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국내 감염자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이 계속되려면 한 명 한 명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중요할 텐데요. 때아닌 성수기에 제주는 걱정이 깊습니다. 이번 황금연휴에만 20만 명 넘게 올 거 같다고 하는데 해변, 산, 심지어 비행기에서조차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반짝 특수도 포기하고 문 닫은 펜션까지 있을 정도인데요. 그래서 지금 제주에는 마을청년까지 소독약을 들고 나서고 있습니다.
제주 사람도 관광객도 모두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제주 사람들 이야기, 오늘(2일) 오픈마이크에서 담아왔습니다.
[기자]
제주로 가는 비행기가 꽉 찼습니다.
오랜만의 여행으로 들뜬 분위기입니다.
[관광객 : 아무 데도 안 가고 있다가 두 달 만에 나왔거든요.]
며칠 전만 해도 텅 비었던 도착 알림 안내판이 이렇게 꽉 찰 정도로 사람들이 제주로 몰리고 있습니다.
바다로, 산으로, 박물관으로 관광객 발길이 이어집니다.
시장도 간만에 북적이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사흘 동안 제주를 둘러봤는데요.
대부분은 방역 지침을 지키고 있었지만, 이렇게 사람들이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꽤 보였습니다.
[관광객 :안 불안했는데…(좋은 공기 마시려고.)]
[관광객 : 꽃 때문에 벗었어요. 꽃이 있으니까 살짝 벗어도 되겠다.]
[관광객 : 더워서 차고 있다가 잠깐 벗었다가 다시 쓰려고요.]
하지만 들뜬 분위기의 공항 한쪽엔,
[제주공항 직원 : 발열 감지 중입니다. 한 줄로 들어와 주십시오.]
'여기가 최전선'이란 마음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승혁/제주공항 선별진료소 공보의 : 공항이 제주도의 관문인 만큼 저희도 최전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광객보다 한발 앞서 8백 곳 넘는 관광 명소들을 소독약을 들고 찾기도 했습니다.
관광객 손길이 닿을 매표소 등은 더욱 힘껏 닦았고, 탐방로도 꼼꼼히 소독했습니다.
[조성철/서귀포시 동물방역팀장 : 바닥 같은 데도 혹시라도 만에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되니까.]
특히 실내 관광지는 비접촉 체온계에.
[전정순/제주도청 관광산업국 팀장 : 위에, 위에. 떼세요.(이렇게 나오는 건가요?)]
마스크까지 쥐여주며 신신당부했습니다.
[전정순/제주도청 관광산업국 팀장 : 마스크를 하게끔 해주시고, 만약에 못 하면 아까 드린 것 좀 드려서. 바짝 좀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여기가 많이 오는 데 중 한 곳이잖아요.]
지금은 관광객으로 가득 찬 송악산, 역시 제주 청년들이 방역복을 입고 소독한 곳입니다.
[임주민/청년 농부 : 다 산이나 야외다 보니까 공용화장실을 많이 이용하시는 거 같아요.]
화장실에, 운동기구까지 애써 닦다가도 이럴 때면 힘이 빠집니다.
[반형식/청년 농부 : 벗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저기 보시면 계시고, 최소한의 마스크 예절만 지켜주신다면…]
매출이 80% 줄어도 '거리 두기'를 지켜오던 펜션은.
[김민혁/펜션 사장 : (원래도) 객실을 떼어서 받도록 하고, 소독을 하고 난 뒤에도 하루 이틀 건너서 손님을 받고 저희는 키즈펜션이다 보니 좀 더 예민한 부분들이…]
결국 '반짝 특수'도 포기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김민혁/펜션 사장 : 어르신들이 많으시다 보니까 감염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게 되면 마을에 영향을 끼치는 데다가…]
오늘도 소독약을 드는 사람들, 방역 지침을 잘 지켜 제주 사람도 관광객도 모두 안전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조성철/서귀포시 동물방역팀장 : 한 건이 만약에 잘못되고 하면 타격이 너무 크니까…마스크 꼭 착용해주시고.]
[오설록 관계자 : 손님한테 가서 쓰라고 했다가 쓰라 마라 한다, 손님들끼리도 싸움이 나고…]
[임주현/청년 농부 : 사랑해서 오시는 만큼 제주도를 생각하고 서로 배려하면…]
(영상그래픽 : 김정은 / 영상구성 : 홍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