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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①] 한국적 정서로 이념 논란도 뛰어넘었다

입력 2015-01-1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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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①] 한국적 정서로 이념 논란도 뛰어넘었다


영화 '국제시장'은 어떻게 1000만 관객 고지를 밟았을까.

'국제시장'은 13일에만 15만4914명(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이 영화를 보며 누적관객 1000만985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개봉 28일 만에 1000만 고지를 밟으며 역대 14번째 '1000만 영화'가 됐다.

아울러 '변호인'(13·1137만명)보다 5일, '괴물'(06·1091만7221명)과 '7번 방의 선물'(12·1281만1213명)보다 4일 빠르게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국제시장'이 막강한 흥행력을 보이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적 소재+한국적 정서

'국제시장'은 역대 1000만 영화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정서를 함축했다. 최초의 1000만 관객 영화인 '실미도'(03)부터 가장 최근에 이 기준을 넘긴 한국영화 '명량'(14)까지 흥행하는 작품에는 모두 영화팬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한국적인 소재와 정서가 잘 녹아들었다.

분단과 이념('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사극('광해: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 '명량')·한국형 재난 영화('해운대') 등의 소재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거나 반미 논란('괴물')과 시대적 이데올로기('변호인') 등으로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국제시장'도 마찬가지다. '국제시장'은 흥남철수·파독광부·베트남전·이산가족 찾기 등 1950~80년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굵직한 사건을 통해 한국인들만 느낄 수 있는 아픔을 정교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극적인 삶을 살아간 덕수(황정민)를 통해 오늘날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사랑을 더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국제시장'은 한국 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서 보여준다. 거기에 아버지의 삶을 녹여냈다"며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영화를 둘러싼 논란, 오히려 흥행에 도움

'국제시장'은 지난달 17일 개봉해 4일 만에 100만 명·10일 만에 300만 명·15일 만에 500만 명을 돌파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흥행세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최근 영화를 두고 벌어진 '이념 논쟁'이 원동력이 됐다.

['국제시장'①] 한국적 정서로 이념 논란도 뛰어넘었다


흥남철수(50)-파독광부(63)-베트남전파병(64)-이산가족 찾기(83)가 그려지면서 공교롭게도 민주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빠진 게 논란의 발단이 됐다. '광주민주화운동'(80)이 언급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부산 지역에서 일어난 '부마항쟁'도 담기지 않았다. '부마항쟁'은 부산을 비롯해 마산에서 1979년 일어난 박정희 유신체제에 반대한 민주화운동. 학생과 시민이 중심이 돼 일으킨 '4.19혁명'(60)도 영화 속엔 없다.

이를 두고 진보적 평론가와 정치인들이 자신의 SNS에 '역사 의식이 부족한 영화'라는 식의 비평을 하면서 논란이 가속화 됐다. 이에 윤제균 감독은 지난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국제시장'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만든 영화가 아닌 소통과 화합을 그린 영화"라며 "영화라는 매체 특성상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시장' 측 관계자는 "영화가 감독님의 의도와 달리 정치적 이념 논란에 휩싸이게 된 건 안타깝지만 이러한 사회적 이슈가 흥행에 도움이 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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