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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관장 5명 중 4명…또다시 금융권 장악한 '모피아'

입력 2020-12-18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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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피아'라고 불리는 경제관료들이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 새로 임명된 관료 출신 기관장만 4명입니다. 그 전에 바뀐 금융기관 수장까지 합하면 훨씬 많습니다. 금융회사 노조들은 금융권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이 무색해졌다고 비판합니다.

김서연 기자입니다.

[기자]

주식 시세판이 있는 거래소 로비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인형을 갖다 놓고 천막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료 출신 이사장을 맞을 수 없다는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오늘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 이사장으로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선임했습니다.

노조는 내정설이 흘러나오자 한달전부터 농성을 하며 반대했습니다.

전문성이나 포부가 검증되지 않은 '모피아 낙하산'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모피아는 옛 재무부의 영어약자와 마피아를 합친 말로, 현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을 부르는 말입니다.

한국거래소와 은행연합회를 비롯해 한달새 바뀐 금융권 기관장 5명 가운데 4명이 금융위와 기재부 출신입니다.

그 전에 수장이 바뀐 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공기관 8곳 중 7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은행 노조는 오늘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종원 행장의 전문성과 노사관을 문제삼기도 했습니다.

모피아는 2014년 세월호 참사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관료 출신 기관장인 '관피아'가 지목되면서 몇년간 주춤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금융권 자리를 늘렸습니다.

전문가들은 관료 출신 낙하산이 늘면 금융권이 발전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김태윤/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 (금융권이) 완전히 이제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거죠, 야생성이 박탈당한. 정부가 지나치게 금융업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요.]

이해관계 상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금융을 감독했던 사람들이 산하기관에 바로 온다, 낙하산으로…퇴임 이후에 자신들의 자리로 인식되기 때문에 팔은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거고.]

(영상디자인 : 이정회·이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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