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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장사 접고 철거비까지…자영업자의 '눈물'

입력 2018-09-12 22:05 수정 2018-09-13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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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기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사연들이 요즘 많습니다. 실제로 폐업을 신고한 자영업자가 지난해 42만 명에 달합니다. 문제는 폐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고통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폐업한 카페의 철거작업이 한창입니다.

이런 카페 시설물뿐만 아니라 벽재까지 다 철거를 해야 하는데요.

이런 석고 벽과 벽돌 타일은 인테리어를 할 때도 돈이 많이 드는 요소였지만, 원래 벽대로 원상 복구를 하기 위해서 이 벽을 뜯어내는 비용이 또 다시 듭니다.

벽의 석고를 다 떼어냅니다.

바깥 창문의 안내와 간판까지 모두 떼어내고, 구멍난 곳에는 실리콘까지 다시 메웁니다.

철거 비용만 270만 원이 듭니다.

계약서에 원상복구 조항이 있으면 바닥과 천장 모두 새로 설치해줄 것을 요구하는 건물주들이 많습니다.

이 곳은 건물주가 폐업하는 세입자의 사정을 고려해 벽면 페인트칠과 바닥공사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김정규/철거업체 사장 : 원 상태로 하려면 400만원 들어가죠. 그런데 세입자가 돈을 낼 수 있는 여력이 안 되니까.]

이렇게 건물주하고 협의를 한 만큼 철거를 완료해야 보증금을 되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원상복구 비용 때문에 보증금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김정규/철거업체 사장 : (철거 건수가) 많이 늘었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한 달에 두 건, 세 건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한 달에 열 건 이상이니까…]

폐업을 하면서 남는 집기들도 헐값 처분을 감수해야 합니다.

최근 폐업이 빨라지면서, 신제품과 다름 없는 중고품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소용 주방가전을 판매하는 서울 황학동의 주방거리입니다.

이쪽 창고는 냉장고만 모아놓은 곳인데요.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는 업소용 냉장고들이 매물로 나와 있습니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새것 같은 냉장고들이 창고 안쪽에도 가득합니다.

그릇이나 냄비, 불판 등이 중고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중고주방가전 판매자 : 깨끗한 것만 사지 아주 지저분한 건 안 사요 지금은. 아주 포화 상태가 돼서. 너무 많이 나오니까.]

10년 만에 문을 닫은 식당에서 나온 집기들은 버려집니다.

오랫동안 사용해 기름때가 가득한 집기들은 물론이고 아직 쓸만한 집기들도 폐기물 신세를 면치 못합니다.

한 식당이 폐업하면서 나온 주방기구만 1톤 트럭으로 2대 분량입니다.

하지만 이 주방기구가 너무 낡아서 중고로 처리할 수 없는 탓에 이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만 100여만 원이 듭니다.

폐업 당시 세금신고를 하지 않아 가산세를 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상은 행정사/사업정리 컨설턴트 : 뭐부터 해야 될지 모르시는 거에요. 폐업신고는 세무서 가서 잘 하시는데 부가세 부분에 대해서 신고를 누락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 때문에 폐업을 전문적으로 처리해주는 사설업체들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강영수/폐업 예정자 : 철거까지 해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데 예상했던 거보다 굉장히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정리할 타이밍을 놓치니까 오히려 0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마이너스에서 끝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지난해 주요 자영업 8개 업종 폐업률은 창업률보다 높았습니다.

사업실패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한번 실패했다고 해서 삶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창업만 독려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폐업, 그 이후를 대비하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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