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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박삼구 환영식' 동영상 파장…사측 "자발적 공연"

입력 2018-07-09 18:40 수정 2018-07-0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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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기내식 대란' 사태를 계기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퇴진 투쟁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집회에 수백 명의 아시아나 직원들이 참석했죠. 더군다나 박삼구 회장을 환영하기 위한 아시아나 승무원 교육생들의 노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오늘(9일)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여러 정치권 소식을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1992년 KBS에서 방송됐던 '내일은 사랑' 드라마 기억나실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인기있던 대학생 드라마였죠. 신인시절 이병헌 씨, 고소영 씨, 또 < 정치부 회의 > 광팬인 김정난 씨도 나왔습니다. 그 드라마 OST 중 하나가 바로 '장미의 미소'라는 노래였는데, 제목만 들으시면 '잘 기억이 안나는데?' 하실텐데 노래 들어보시면, 40~50대 연령의 정치부회의 가족 여러분들은 소싯적 연애사들 새록새록 생각나면서, 아마 오늘 저녁 술 좀 생각나실 겁니다. 뮤직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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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의 미소 - 신인수

새빨간 장미만큼 그대를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맘을 아는지
오늘은 그대 모습이 아주 즐거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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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들으면 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노래인데, 이 노랫말 속 '그대를'을 '회장님'으로 바꿔 불러보시죠.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도대체 어느 회사 사원 복지가 얼마나 엄청나길래, 회장님을 이리도 사랑할 수 있는지. 하지만 그게 아닌 것이었죠. 하필 제보가 KBS에 가서 저희가 그 영상을 보여드릴 수가 없는데, 보신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2014년 5월 인턴 수료를 앞둔 승무원 교육생들이, 박삼구 회장이 오니까 손에 손에 하트 모양의 종이를 들고 이 노래에 율동을 하더라는 겁니다. 회장님 보고 싶은 마음에 밤잠을 설쳤다면서 말이죠.

이런 상황, 올초 미투 사태 벌어졌을 때 얘기가 나온 적 있습니다. 하지만 말 뿐이었죠. 그런데 동영상 처음 공개된 겁니다. 교육생 교관이 그랬다죠? "너는 회장님 오시면 부리나케 달려가서 오른쪽 팔 잡고, 너는 왼쪽 팔 잡고, 그리고 이런 멘트 쳐라!" 말이죠.

[아시아나 승무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회장님 왜 이제 오셨습니까, 회장님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기다리느라 힘들었습니다. 회장님 보고 싶어서 밤잠을 설쳤습니다. 어젯밤 꿈에 회장님이 나오실 정도였습니다. 회장님 사랑합니다.]

우리 회장님! 공사가 다망하신 분 아닙니까. 언제까지 교육생들하고 놀고 있을 수만은 없죠. "나 이제 그만 가야겠다!" 하시면, 교관들이 미리 일러준대로 교육생들, 이렇게 해야했다는 것이죠.

[아시아나 승무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희는 벌써 가지 말라고 사진도 찍어달라고 말씀드리고 계속 더 계시다가 가시라고 계속 조릅니다.]

회장님 앞에서는 하지 말아야할 행동, 또 하지 말아야 할 금기어가 있습니다. 괜히 쓸데없는 짓했다가 다 벌어놓은 점수, 까먹을 수 있어서입니다. 가령 이런 거 말이죠.

[아시아나 승무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회장님 한 번만 안아주십시오'라는 말은 삼가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한 번만이라는 게 회장님께서 기분이 나쁘실 수 있으니까.]

"두 번도, 세 번도 안을 수 있는 것인데! 그거야 회장님 맘인데! 니가 뭔데 감히 한 번만 안아달라고, 횟수를 딱 정해서 얘기하는 거냐!" 뭐 이런 겁니다. 보통 이런 일 할 때는, 회장님보다 더 미운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승진을 위해서, 회사에서의 입지를 위해서 교육생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바로 그 교관들, 간부들, 도저히 못하겠다 싶어서, 화장실에도 숨어보지만, 그런 교육생들 쥐잡듯 잡아내서 기어이 회장님 앞에 세우고 마는 그 교관들! 그 회장님 오니까 세상에, 본인들은 이러더라는 거 아닙니까.

[아시아나 승무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회장님이 들어오시면 교관님들부터 눈물을 흘리십니다.]

그런데요, 직원들 증언을 들어보면, 결국 이런 낯뜨거운 환영 행사, 박삼구 회장도 은근히 즐겼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을 눈치 챈 중간관리자들이 더 세게 드라이브를 걸었단 것이죠. 지난 2월 미투 파문 당시 금호 아시아나 내부에서 나온 얘기 다시 들여다보죠. 박삼구 회장 이랬다는 겁니다. "내가 너희를 얼마나 예뻐하는지 아느냐? 내가 운동 열심히 해서 복근 생겼다. 한번 만져볼래?" 심지어는 "너희 보고 싶을 때마다 핸드폰 사진을 본다"…아니, 도대체 핸드폰에 무슨 사진을 넣고 다니길래 이런 얘기까지 박 회장이 했을까요? 물론 이건 주장입니다만.

어떤 분들은 그러십니다. "왜 이제와서 그런 소리 하냐"고. "그렇게 싫었으면 그때 분명히 의사표시를 하지, 왜 이제 와서 그러냐"고. 이런 반응에 자신감을 얻었는지, 이 동영상이 공개되고 아시아나항공 측에서는 "교육생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공연"이라고 해명했다는 겁니다. 회사측의 이 해명, 직원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는 거 아닙니까. 자, 승무원 교육생들이 원치 않아도, 등떼밀려 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간단합니다. 신분의 불안정 때문이란 것이죠. 그냥 인턴일 뿐입니다. 회사에서 너 나가! 하면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습니다. 1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겨우겨우 승무원 됐는데, 비행할 날만 기다리면서 그까짓 거, 두눈 질끈 감고 참았다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이 최근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박삼구 회장 등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첩첩산중이군요. 오늘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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