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개성공단 사람들의 '희망의 끈'

입력 2016-12-20 21:27 수정 2016-12-20 22:4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개성공단이 갑자기 문을 닫은 지 열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손해를 입은 기업과 직원들은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이들의 절망과 그 가운데서도 놓지 않은 희망을 들어봤습니다.

손광균 기자입니다.

[기자]

공장에 빼곡히 놓인 재봉틀과 북한 직원들, 10년 가까이 바쁘게 돌아가던 재봉틀이 멈춘 건 지난 2월부터입니다.

주문 물량은 맞춰야하는데 생산은 멈춘 상황. 이 업체는 해외 공장을 수소문해 급한 불은 껐지만, 운영이 정상화되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본 피해는 누구도 보상해 주지 않았습니다.

이곳에는 개성공단에 만들어진 제품들이 판매되지 못한 채 쌓여 있는데요. 보시면 '2015년 12월', 개성에서 검사를 마친 날짜고요. 안을 보면 이렇게 당장 판매돼도 이상하지 않을 속옷제품들이 공장상회가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성에만 공장을 뒀던 업체들은 더 막막한 현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공단 폐쇄 이후 국내외 다른 공장들은 생산 단가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약했습니다.

[이종덕 대표/의류업체 : 지금도 개성공단만 생각하면 분노를 참기 어렵습니다. (공단을) 닫으면 북한이 닫았지, 우리 정부가 닫으리라고 예상을 못 한 거에요.]

입주기업 120여곳 가운데 방금 보신 것처럼 사업을 유지하는 곳은 5분의 1정도에 불과합니다. 협력업체와 영업업체 사람들은 더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개성공단에서 입주 기업들을 상대로 사무용품이나 생필품을 팔던 고재권씨.

한때 사업가 소리를 들었지만 이제는 노부모를 모시기 위해 식당 주방으로 출근합니다.

[고재권/전직 영업업체 대표 : 갑자기 통일대교에서 다 막았어요. 그리고 다 돌아왔어요. 그 이후로 제조업 대책은 많이 발표됐지만, 영업 기업에 관한 것은 미미했거든요.]

대중들 기억에서 잊혀졌던 개성공단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최근 들어서입니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두 달 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성공단 폐쇄도 비선 모임에서 논의됐다"고 말하면서 최순실 씨 개입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지난주 박영수 특검 사무실을 방문해 진상규명을 촉구했습니다.

[정기섭 회장/개성공단기업협회 : 이번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 대상에 개성공단 폐쇄 경위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은 또 공단 재개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내일부터 이틀 동안 국회에서 출품회를 연다는 계획입니다.

개성공단이 문을 닫은 지 300일 하고도 2주가 지났습니다. 이곳을 매일 같이 드나들던 차들이 모습을 감춘 것도 그만큼 오래됐는데요.

뿔뿔이 흩어져 추운 겨울을 보내는 개성공단 사람들은 언젠가 이곳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밀착카메라] "얼굴 좀 보자"…최순실 첫 재판 '북새통' [밀착카메라] 기사들은 안 보이는 '택시 쉼터'? [밀착카메라] 청문회 준비 어떻게…국조 위원들 24시 [밀착카메라] '산소 부족' 9호선?…공기 질 측정해보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