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제재 압박' 몰린 사우디 "석유 수출중단으로 대응하진 않아"

입력 2018-10-22 16:54

에너지장관 "곧 하루 30만 bbl 증산…증산 여력은 제한적"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에너지장관 "곧 하루 30만 bbl 증산…증산 여력은 제한적"

'제재 압박' 몰린 사우디 "석유 수출중단으로 대응하진 않아"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을 받는 데 대해 석유를 '무기'로 삼아 강경하게 대응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은 22일 러시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현재 1973년처럼 서방에 대해 석유 수출을 중단할 뜻이 없다"고 확인했다.

알팔리 장관이 언급한 1973년식 대응은 세계 경제를 충격에 빠뜨린 석유 파동이다.
bbl
그해 10월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제4차 중동전쟁(욤 키푸르 전쟁)이 발발하자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방에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70%(bbl당 약 2달러에서 5.1달러 인상) 올렸다.

동시에 아랍 석유수출국기구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에 대한 석유 수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여파로 1970년대 말까지 유가가 계속 상승했다.

알팔리 장관은 "사우디는 매우 책임있는 국가다"라며 "수십 년간 우리는 석유 정책을 믿을만한 경제적 도구로 사용했고, 정치에서 분리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5일 재개되는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와 관련해서는 "유가가 오르면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며 "대이란 제재가 시작되면 이란의 수출량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탓에 유가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이란 제재뿐 아니라 리비아, 나이지리아,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다른 산유국의 산유량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하루에 300만 bbl이 사라지면 우리도 증산 여력이 제한적이라 이를 메울 수 없으므로 비축분을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을 우려해 사우디에 증산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사건이 국제적인 큰 문제로 비화하기 전인 이달 3일 "(미국의 증산 요구에) 우리는 할만큼 했다"고 불만스럽다는 투로 말했으나, 결국 이를 수용한 셈이다.

그러면서 "현재 사우디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1070만 bbl로, 곧 1100만 bbl로 늘릴 예정"이라며 "현재 우리의 산유 능력은 하루 1200만 bbl이고, 아랍에미리트(UAE)는 지금보다 20만 bbl 더 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카슈끄지 사건의 영향으로 사우디 증시(타다울)에서 지난 한 주(14∼18일) 외국인이 10억 70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를 순매도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사우디 증시가 외국인 직접 투자에 개방된 2015년 이후 3년 간 주간 매도금액으로는 최대 중 하나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타다울 지수는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발생한 이달 2일 이후 4% 하락했다.

(연합뉴스)

관련기사

EU,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사건 철저한 수사 촉구 '카슈끄지 사망, 우발적 사고' 사우디 발표에 미·아랍권만 호응 트럼프, 카슈끄지 사망 인정…사우디는 꼬리자르기? 사우디, 카슈끄지 피살 확인…"영사관서 몸싸움 중 사망"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