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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120개 넓이 태운 아찔했던 12시간…고성의 '사투'

입력 2020-05-02 19:26 수정 2020-05-0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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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젯(1일)밤 강원도 고성에서 일어난 산불은 오늘 날이 밝은 뒤에야 겨우 잡혔습니다. 축구장 120개 넓이의 산림, 그리고 건물 여섯 개 동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바로 현장 연결합니다.

조승현 기자, 조 기자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딘가요? 역시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곳 같은데요?

[기자]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가정집입니다.

여기에 지은 지 40년 된 건물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사였는데 최근엔 창고로 쓰였다고 하는데요.

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슬레이트 지붕이 모두 깨져서 바닥에 쏟아져 있습니다.

당연히 천장은 뻥 뚫렸습니다.

안으로 좀 더 들어오시면 벽면이 검게 그을렸습니다.

안에 있던 나무는 이렇게 숯덩이가 됐습니다.

집주인은 오늘 새벽 1시쯤에 창고 건물 뒷편에서부터 불길이 내려왔다고 했습니다.

피해를 막기 위해서 호스를 끌어다 밤새 외벽에 물을 뿌렸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보시다시피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앵커]

집이 완전히 잿더미로 변했네요. 주민들도 많이 놀랐을 텐데, 큰 불길이 언제쯤 잡힌 건가요?

[기자]

산불이 난 건 어젯밤 8시쯤이고, 큰 불길이 잡힌 건 12시간만인 오늘 오전 8시입니다.

여기서 직선거리로 1.7km 떨어진 주택에서 불이 났고 근처 산으로 옮겨붙었습니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주변으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5개 마을에 대피령이 내려져서 주민과 군장병 등 2천200명이 대피했습니다.

산림당국은 인력 6천여 명과 장비 500여 대를 동원해 밤새 불이 번지는 걸 막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해가 뜨자마자 헬기 38대를 투입해서 약 2시간 만에 큰 불을 잡았습니다.

지금은 잔불 정리도 마무리 돼 뒷불 감시가 진행 중입니다.

[앵커]

피해는 어느 정도 잡혔습니까?

[기자]

이번 산불로 축구장 120개 면적과 맞먹는 산림 85ha가 불에 탄 걸로 추정됩니다.

주택 등 건물 6동이 피해를 입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어제는 대형산불이 났던 지난해와 조건이 비슷했습니다.

건조특보가 내려져 있었고 '양간지풍'이라고 불리는 태풍급 강풍이 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산불이 지나간 곳에는 민가가 적었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곳에서 산불이 났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엔 한 곳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4월 초였던 지난해 산불보다 한 달가량 늦어 녹음이 짙어진 것도 피해를 줄이는 데 한몫 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걱정했던 것보단 피해가 적었군요. 혹시 화재 원인은 좀 밝혀졌습니까?

[기자]

이번 산불은 주택 화재에서 비롯됐습니다.

혼자 사는 70대 남성이 집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잠든 사이에 불이 난 겁니다.

경찰은 오늘 현장감식에서 이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47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려서 화재 원인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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