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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억류…보석…꼬리에 꼬리무는 미·중·캐 '화웨이 외교전'

입력 2018-12-12 13:01

멍 부회장 체포 열흘 뒤 캐나다 전직외교관 중 억류→멍 부회장 보석 석방
트럼프 "멍 부회장 수사 개입할 것"…미중 무역협상에 적극 연동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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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부회장 체포 열흘 뒤 캐나다 전직외교관 중 억류→멍 부회장 보석 석방
트럼프 "멍 부회장 수사 개입할 것"…미중 무역협상에 적극 연동할 듯

90일간의 휴전 합의로 미중 무역전쟁의 총성이 잦아들기 무섭게 '화웨이 사건'을 둘러싸고 전격 체포와 보복성 억류, 보석 허가로 이어지는 미국과 중국, 캐나다의 삼각 외교전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한 관련 조사를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던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의 억류 소식이 알려진 건 11일(캐나다 현지시간) 오전이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근황을 전했던 코프릭에게서 돌연 소식이 끊기면서 당장 열흘 전인 1일 캐나다 당국이 미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46) 부회장을 체포한 데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낮 캐나다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직접 나서 코프릭의 중국 억류를 공식 확인하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 당국은 코프릭 억류와 멍 부회장 체포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명시적 징후는 없다고 선을 긋기는 했으나 전날 중국이 멍 부회장 체포와 관련해 '엄중한 결과'를 경고했던 터라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도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을 통해 중국의 캐나다 국민 억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중국에 자의적 구금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멍 부회장에 대한 '맞불'로 중국이 코프릭을 억류했을 가능성을 염두엔 둔 신속한 대응이었다. 미국 국무부는 나아가 중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추가 발령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캐나다와 미국 당국이 코프릭 억류를 공개적으로 확인한 직후 멍 부회장이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 법원에서 열린 보석 심리에 출석했다.

멍 부회장은 미국이 제기하는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에 결백하고 지병이 있다며 1천500만 캐나다 달러(124억원)를 조건으로 보석을 청구한 상태였다.

결과는 몇 시간 만에 나왔다. 법원은 심리 끝에 보석금 1천만 캐나다달러(84억5천만원)에 전자감시를 받으며 밴쿠버에 머무는 조건을 달아 멍 부회장을 석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코프릭 억류 확인으로 캐나다와 중국이 긴장의 고삐를 재차 팽팽히 당기게 된 날 멍 부회장 석방이라는 변수가 또다시 돌출한 것이다.

일단 법원의 결정으로 체포 상태가 해소되기는 했지만 멍 부회장의 혐의에 대한 법적 절차는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고 코프릭 억류 문제도 이에 연동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화웨이 사태'의 추이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이러한 '화웨이 드라마'의 전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무역 담판을 위해 마주 앉았을 때부터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무역전쟁의 출구를 모색하던 바로 그 날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중국의 대표적 기술기업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창업자의 딸인 멍 부회장이 캐나다 당국에 체포되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형 악재로 등장했다.

당시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좌 직전에 멍 부회장의 체포를 알고 있었지만 일단 무역협상에 주력하기 위해 체포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큰 틀의 합의를 위해 멍 부회장 문제는 잠시 뒤로 빼놨다가 미중 무역협상에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마주 앉았을 때 멍 부회장의 체포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앞으로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멍 부회장 수사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법무부의 멍 부회장 수사에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 나라에 좋은 일이라면 나는 뭐든지 할 것"이라며 "분명히 역대 최대 무역 합의가 될 것에 좋다고, 국가안보에 좋다고 생각한다면, 필요하다면 분명히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의 진행 상황에 따라 멍 부회장 수사를 압박 카드로도, 유화 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멍 부회장의 전격 체포와 석방, 코프릭의 억류로 긴박하게 전개돼온 '화웨이 사태'가 앞으로도 여러 차례 곡절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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