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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위치, '프랜차이즈와 거포 유망주' 사이

입력 2015-11-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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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선지는 정해졌다. 미네소타 트윈스다. '국민 거포' 박병호(29·넥센)는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프랜차이즈 출신 스타와 거포 유망주 사이에서 경쟁할 전망이다. 실력과 나이, 경험 면에서 충분히 도전해볼 만 하다. 미네소타와 우선협상을 벌이게 된 KBO '홈런왕'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해볼만한 내부경쟁

테리 라이언 미네소타 단장은 10일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 전력분석팀은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할 것으로 봤다. 오랜 시간 관찰했다.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확신했다. 미네소타는 올 시즌 팀 타율 26위(0.247), 홈런 16위(156개), 장타율 18위(0.399), 득점 13위(696개), 출루율 28위(0.305)에 그쳤다.

미네소타는 중심타선을 조 마우어(32)와 미겔 사노(22), 트레버 플루프(29)에게 맡겨왔다. 그러나 빈틈을 안고 있다. 포수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인 마우어는 세 차례나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오른 강타자다. 그러나 2년 전부터 1루수로 전업했지만 잔부상에 내리막이다. 2014년 타율 0.277 4홈런에 그쳤다. 올 시즌 역시 0.266 10홈런으로 고전했다. '한방'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지명타자로 나선 사노는 유망주 시절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매기는 파워 면에서 연간 40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80경기에서 타율 0.269, 18홈런 52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더한 OPS는 0.916에 달했다. 그러나 수비를 하지 않는 지명타자치고는 아쉬움이 남는다. 플루프는 3루수로 뛰며 타율 0.244, 22홈런 86타점을 거뒀다. 홈런 생산 능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타율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시작은 지명타자, 1루-3루

라이언 단장은 "박병호는 지명타자에 적합하다. 우리 팀에 1루는 마우어가 있다"며 "박병호가 1루와 3루도 본다. 이따금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정호(28·피츠버그)가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유격수와 3루수 멀티로 뛰었던 사례를 떠올리면 박병호 역시 1루와 3루 수비에 대비해야 한다.

사노는 팀의 장기적 구상으로 외야 전향을 준비 중이다. 3루수인 사노는 팔꿈치 수술 경력이 있다. 라이언 단장은 "사노는 외야 전향을 고려중이다. 좌익수 혹은 우익수 모두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노가 외야로 옮기면, 박병호는 마우어가 함께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을 수 있다. 고액의 장기 계약을 맺은 '계륵' 마우어를 끌고 갈 수 있다.

플루프가 트레이드 카드로 나올 경우 3루수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만약 박병호가 스프링캠프와 시즌 초반 주어진 테스트에서 무난하게 3루를 지켜준다면, 플루프를 시장에 내놓고 타 포지션을 보강할 수 있다. 박병호 3루가 가능하고 사노의 외야 수비가 시원찮으면 지명타자를 되돌려 줄 수도 있다.

넥센은 그간 스프링캠프 때 박병호에게 3루 훈련을 시켜왔고, 비교적 무난하게 타구를 처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박병호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또다시 '쌍둥이'가 된 박병호가 어떤 2016년을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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