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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드루킹 특검' 출범…이달 말부터 본격 수사 돌입

입력 2018-06-08 18:47 수정 2018-06-0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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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8일) 오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조사할 허익범 특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 말부터 최장 90일 동안 수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한편 재판거래 의혹과 관련해 사법부에서는 형사 조치 여부를 놓고 고참급 판사들과 일선 판사들의 입장차가 엇갈리는 등 김명수 대법원장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특검 출범 소식과 사법부 내홍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허익범 특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비공개 환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법과 원칙에 따라 잘못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했고요. 허 특검은 "기계조작으로 여론을 왜곡하는 건 부정부패보다 더 큰 범죄"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첫 특검에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 문턱을 넘은 만큼 특검호의 방향키를 쥔 허 특검의 어깨에는 많은 짐이 놓여있는데요. 신중, 또 신중한 입장입니다.

+++

제가 아직 밝힐 그런…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도 인사문제여서 비밀입니다.
앞의 일정은 비밀입니다.
그건 밝힐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식사들은 하신 거예요?
커피 한잔하실래요?

(마이크 챙겨야 할 것 같은데)
제가 특검을 처음 해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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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처음인 허 특검. 이번 사건이 정치적 사건임이 분명하지만 법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특검팀을 꾸려야 합니다. 특검을 보좌하고 분야별 사건을 책임질 특검보를 뽑아야 하는데요. 허 특검이 6명을 추천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3명을 임명합니다.

[허익범/특별검사 : 같이 이제 일할 분들 또는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으신 분들이 또 의외로 많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분들하고 같이 한번 잘 팀을 꾸려볼 생각입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수사 진행 상황을 브리핑할 대변인도 중요합니다. 기억하시겠지만 국정농단 박영수 특검팀의 '입'은 '패션왕' '매너왕'으로 숱한 화제를 불러모았던 이규철 특검보였죠. 허익범 특검은 특검보 3명 중 선임에게 공보를 맡길 방법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준비기간 20일 동안 최대 87명 규모의 수사팀을 꾸리고 기존 자료 등을 검토한 뒤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합니다. 드루킹의 여론 조작 과정에 정치권의 배후가 있는지, 지난해 대선에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밝혀내는 게 핵심입니다.

[허익범/특별검사 : (대상자들 중에는 일부 이제 실세라고 불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분들에 대한 수사 필요하면 어떻게 하실 건지?) 필요하면 조사하는 것이고 또 그 필요성 여부는 수사를 개시했을 때 그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조작과 인사 청탁 의혹이 제기된 김경수 후보. 김 후보에게 드루킹을 소개해 준 송인배 비서관 등이 우선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건 당사자인 드루킹 김모씨도 우선 조사 대상일텐데요. 현재 모든 변호인이 사임한 상태인데 특검 조사는 어떻게 받을까요.

[윤평/변호사 (어제) : 특검은 아마 그냥 혼자 받으시겠다고 말씀하시던데요. 그것도 저희도 잘 모르죠. 왜냐하면 여러 가지 외부에서 상황이 아까 말씀드렸지만 변호사 선임 문제도 있고 비용 문제도 있고 하니까.]

+++

다음은 대법원 재판 거래 의혹 논란입니다. 한 자리에 모였던 전국 법원장들은 "사법부가 형사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재판 거래' 의혹 자체가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말이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각급 법원의 일선 판사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전국 23개 판사회의에서 도출된 결의문 가운데 18개가 형사조치를 요구했습니다. 오늘도 서울동부지법, 대구지법 등에서 판사회의가 이어졌습니다.

사법부가 둘로 나뉘고 의도치 않게 세대 간 대결 모양새가 만들어지다 보니 모든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고 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어보입니다.

[김명수/대법원장 : 원칙적으로는 법원 내에서 해결하는 것을 제일 중요한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검찰 수사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안 하시겠다는 그런 뜻입니까?) 그런 뜻으로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요. 어쨌든 기본 마음가짐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검찰에 수사를 맡기자니 사법부의 독립성이 훼손될까 우려스럽고 그렇다고 이렇게 된 마당에 그냥 넘어갈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겁니다. 일각에서는 특별조사위를 만들어 법원 내외부 인사가 참여해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첫 대법원장 후보에도 올랐던 전수안 전 대법관이 소셜미디어에 시 한 편을 올렸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나무에 대하여'라는 시와 함께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이미 굽은 것을 어쩌겠는가.
하늘을 향해 다시 뻗거나
포기하고 바닥을 기거나
가지치기를 당하거나
그 또한 나무의 선택인 것을.
벌목만은 피해야겠지.

사법부의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소신을 밝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벌목만은 피해야겠지"라는 건 사법부의 신뢰 자체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도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글이 이 분을 겨냥한 거란 해석도 나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지난해 9월 22일) : 저는 제가 그저 오래된 법관에 그치지 않고 온몸과 마음이 상처에 싸여있는 고목 같은 법관이 될 수 있다면 더 없는 영광과 행복으로 여기겠습니다.]

고목 같은 법관이 되고 싶다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 그리고 굽은 나무는 가지치기라도 해야 한다는 전수안 전 대법관. 마치 이방원의 '하여가'에 '단심가'로 응수한 정몽주를 떠올리게 합니다.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드루킹 특검 출범…둘로 나 뉜 사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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