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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긋지긋한 굉음…한밤 '광란의 질주'

입력 2019-10-14 21:36 수정 2019-10-1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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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심 속에 구불구불한 도로나 농촌의 한적한 도로를 찾아서 난폭하게 질주하는 승용차나 오토바이가 있습니다. 스릴을 즐긴다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위협입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자정이 넘은 시각, 서울 용산구 남산 순환도로.

도로 한 쪽에 차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빨간불을 가리키던 신호등이 점멸등으로 바뀌자, 차들의 질주가 시작됩니다.

앞바퀴를 들고 중앙선을 넘으며 달리는 오토바이도 있습니다.

차가 보이지 않아도 어디선가 소리는 계속 울려 퍼집니다.

남산도서관에서 시작해 차들의 질주 코스로 알려진 왕복 4차선 도로인데요.

보다시피 바로 옆에는 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근 가게 주인 : 고막이 터진다니까. 차 뽐내기 대회 하나 봐. 놀라 자빠져. 막 차가 한 바퀴 돌아버린다니까. 요술을 부려 요술을.]

[인근 주민 : 아 너무 위험해요. 그냥 신호 어기고 그냥 쌩 가기도 하고. 그래서 몇 번 차에 치일 뻔했거든요.]

이번에는 서울 북악산을 끼고 도는 관광도로 북악스카이웨이.

자정이 넘자 이곳에도 오토바이와 승용차들이 모여듭니다.

모인 이들 중 일부는 중앙선을 넘으며 승용차를 회전시키며 질주하는가 하면, 오토바이는 굉음을 내며 과속으로 앞서가는 승용차를 추월합니다.

주차 단속반이 불법 정차 중인 차들을 내려보냈지만, 두 시간이 넘도록 소음은 계속됐습니다.

또 다른 차들이 질주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같은 장소에 날이 밝을 때 방문해봤습니다.

노란 중앙선 위에 까만 타이어 자국이 군데군데 눈에 띕니다.

[북악스카이웨이 관리자 : 1년 열두 달 똑같아요. 아주 지긋지긋할 정도로. 굉장히 시끄러워요.]

오토바이 운전자 사이에서도 난폭 운전자들은 경계 대상입니다.

[오토바이 운전자 : 난폭운전을 해서 중앙선을 넘어오는 경우가 많아요. 목숨이 위험한 상황인데. 경찰에다가 신고하고. 근데 서로 주고받는 것 같아요. (경찰) 떴다 이렇게 해가지고 다 내려가죠.]

난폭운전 역시 도로교통법으로 처벌하는 대상이지만, 지자체와 경찰은 서로의 책임이라며 떠밉니다.

[지자체 관계자 : 사고의 소지도 크고 잡는 것도 엄청 힘들대요. 경찰관분들도 힘들어하는 거를…신호 위반이나 과속은 경찰서 소관이라 가지고.]

[경찰 : 난폭운전은 우리가 확인할 수 없잖아요. 우리가 가면은 다 주차하고 있으니까.]

[경찰 : (소리는) 생활소음이라 구청에서 단속해야 될 부분이에요.]

일반도로지만 아예 차들이 묘기 주행을 하는 곳이라고 입소문이 난 곳도 있습니다.

자전거 도로와 붙어있는 경기도 여주시의 한 2차선 도로.

바닥에는 타이어 자국이 수도 없이 나 있습니다.

차들이 빠르게 돌면서 생긴 자국입니다.

가까운 곳에는 사람이 사는 주택이 있습니다.

[임재현/인근 주민 : 드리프트 장이라 그래갖고. 여기가 최적이래요. 돈도 안 들고. 끼기긱 소리가 아주 그냥 사람을 자지러지게 만든다고. 타이어 타는 냄새. 숨이 다 막혀.]

경기 용인시, 강원 인제군 등에는 합법적으로 승용차 경주를 즐길 수 있는 경주장이 있지만 비용을 내야 합니다.

승용차 경주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튜닝 승용차 운전자 : 언제든 사고날 위험이 있고 시끄럽기 때문에 여지는 없는 것 같아요.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면 더 무서운 거잖아요. '진짜 정신줄 놓고 타는구나 쟤네, 엮이면 곤란하다' 얘기를 하곤 해요.]

모두가 사용하는 도로에 차선을 넘나들며 나 있는 수많은 타이어 자국.

그만큼 소음으로 고통 받는 사람과 안전을 위협하는 운전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영상취재 : 서진형 / 인턴기자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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