건 아니라고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일을 할 여건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캠프 내에서 교통정리만 할 생각은 아닌 거겠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내가 무슨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 없잖아. 일을 하게 되면은 어떠한 목표가 달성이 될 수 있도록 추진을 해야 되는데 그 목표 달성하는 데 주변의 사람들이 거기에 같이 동조해서 따라올 수 있지 않을 거 같으면은 뭐 하러 가요.]

윤 후보에 대한 신뢰가 100%는 아니라고도 밝혔는데요. 연인 사이의 '밀당'을 보는 듯도 싶습니다. 국민의힘에서 들려오는 불협화음! 강건너 불구경하는 민주당 입장에선 '팝콘각'인데요. 슬쩍 '불쏘시개'도 투하했습니다.

[우원식/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어제) :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한테 전권을 드리는 분위기가 된다 그러면 그냥 바깥에서 볼 때는 흥선대원군 김종인, 어린 고종 윤석열, 이렇게 되는 것 아닌가요?]

엉겁결에 '대원이 대감'이 된 김 전 위원장. 말도 안되는 소리다, 버럭을 했죠?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무슨 지금 우리나라에서 무슨 흥선대원군, 누가 흥선대원군을 해. 상식에 맞지 않는 소리예요. 지금 같이, 지금 우리나라, 아니,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나이가 지금 60이 넘은 모든 걸 다 겪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된 대통령 권한이라는 게 뭔지 아는 사람인데. 대통령 선거 끝나면 그만이에요.]

이른바 '상왕론'. 대통령 중심제에선 말이 안되는 이야길 수 있지만, 선거판에선 말이 됩니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안찍박'이란 이야기가 있었죠.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된다! 이른바 '박지원 상왕론'이 불거졌었는데요. 업그레이드 버전까지 나왔었습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2017년 5월) : 안철수 상왕은 박지원이고 또 안철수 태상왕은 김종인이고 홍준표 상왕은 국민이고 이 나라 서민입니다.]

대선이 끝난 뒤 국민의당이 분석한 패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상왕론이었습니다.

[경쟁 정당과 후보자들이 박지원 상왕론과 같은 프레임을 가동할 때조차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안철수 후보의 리더십은 전혀 발휘되지 못했고, 박지원 공동선대위원장은 오히려 호남에서 평양특사와 통일부 장관 임명을 강변함으로써 상왕론 프레임을 강화시켜주는 전략적 오류를 범했음]

'김종인 상왕론'. 사실 민주당보다 먼저 꺼냈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홍준표 의원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저는 모실 상왕이 없습니다. 상왕에 기대어 대통령 선거를 해보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참으로 어리석고 못났습니다. 누구에 기대어하는 정치는 담벼락이 무너지는 순간 깔려 죽습니다.]

청년 표심이 아쉬운 상황이죠. 윤석열 후보 쪽에선 어떻게든 홍 의원을 모시려 애를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조경태/홍준표 캠프 전 선대위원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홍준표 후보께서도 지금 아마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실 텐데요. (네.) 어쨌든 정권교체를 위해서 윤석열 후보와 함께 노력하는 모습, 협력하는 모습이 필요할 거라 보고 있고요. 윤석열 후보 역시도 그러하기 위해서 홍준표 후보를 끌어안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겠나…]

글쎄요. 홍 의원의 고민은 이미 끝난 듯 싶습니다. "비리와 부패 대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 다시 한번 못을 박았는데요. 윤석열 선대위 대신 청년을 선택했습니다. 홍 의원은 캠프 해단식에서 청년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었죠. 오는 일요일 '청년의꿈'을 공개한다고 하는데요.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공유하는 놀이터를 만들려고 한다", 포부를 밝혔습니다. 비록 '무야홍' 바람은 멈춰섰지만, '무청홍' 무조건 청년 대통령은 홍준표란 새로운 수식어가 붙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홍 의원의 말로 정리합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 편하게 청년들하고 꿈과 희망 이야기 하겠단 뜻이지. 새로운 뜻 없습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별다른 의미 부여하지 마세요.]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