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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수몰사고' 작업자 3명 사망…관계자는 책임 회피 급급

입력 2019-08-01 15:44 수정 2019-08-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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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뉴스와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보기'입니다. 오늘(1일) 주제는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입니다. 어제 제가 현장 연결해서 2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사고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현장에서 취재한 기동이슈팀 김재현 기자가 나왔습니다.

김 기자,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 현장 다녀왔죠? 사고 상황부터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이야기 이어나가죠.

[기자]

네, 사고 상황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어제 사고가 난 곳은 목동 빗물펌프장 내에 있는 빗물저류시설입니다.

신월동, 화곡동 쪽에서 비가 많이 내리면, 저류소에 모인 물이 수문이 열리면서 지하터널로 들어가고, 이것이 저지대인 목동 빗물펌프장으로 이동해 안양천으로 내보내는 방식입니다.

12월 말까지 준공 예정이라 아직 공사가 끝난 것은 아니고, 7월 1일부터 시범운영 중이었습니다.

어제는 공사 시공사인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일상적인 점검 차 내려 갔었구요.

그런데 말씀드렸던 신월동, 화곡동 쪽에 비가 갑자기 많이 오게 되니 지하 터널에 물이 찼습니다.

그러다보니 내부 점검 중이던 작업자들이 물에 휩쓸린 것입니다.

수문이 열리니까 지하에서 나오라고 전달하려던 현대건설 직원도 함께 피해를 입었습니다.

[앵커]

오늘 새벽에 실종자 두 명이 추가로 발견된 것인데요. 작업하러 지하에 들어간 지 거의 22시간, 거의 만 하루만이네요.

[기자]

네, 어제 오전 10시쯤 먼저 들어갔던 협력업체 직원 구모 씨가 발견이 됐고요.

오늘 오전 5시 40분쯤, 구씨와 함께 들어갔던 협력업체 직원 미얀마인 한 명과 뒤늦게 이들에게 위험하다 얘기를 전하려 갔던 현대건설 직원, 두 명의 실종자가 숨진 상태로 발견이 됐습니다.

그리고 작업자들이 들어갔던 통로에서 2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이 됐습니다.

[앵커]

제 입장에서 가장 안타깝고, 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밤사이 비가 많이 왔고, 그래서 위험하다는 것을 알지 않았을텐데, 위험을 알고도 작업을 하러 들어간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저도 현장에서 가장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이 그것을 알고도 들어갔느냐는 거였습니다.

건설사에서는 아침 7시, 그러니까 작업자들이 들어가기 10분 전 예보를 확인했는데 그 당시에 서울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가 아니었고, 작업 현장에서도 비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오전 5시에는 이미 서울에도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습니다.

공사가 완료되면 지하터널과 외부가 소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말씀드렸다시피 시범 운영기간이라 그런 장치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작업자들이 터널 안쪽으로 들어가다보면 무전 교신도 끊겼고, 인편으로 나오라고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양천구청에서는 수문이 열려서 물이 지하로 들어갈 것이라는 사실도 7시 38분, 그러니까 물이 지하터널로 들어가기 불과 2분 전에 통보를 했습니다.

[앵커]

비가 계속 내리는 상황에서 구조 작업을 해야하는 그래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었군요.

[기자]

제가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에게 진행 상황을 물었을 때도, 구조대원들이 수색을 할 상황이 아니라며 고개를 젓기도 했는데요.

처음에는 잠수대원들이 직접 들어가서 상류부터 하류까지 전체를 수색했는데, 터널 안이 워낙 깜깜해 손으로 더듬어 수색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부도 빈 관이 아니라 배관이라던가 구조물이 복잡했기 때문에 수색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결국 물을 빼내서 수위가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다보니 구조가 늦어진 것입니다.

현장에서는 물을 빼내는 펌프 장비와 배수관 장비가 오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제 여러차례 소나기가 쏟아졌다, 비가 그쳤다 하는 날씨도 안좋았습니다.

[앵커]

이 사고의 원인은 한두가지로 단정짓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지금 현장에서는 서로 "네 탓이다" 이런식으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에요?

[기자]

네, 브리핑 자리에서도 작업 시공업체인 현대건설 관계자와 운영주체인 양천구청이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천구청 치수과장 (어제) : 수위의 운영에 관한 관계만 양천구에서 관여하지 공사장에 사람이, 인력이 어떻게 투입되는지는 몇 시에 투입되는지에 관한 거는 양천구하고는 협의해서 이루어진 사항은 처음부터 지금까지도 없습니다.]

[현대건설 현장소장 (어제) : 저희는 수문개방 제어에 저희들은 권한이 없습니다. 패스워드 이런 것들이 다 걸려있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앵커]

이렇게 핵심 이해 당사자들이 저렇게 공방을 하고 있으면 저 모습을 보고 가장 상실감이 클 사람들이 바로 사망자 가족들 아니겠습니까, 그들도 취재했습니까?

[기자]

당시 실종자였던 가족들도 현장을 찾았는데요.

[실종자 가족 (어제) : 협력업체, 현대건설, 그 다음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상황실을 운영하는 업체 이게 지금 다 따로 놀았기 때문에… 그 어떤 골든타임 손쓸 수 있는 시간이 아무런 방법이 없었던 거예요.]

현장 브리핑 자리에서도 그렇고 대응 상황실에서도 가족들이 보였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 말이 되느냐" 그리고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지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앵커]

서울 한복판이든, 어느 지역의 한복판이든 이런 사고가 나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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